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웃고, 14명 울고 '희비교차'최태원 회장 증가액 1위… 정몽진 회장 55%나 증가이건희 회장 5.6% 감소… 조양호ㆍ현정은 회장 주식 평가액 반토막나 '울상'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진 KCC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지난해 주식 성적표를 받아든 30대 기업 총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16명은 함박웃음을 지은 반면 14명은 표정이 굳었다. 이중 가장 크게 웃은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30대 그룹 총수 중 주식 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했고, 정 회장은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주식평가액이 반토막 나면서 울상을 지었다.

최태원 자산 최대 증가

최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13년 30대 그룹 총수의 연초 대비 연말 주식평가액 분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총수의 지난 해 연초 대비 연말 기준 주식평가액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 총수 중 16명은 주식 가치가 올랐다.

조사 결과 30대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지난해 연초인 1월2일 32조6,735억원에서 연말 12월30일 33조1,892억원으로 5,157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총수 중 주식 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지난 해 연초 전체 주식 자산은 1조9,885억원이었으나 연말에는 2조5,683억원으로 5,797억원(29.15%) 높아졌다. 이는 계열사인 SK C&C 주가가 연초 10만4,500원에서 연말 13만5,000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가율로 살펴봤을 때는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연초보다 50% 넘게 올랐다. 액수로는 3,110억원 급증이다. 연초 5,642억원에서 연말 8,753억원으로 무려 55.13%나 고공 상승했다. 여기에는 KCC 주가가 연초 30만2,000원에서 연말 46만8,500원까지 치솟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정 회장은 2013년 주식평가액이 4분기 연속 상승세를 탄 유일한 30대 그룹 총수이기도 하다.

이어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도 연초 1,066억원에서 연말 1,368억원으로 301억원(28.28%) 상승했다. 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연초 1조5,183억원에서 연말 1조7,186억원으로 2,002억원(13.19%) 높아졌다.

이밖에 정몽구 현대차 회장 역시 연초 6조6,819억원에서 연말 6조9,368억원으로 2,548억원 소폭 증가(3.81%)했고, 김승연 한화 회장은 5,894억원에서 6,664억원으로 770억원(13.06%) 늘어났다.

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연초 11조9,775억원에서 연말 11조3,043억원으로 6,732억원(5.62%) 줄었다. 이 회장은 작년 1분기에는 12조원대까지 찍으며 상승 기류를 타는 듯했지만2~4분기까지 11조3,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식 손실액이 가장 많은 건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허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연초 6,995억원에서 연말 4,447억원으로 2,547억원(36.42%)이나 감소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3,39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1,714억원으로 1,682억원(49.53%)이나 증발했다. 조 회장의 경우 한진칼이 대한항공에서 기업 분할된 이후 주식평가액도 떨어졌다.

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775억원이던 주식 자산이 408억원으로 366억원 하락하며 47.27%나 급락했다. 이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986억원(6.23%),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631억원(4.85%)의 주식평가액이 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에 주저앉았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3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 종목은 국내를 대표하는 내수 및 수출 관련 종목들이 대거 포함됐다"며 "이 때문에 국내 주식 변동 현황을 파악하는 바로미터가 될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우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