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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택시요금 인상 후폭풍

사납금 압박 더해… 기사들 뿔났다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됐지만 일선 법인기사들
함께 오른 사납금에 도리어 울상
지난 10월 12일 서울시내 택시요금이 전격 인상됐다. 2009년 이후 4년만의 일이다. 그런데 이번 인상안을 두고 말들이 참 많다. 택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정작 이번 인상안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쪽은 오히려 일선 택시기사들이다. 특히 사납금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법인택시 기사들 가운데는 이번 인상안을 두고 오히려 손해라고 성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4년만의 택시요금 인상

지난 12일 새벽 4시를 기준으로 변경된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안은 기본요금 600원 인상과 약간의 거리요금 인상을 골자로 한다. 거리요금은 현행 144m당 100원에서 142m당 100원으로 조정됐다. 거리요금 인상이 극히 미비한 수준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사실상 기본요금 600원 인상이 이번 요금 변경사항의 핵심이다. 개인사업자 신분인 개인택시 기사들은 이번 인상안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길게 끌어왔던 인상안이 합의됨에 따라 어느 정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노사관계에 있는 법인택시 기사들은 울상이다. 노사 간 중재에 나선 서울시는 이번 인상안에 대해'요금인상 이후 법인기사 월평균 23~24만원 소득 증가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일선 법인택시 기사들은 이를 두고 탁상공론으로 폄하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장에서 만난 법인택시 기사 경력 1년 차 김모씨는 기자에게 지난 9월 월급명세서를 보여줬다. 다른 일반 노동자처럼 추석연휴기간 휴무했다는 김씨의 월급명세서에 표기된 실수령액은 525,600원이었다. 지급총액 1,057,440원 중 사납금을 포함한 공제금액이 531,830원에 달했다. 연휴기간이 길었다고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자녀까지 두고 있는 가장 김씨로서는 무척 박봉인 셈이다.

이번 인상안에 대해 김씨는 "지난달 명세서를 봐서 알겠지만, 법인 택시기사들의 처우는처참한 수준"이라며 "이번 인상안과 함께 오른 사납금만 생각하면 향후에도 일선 기사들에게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함께 오른 사납금

김씨가 지적했듯 무엇보다 법인택시 기사들에게 있어서 사납금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서울시 중재 하에 서울시내 250여 개 법인택시회사를 대표하는 사측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하 운송조합)과 일선 법인택시 기사들을 대표하는 노동자 측 전국택시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간 합의한 사납금 인상안은 기존의 105,000원에서 25,000원 인상한 130,000원 수준이다.

노사간 중앙 협의를 통해 인상안으로 합의한 사납금 25,000원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측에서는 이번 사납금 인상과 함께 기사들에게 제공하는 가스량을 25리터에서 35리터로 증량하기로 했다. 증가된 가스 제공량을 제외하면 사납금은 16,000원 수준의 인상안이라는 얘기다.

노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택시기사들이 하루에 태우는 고객 수는 평균 24명이라고 한다. 인상된 요금이 600원이기 때문에 평균 고객 수 24명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기사들의 소득 증가액은 하루 평균 14,400원 수준이다. 여기에 요금 인상 초기, 고객 수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노동조합 측 관계자는 서울시의 요금인상안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조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상폭이 너무 적은 게 문제다. 타 지역 평균인상액이 18%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서울시 인상액 10.2%는 현실과 동떨어진 수준"이라며 "기본요금 인상은 물론 거리요금과 할증시간 조정이 보태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실질적인 노사간 협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다. 사측 중앙기구인 운송조합과 노동자 측 중앙기구인 노동조합간 합의안이 마련됐지만, 이것은 중앙에서 마련한 기준사안일 뿐이다. 이를 기준으로 일선 250여 개 택시회사들과 택시기사들의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일선 노사협의 진통예상

상당수는 중앙기구간 합의안을 기준으로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택시회사들은 사납금 인상액을 중앙 기준 25,000원보다 5,000원 증액한 30,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일부 택시회사들은 중앙기구간 합의한 가스 증가량 10리터 중 일부만 이행하겠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서울지역 내에서도 혼잡 지역인 강남 지역 등 특수한 사안이 고려될 필요도 있겠지만, 일선 노사 합의가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운송조합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선 노사 간 협상은 이제 막 시작한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일선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중앙기구인 운송조합 측이 뭐라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서울시내 택시 요금은 인상됐지만, 문제는 여전히 첩첩산중인 셈이다.

기자와 만난 법인 택시기사 유모씨는 "사측도 사측이지만, 무엇보다 서울시의 태도가 문제다. 현재 서울시는 중재자로서 문제해결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노사간 타결만을 종용하고 있다"며 "택시기사들을 고려하지 않는 서울시의 심야버스 정책도 그렇고, 서울시는 일선 택시기사들에 대한 좀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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