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화학 계열사 지분 잇단 확대

삼성그룹 사옥
삼성그룹의 사업 재편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다음 구조조정의 대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은 건설과 화학계열사들이 다음 구조조정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재계에서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빠르게 확대하며 두 회사의 합병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의 건설부문 인력이 삼성물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는 등 건설부문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건설 부문 인력 영입설

최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건설부문 인력 200여명을 데리고 오는 것을 검토 중이며 향후 그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 건설부문 인력 영입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승계작업 차원에서도 그렇고 사업부문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오는 2015년까지는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흡수합병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네 계열사인 삼성물산ㆍ삼성엔지니어링ㆍ삼성중공업ㆍ삼성에버랜드 등이 모두 건설사업을 벌이면서 이들 건설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삼성물산 역시 7월까지만 해도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달간 꾸준히 지분을 늘리며 흡수합병설에 힘을 실어줬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은 1일 현재 91만9,148주로 삼성엔지니어링 전체 주식의 2.30%에 해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적지 않은 삼성엔지니어링 인원이 삼성물산으로 이동할 경우 합병설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화학계열사 구조조정 유력

건설과 함께 화학계열사들도 유력한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삼성의 화학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아 통합 필요성이 제기되는데다 오너 3세의 경영권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의 화학계열사는 삼성종합화학ㆍ삼성토탈ㆍ삼성석유화학ㆍ삼성BP화학ㆍ삼성정밀화학 등 5개사가 있다. 이 가운데 이부진 호텔신라ㆍ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지분 33.2%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석유화학이 화학계열사 재편의 핵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삼성의 사업 재편이 삼성에버랜드ㆍ삼성SDS와 같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오너 3세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하고 사실상 화학회사가 되는 제일모직이 삼성석유화학과 합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삼성 안팎에서는 전자소재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제일모직이 삼성의 전자계열사를 관장할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이에 앞서 삼성그룹은 9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기로 결정한 뒤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사업 양도 및 급식사업 분할 등 굵직한 사업 재편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