● UAE·사우디·카타르 등 대규모 프로젝트 잇따라 발주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삼성물산이 해외 민자발전 방식으로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민자발전소 현장. 사우디를 비롯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중동 지역에서 플랜트는 물론 철도ㆍ도로 등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가 잇달아 발주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중동 지역에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 최근 위축됐던 중동 특수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플랜트 비중이 줄어들면서 아시아 시장으로 옮겨갔던 해외수주 무게추가 다시 중동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S건설의 한 관계자는 "중동 시장에서 기존 플랜트 일변도에서 벗어난 대규모 토목 및 개발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다각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텃밭인 중동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4·4분기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ㆍ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공사가 잇달아 발주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두바이다. 두바이는 한때 '중동의 진주'로 불리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침체를 겪었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형 개발사업이 재개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중단됐던 두바이 세계무역센터 재개발 1단계 사업이 사업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크리스탈라군이 두바이 내 70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인공 석호를 건설할 계획도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규모 발전과 철도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사우디전력공사(SEC)가 4,000㎿급 민자발전 3개 프로젝트와 2만5,000㎿급 발전소 공사 입찰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젯다 메트로 프로젝트가 올해 입찰에 들어가며 총연장 1,155㎞의 랜드브리지 철도사업도 내년 입찰을 앞두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밖에 리야드 경전철과 GCC 국가철도건설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카타르에서는 대규모 토목 발주가 잇따른다. 80억달러 규모의 도하~루사일~두칸 고속도로 입찰이 내년에 실시되며 350억달러 규모의 카타르 통합철도망 프로젝트 역시 내년 설계입찰을 시작한다. 아울러 신도하항(70억달러)사업과 도하 월드컵경기장(40억달러)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찰에 들어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두바이 경제가 살아나면서 개발사업이 재개되고 있어 현지에서 철수했던 중견 건설사들의 재진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동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올 들어 아시아 지역에 밀렸던 중동 지역 수주 비중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의 중동 수주 비중은 2009년 72.7%에 달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올 들어서는 39.6%(15일 현재)까지 떨어졌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중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국내 건설사들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곳"이라며 "발주물량이 늘면 실적도 따라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중동 지역에서 단순도급 대신 민간투자형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 지역 발주처들은 건설사들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민간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도 이런 투자개발형 사업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