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2014년 전망 살펴보니…

자동차산업은 2014년에도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올해도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2013년 재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더불어 경제민주화 법안을 통한 정치권의 압박과 주요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그렇다면 2014년은 어떨까.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7대 산업 경기의 특징과 2014년 산업 전망'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통해 2014년에 대비한 산업별 전망을 예측해봤다.

자동차 뜨고 조선 지고

보고서에 따르면 대내외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주요 산업 대부분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되는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구조적 문제로 수요부진 및 공급과잉이 심각한 산업들의 경우 회복세가 미약하거나 불황 국면 탈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별로 온도차는 있겠지만 내년에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들로는 철강ㆍ건설ㆍ해운ㆍ기계 등이 꼽힌다. 우선, 철강산업은 경기 저점을 통과하며 회복 국면으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그러나 철강 제품의 수요 확대가 제한적임에 따라 그 회복세는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의 경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등으로 공공수주가 침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로 민간 수주는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해운업은 세계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시장 내 공급 과잉 문제 지속으로 운임 단가의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산업의 경우 대내외 경기회복세에 따른 설비투자 수요 확대로 생산 및 수출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2014년 호황을 보일 산업도 있다. 바로 자동차산업이다. 자동차산업은 선진국 수요의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국내 경기 개선에 따르는 소비자 구매력 상승 등으로 내수 시장도 성장할 전망이다. 물론, 내수의 상당 부분을 수입차가 차지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석유화학ㆍIT산업의 경우 올해보다 다소 후퇴할 전망이다. 우선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전방산업의 미약한 회복세,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업황은 다소 둔화될 것이 예상되는 데다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공급과잉 문제가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IT산업은 세계 IT 시장의 규모 확장으로 생산과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겠으나 주력 품목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산업경기가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가장 어려움을 겪을 산업은 조선업이다. 조선업은 기존 저가 수주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가운데 신규수주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ㆍ선진국 지향 수출산업 호조

그렇다면 2014년 주목되는 산업별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 수출 제조업 주도의 산업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 제조업의 경우 2012년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수출 경기가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최근 들어 성장 기여도가 점차로 회복되는 추세다. 2014년에는 수출이 내수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제조업 경기가 서비스업을 앞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제조업이 다시 경제성장의 주된 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선진국 시장 지향형 수출산업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2014년 세계 경제의 회복 기조는 개도국 신흥공업국보다는 선진국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 품목 중 IT, 자동차, 선박 등과 같이 선진국 시장 비중이 높은 품목에 긍정적인 수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신흥국 특히 중국 시장 수출 비중이 높은 유화, 기계, 철강 등은 회복이 지연되거나 더딘 개선 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기초소재 산업은 중국의 생산능력 확충에 따른 공급과잉 현상에 직면, 수요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초소재산업의 대표격인 철강산업은 이미 2012년 말부터 중국의 재고 증가, 주요국의 수입 규제 등으로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도 2013년 상반기 회복되는 모습이었으나 하반기에 들어 생산 증가율이 낮아지고 수출이 감소하는 등 산업 경기가 불안한 모습이다. 향후 중국 정부가 철강 및 석유화학제품의 국산화율을 높일 계획이라 두 산업은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또한, 내수 소비재 시장에서 수입 제품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및 EU와의 FTA에 따른 관세 인하, 외국 기업의 마케팅 강화 등으로 주요 소비재 품목의 수입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 내수시장에서 주요 소비재 수입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서비스 산업 내 공공서비스업의 상대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이후 내수 경기 부양과 사회복지 서비스 수요 확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정부 관련 지출이 크게 증가해왔다. 앞으로도 정부가 경기 회복세 강화 및 사회복지 수요 부응을 위해 관련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 2014년에도 공공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 산업은 시장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구조적 불황 국면 지속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양대 수주 산업중 건설업은 2013년 하반기 중 민간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건설기성액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약 1년 내외 기간을 앞서가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조선업은 2013년에 들어 일부 해운사들이 향후 시장 수요 회복에 대응하기 위하여 선제적 발주에 나섬에 따라 신규 수주량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향후 공정기간상 금융위기 이후 낮은 금액에 발주된 수주물량이 건조 생산되면서 업계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IT 산업은 시장 성장세 둔화를 극복하고 발전단계 도약을 위한 계기 마련의 필요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IT 산업 경기가 국내 경제를 이끌고 왔으나 향후 스마트폰, 메모리반도체 등 우리의 주력 IT 제품의 세계 시장 규모의 성장세가 둔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수요의 확충과 산업의 중장기적 방향성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정부가 IT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준기자 real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