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젊은피 수혈 '압승 목표' 돌진… 야권 '사수 총력' 신당 '새정치' 승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전국 단위 선거인 6ㆍ4 동시지방선거가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연말 예산 정국을 지나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창당 준비에 여념이 없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까지 3개 세력은 바로 선거 국면에 돌입할 태세다.

지역을 텃밭으로 하는 우리 정치 지형상 영호남 등 특정 지역에서 열세에 놓인 정당의 후보자가 선거에서 당선되기란 쉽지 않다. 영남에서는 대부분 새누리당, 호남에서는 대부분 야당의 우세가 점쳐진다. 물론 안철수 신당이 어느 정도 돌풍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영호남에서도 이변이 생기는 곳이 일부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영남은 새누리당, 호남은 민주당과 신당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제는 수도권과 충청ㆍ강원 등 뚜렷한 텃밭 정당이 없는 중원의 싸움이다. 이곳을 이기는 쪽이 사실상 지방선거 전체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 모두 중원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세종시를 포함한 8개 광역단체 중 서울과 인천, 강원, 충남북 등 5개 지역을 야당에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현직인 김문수 경기지사와 염홍철 대전시장이 재출마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에 세종시를 제외한 전 지역을 사실상 신진 인사들이 되찾아와야 하는 위기 상황이다.

외형상으로는 분명 불리한 데도 새누리당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다. 의외로 해볼 만 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가라앉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물론 안철수 신당이 지역별로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에 나설 수도 있고, 내락을 통해 후보를 내는 지역과 안 내는 지역을 미리 정해서 선거전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 새누리당에겐 가장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출발하면서부터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정치공학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안 의원의 새정치 이미지에는 도움이 될 리 없다. 야권 후보 단일화 없이 전 지역에서 완주하는 게 다른 각도에서 보면 훗날을 기약하기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이 기대를 거는 것도 이 부분이다. 현재의 민주당이 지지부진한 모습에서 탈피하지 못한 상태에서 야권의 표가 분산될 경우, 수도권 압승을 넘어 중원 전승까지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물론 선거까지는 근 반년의 기간이 남아 있다. 당장은 새누리당이 유리한 국면을 이어가고 있을지 몰라도 내년 봄을 넘어가면서 정국이 어떻게 요동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민주당 내부의 친노-비노 다툼 국면이 조화롭게 풀리면서 안철수 신당과의 선거 연대 내지 협조 체제가 구축되면 오히려 새누리당은 수도권 및 중원에서 대패할 가능성도 엄존하고 있다.

안개 속으로 치닫는 서울시장 선거

17개 광역 시도 단체장 후보군의 윤곽은 예비후보 등록 시점인 내년 2월쯤 나타나겠지만 이미 적잖은 인사들이 출마를 공언하거나 물밑에서 분주한 채비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현 시장이 있는 서울에 누가 나서느냐다.

딱히 박 시장의 대항마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새누리당내에서는 이혜훈 최고위원이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영 의원과 조윤선 여성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박 시장의 정치적 무게감에 비하면 이들 후보군으로 경쟁하기엔 버거워 보인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때문에 유력하게 나도는 설이 7선의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안대희 전 대법관의 차출론이다.

당초 박 시장의 지명도에 눌려 새누리당 후보로는 누가 나와도 패배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투표율의 고저에 따라 새누리당 정 의원이나 김 전 총리의 경우 박 시장을 앞서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만일 안철수 신당이 정운찬 총리 등 중량급 후보를 낼 경우 결과는 예측불허다. 오히려 새누리당 후보가 크게 유리해질 수도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박 시장 외에 4선의 신계륜 추미애 의원,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과 경선을 펼친 3선의 박영선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박 시장의 재선 도전 카드를 넘어서긴 힘들어 보인다.

안 의원 신당에는 정 전 총리 외에 이계안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데다 합류 의사를 밝힌 정치인들도 많지 않다는 점에서 특정 인사를 지목하긴 이른 시점이다.

인천의 여권 후보로는 재선인 이학재 박상은 윤상현 의원이 거론되지만, 정치 상황에 따라 황우여 대표나 김포 시장을 지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도 와일드 카드로 오르내린다. 최근엔 안상수 전 시장도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인천의 밑바닥을 훑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송영길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 된다. 송 시장의 인지도가 높아 새누리당으로선 힘겨운 승부처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예상대로 재출마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은 이곳에 4선의 원유철 정병국 의원이 예비후보로 나설 것이 확실하다. 남경필 의원은 당내 선거로 방향을 틀었고 유정복 장관의 도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중 일부 의원은 민주당 특정 후보와의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 지지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서는 4선의 원혜영 이종걸 의원과 함께 3선의 김진표 박기춘 최재성 의원도 후보군으로 조명 받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안 의원 측 경기지사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민주당 입장에선 수성이 목표인 서울과 인천에 비해서는 녹록하지 않은 곳이다.

충청ㆍ강원, 與 탈환이냐 野 수성이냐

충남북과 강원 3개 지역의 광역단체장은 민주당 소속이고 새누리당은 대전과 세종시를 차지하고 있어 수적으론 열세다. 하지만 자유선진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함으로써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없어 보수 진영이 단일화됐고, 최근 종북 논란이 강원 지역의 표심을 자극한 점 등이 여권으로선 이 지역의 가장 큰 호재다.

현재의 민주당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은 개인적 지명도를 가장 큰 무기로 삼아 재선을 향해 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어 고민이다.

먼저 대전은 새누리당 염홍철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해 박성효 의원, 이재선 전 의원, 정용기 대덕구청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가 유력 후보군에 들어 있다. 민주당에서는 권선택 전 의원만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박병석, 이상민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 측에서는 선병렬 전 의원이 거론된다. 현 시장이 없는 상태에서 겨뤄지는 선거가 되면 결과를 장담키 어렵다.

충남에서 새누리당은 3선 의원 출신인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이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재선의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도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안희정 지사가 일찌감치 재선 의사를 밝히고 도정 점검 차 분주히 지역을 다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안 지사가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공주 출신인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의 기세가 만만찮다.

이 지역에서 정당간 경쟁의 외적인 변수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지원 사격 여부다. 김 전 총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추천할 경우 적잖은 충남 민심이 일정 부분 움직일 수 있다. 물론 고령의 김 전 총리가 현실 정치에 개입해 특정인을 노골적으로 후원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충북은 민주당 이시종 지사의 재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이 지사를 뛰어넘을 만한 중량급 후보가 아직 뚜렷하지 않아 고민이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 고 육영수 여사의 외가가 있는 지역이라 여당 프리미엄을 염두에 두면 해볼 만 하다는 분석도 가능해진다.

강원도에는 민주당 소속의 최문순 지사가 공고한 지지도를 보이는 가운데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 권성동 황영철 의원의 도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에선 최 지사의 재도전을 가로막고 나설 인사는 눈에 띄지 않는 편이다. 강원의 여야 맞대결 시에는 이념 논쟁이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인 유한식 현 시장과 최민호 전 충남부지사가, 민주당에서는 이춘희 초대 행복도시 건설청장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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