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획사 처벌 탄원한국인 운영 기획사 일본서 한류 이용 사기행각분노한 일본 한류팬들 피눈물로 사법심판 호소

2009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류행사에 4만5,000의 관객이 운집했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제공
세계인들이 한류에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내세운 사기 행각에 피해를 본 사건이 발생해 연예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일본인 5명이 "한국의 매니지먼트 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고소ㆍ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유명 연예인 측근과 국내 유명 기획사가 이 사건에 연루돼 있어 사정기관의 조사가 시작되면 '한류사기사건'으로 연예계에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류 열성팬에서 한류 피해자로

일본인 피해자들이 우리 법원에 제출할 진정서를 입수해 사건의 진상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국제사기 수법이 동원됐음을 알 수 있다.

A씨 등 일본인 피해자 5명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이들은 한류뮤지컬 사업에 투자제안을 받고 거액을 투자했다가 어처구니없는 사기를 당했다. 일본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연예관계자들이 해당 사건으로 인한 혐한 기류 확산을 염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A씨 등이 작성한 진성서에 따르면 사기행각을 벌인 곳은 한국과 일본 두 곳에 설립된 S 엔터테인먼트사의 관계자들이다. A씨 등은 진정서를 통해 "S사 관계자들이 한국의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투자를 종용해 거액을 투자했으나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류의 팬으로서 한류에 관심이 많던 A씨 등은 지인의 소개로 S사 대표 최 모씨 등 피고발인 2명으로부터 한류뮤지컬사업에 투자제안을 받았다. 특히 최씨는 A씨 등에게 "자신이 한국 탑배우인 Y씨의 매제이며 그의 매니저먼트를 맡아서 한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강한 실력자로 행세했다 한다.

최씨 등은 배우들 계약이나 판권계약에 회사설립이 필요하다며 오사카에 A씨 등이 투자한 돈으로 S사를 설립했다. A씨 등은 "이 과정에서 우리와의 업무통역은 최씨의 부인이자 한국 탑배우의 친여동생인 Y교수가 맡아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나라 망신 사기행각 전모

그러나 상황은 기대와 완전히 달랐다. 진정서에 따르면 최씨 등은 "일본에서 사업하면 세금이 많이 나온다"며 갑자기 한국에서 새로운 동명의 S사를 설립했다. 이에 황당해하는 A씨에게 최씨는 "일본 S사와 계약하니 계약서를 확인시켜주겠다"고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결국 A씨 등은 지금까지도 계약서는 보지 못했으며 이를 이상히 여겨 제작사에 확인해 본 결과 일본 S사와의 배우계약이나 대관계약은 애초에 없었다.

A씨는 "최 대표가 우리를 완전히 속인 것이었다. 최 대표는 우리 자금으로 자기회사인 한국의 S사 이름으로 배우계약이나 대관계약 등을 진행해 제작사에 이 투자지분을 근거로 많은 투자배당을 받았음을 제작사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A씨 등이 확인한 결과 최씨 등은 처음부터 그 작품을 가져올 수 없었다. 하지만 당시 A씨 등은 한국에서 새로 설립된 최씨의 S사와 그의 부인이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믿고 한국뮤지컬에 2,070만엔의 현금과 약 500만엔의 인력, 차량 등을 현물투자를 했다.

최 모씨 이중 사기 행각

A씨는 또 "오사카공연이 시작되자 한국 측 S사는 완전히 돌변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심부름은 물론 급한 현금조달까지 잡다한 일을 우리에게 시켰으나 공연 팜플렛 및 홍보물에는 어느 구석에서도 공연사업에 투자한 우리 이름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메인 제작사에 문의하니 A씨 등이 누군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진정서에는 "최씨만 공동 주최사 대표로 회사이름과 사진과 함께 크게 홍보되고 있었다. 투자는 전부 우리가 했는데 애초에 제작사는 일본 투자자들 존재자체도 모르니 최씨가 우리에게 일본 S사로 계약한다며 받아간 돈으로 다 자기회사로 공동주최계약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A씨 등 일본인 투자자들이 오사카 공연 메인 제작사에 한국 S사와의 계약관계를 문의했다. 그들은 제작사의 제작총괄인 조모 PD 말을 듣고 기가 막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조 PD에 의하면 애초에 투자하기로 하고 공동주최사로 대우했으나 애초에 약속한 투자금은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일부만 투자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에 조 PD는 최씨 등이 이런 일처리로 뮤지컬 사업에 큰 피해를 주었으며 캐스팅과정에서도 자기가 아이돌을 계약한다며 매니저에게 줄 수천만원의 사례금을 요구하는 등 문제가 너무 많아 공연진행 중 업무를 중지시켰다고 한다.

A씨, 드러난 실체에 경악

황당한 것은 이뿐만 아니다. A씨는 대행 계약한 제작사가 지불한 메인 주인공의 출연료 중 부가세를 수천만원 지급하지 않고 중간에 가로챈 혐의로 S사와 최씨를 국세청에 고발했다.

A씨는 "투자금 전액 회수 및 미수금과 일본 측 손실의 복구를 요구했으나 최씨는 차일피일 미루며 탑배우인 Y씨와의 관계를 말하며 '떼먹지 않겠다 그 자금은 동경공연에 다시 투자했다. 거기는 백프로 이익이 나니 투자금과 이익금을 함께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진정서에 적었다.

최씨의 말을 믿을 수 없었던 A씨 등은 동경 공연장으로 가서 제작사의 조 PD에게 투자사실관계를 물었다. 이에 조PD는 "S사가 오사카공연 때 큰 사고를 너무 일으켜 동경공연에는 절대 투자지분을 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한국 S사가 오사카 투자자인 A씨 등의 이야기를 하며 '과도한 운영비 등으로 적자가 난 상태라 A씨 등에 받은 투자금 변제를 위해서라도 꼭 투자하게 해 달라'고 간청, 결국 투자를 허락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투자이익금은커녕 원금도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제작사에 연락해보니 "상당한 이익이 나서 투자금 전액과 이익금을 벌써 7월 중순에 최씨에게 전액 입금시켰으며 저희보고 아직도 회수 못했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A씨 등은 총 투자원금 중 식당투자미수금 600만엔, 그리고 공연관련 투자미수금 및 공연투자금 2,400만엔의 약 25%의 수익금 600만엔 그리고 오사카 공연기간 최씨의 지시로 일한 일본 측 인력 차량의 비용 250만엔 등의 변제를 받기 위해 최씨에 요구하고 있지만 최씨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저희가 한류를 사랑하고 좋아서 투자한 것으로 만약 정상적으로 사업을 해 손실이 났다면 어떤 이의도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를 원할 때의 감언이설과 거짓으로 모든 것을 속이고 우리를 기만해 투자금을 받아 편취한 사건은 한류를 사랑하는 많은 일본팬들에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우리는 미지급분의 회수도 회수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의 S사와 그 관계자를 고발하는 것"이라며 "지금도 S사는 우리에게 미지급금을 주지 않은 채 동경에서 Y씨 팬 사인회를 개최하고 제2, 제3의 피해자를 만들려 한다고 들었다. 한국의 수사기관이 엄정수사해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바란다"고 진정서에 적었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