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비율 네이버 1위 KT 기부금 비율 가장 늘어삼성전자 기부액 최고, 규모 줄어 한 푼도 기부 않는 대기업 눈총

국내 기업들의 기부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조사결과 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 5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증했지만 기부금은 제자리걸음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5년 사이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

500대 기업의 기부금 비율은 네이버가 1위였다. 30대 그룹에선 KT, CJ, 현대중공업 순으로 높았다. 반면 지난해 한 푼도 기부하지 않은 대기업도 적지 않았다.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코리아, 뉴옵틱스, 한국니토옵티칼, 서원, 씨앤에스에너지 등이 그 예다.

총 기부금 1.4% 축소

최근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5년 연속 추적이 가능한 민간 기업 381개사의 지난해 말 기준 총 기부금은 1조8,136억원으로 2008년 1조8,385억원에 비해 1.4% 줄었다.

반면 이 기간 매출은 1,364조8,000억원에서 1,754조7,000억원으로 28.6% 늘었다. 영업이익은 74조324억원에서 103조5,106억원으로 39.8%나 급증했다.

따라서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08년 0.135%에서 지난해 0.103%로 0.03%포인트 떨어졌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도 2008년 2.483%에서 작년 1.752%로 크게 꺾였다.

특히 작년에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14.5%가 줄었던 2009년 이후 기부금 감소폭이 다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부금은 1조8,136억원으로 2011년 2조485억원에 비해 11.5%나 줄어들었다.

네이버 매출 대비 최고

회사별로는 네이버가 253억원을 기부해 매출액 대비 비율이 1.0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 삼성코닝정밀소재(매출액 299억원-기부 비율 0.92%) ▲3위 광주은행(99억원-0.85%) ▲4위 영원무역(88억원-0.83%) ▲5위 삼성중공업(1,105억원-0.76%) 등의 순이었다.

그 뒤로 ▲6위 두산엔진(81억원-0.59%) ▲7위 경남은행(106억원-0.59%) ▲8위 KT&G(232억원-0.58%) ▲9위 현대홈쇼핑(39억원-0.52%) ▲10위 이랜드리테일(121억원-0.51%) 등의 순으로 매출액 대비 기부 비율이 높았다.

기부금 액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지난해 총 2,353억원을 기부해 2위인 현대중공업(1,329억원)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작년 기부금 규모는 전년(2,723억원)과 비교하면 13.6%나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은 21.9%나 증가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도 0.17%에서 0.12%로 떨어졌다.

2위인 현대중공업도 작년 기부금이 전년(2,972억원)보다 무려 절반 이상(-55.3%) 쪼그라들었다. 2011년 현대중공업은 삼성전자보다도 250억원 정도를 더 지출해 재계 1위였다.

3위는 1,105억원을 기록한 삼성중공업이다. 전년보다 증가율도 674.4%에 달했다. 삼성중공업의 이 같은 기부금 증가는 태안 기름유출 사고 지역주민 보상 기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어 ▲KT 990억원 ▲SK텔레콤 814억원 ▲포스코 740억원 ▲국민은행 731억원 ▲현대자동차 703억원 ▲우리은행 632억원 ▲신한은행 565억원 등이 '톱10'에 진입했다. 이들 기업 중 지난해 기부금을 전년보다 늘린 곳은 삼성중공업 외에 우리은행(66%), 포스코(11.1%), 국민은행(1.4%), 현대자동차(0.6%) 등 절반에 불과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최대 55%까지 줄였다. 그리고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코리아, 뉴옵틱스, 한국니토옵티칼, 서원, 씨앤에스에너지 등 5개사는 지난해 기부금 지출이 전혀 없었다.

30대 그룹에서 작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0.35%를 기록한 KT였다. KT는 작년 한해 993억원의 기부금을 지출했다. 2위는 660억원을 기부금으로 사용한 CJ로 매출 대비 비율은 0.32%였다.

이어 ▲현대중공업(매출액 2,005억원-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0.21%) ▲두산(451억원-0.19%) ▲현대백화점(71억원-0.19%) ▲삼성(5,363억원-0.14%) ▲부영(20억원-0.13%) ▲신세계(191억원-0.12%) ▲한진(266억원-0.11%) ▲대우건설(81억원-0.10%) 등이 '톱10'이었다.



이홍우기자 l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