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비 7조원 육박… 매출의 0.2%'을(乙)'의 위치 중소기업 일감 수주 위해 접대비 지출접대비 부담에 판관비 상승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돼

국내 기업들이 한해 동안 지출하는 '접대비' 규모가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접대비 부담이 대기업의 5배에 달했다. 대부분 '을(乙)'의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이 일감을 수주하기 위해 많은 접대비를 지출한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높은 접대비 부담은 판매관리비 상승으로 직결되면서 결국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2년 대기업의 영업이익율이 평균 4.7%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 영업이익율이 평균 3%에 그쳤다.

접대비, 전체 매출의 0.19%

최근 재벌닷컴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통계청, 중소기업청이 집계한 기업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접대비는 6조6,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시점 국내 전체 기업 360만2,476개사가 올린 매출액 3,450조8,000억원의 0.1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집계된 '접대비'는 기업 재무제표 계정상 판매관리비(판관비)에 속한 '접대비' 금액이다. 이는 국세청이 세법상 적용하는 '접대비' 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앞서 국내 전체 기업의 접대비는 2009년 5조6,000억원(매출 대비 0.22%), 2010년 6조1,000억원(0.21%), 2011년 6조4,000억원(0.2%)을 기록했다.

중소, 대기업의 5배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접대비 부담이 대기업의 5배에 달했다. 대기업의 매출 대비 접대비 비율은 2009년과 2010년 0.09%에서 2011년과 2012년 0.08%였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접대비 비율은 2009년 0.43%, 2010년 0.41%, 2011년 0.4%, 2012년 0.41%로 대기업보다 평균 5배 높았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시장 경쟁구도에서 대부분 '을(乙)'의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이 일감을 수주하기 위해 대기업보다 더 많은 접대비를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접대비 규모도 대기업이 2009년 1조5,000억원, 2010년 1조6,000억원, 2010년 1조7,000억원, 2012년 1조8,000억원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2009년 4조1,000억원, 2010년 4조4,000억원, 2011년 4조7,000억원, 2012년 4조8,000억원으로 배 이상 많았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이같은 중소기업의 높은 접대비 부담은 판매관리비(판관비) 상승으로 직결되면서 결국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12년 기준 대기업은 매출 2,261조8,000억원, 영업이익 105조5,000억원으로 영업이익율이 평균 4.7%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매출 1,188조9,000억원, 영업이익 36조2,000억원으로 영업이익율이 평균 3%에 그쳤다.

비제조업 접대비 비율 높아

업종별로는 제조업보다는 비제조업의 접대비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 제조업의 매출 대비 접대비 비율은 2009년 0.16%, 2010년 0.15%, 2011년과 2012년 0.14%였으나, 비제조업은 2009년 0.27%, 2010년 0.26%, 2011년과 2012년은 0.24%로 제조업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접대비 규모는 제조업이 2009년 2조원, 2010년 2조2,000억원, 2011년과 2012년 2조4,000억원인데 비해 비제조업은 2009년 3조6,000억원, 2010년 3조8,000원, 2011년 4조1,000억원, 2012년 4조2,000억원으로 평균 80% 이상 많았다.

기업 규모별로 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비제조업 중소기업의 매출대비 접대비 비율은 2009년 0.45%, 2010년 0.43%, 2011년 0.43%, 2012년 0.43%였다. 제조업 중소기업은 2009년 0.39%, 2010년 0.37%, 2011년 0.36%, 2012년 0.37%로 비제조업보다 비교적 적었다.

비제조업 대기업의 매출대비 접대비 비율 역시 2009년 0.14%, 2010년 0.13%, 2011년 0.12%, 2012년 0.12% 수준인데 비해 제조업 대기업은 2009년 0.06%, 2010년 0.06%, 2011년 0.05%, 2012년 0.05%에 그쳤다.

한편 '접대비'는 회사의 영업활동과 관련해 접대, 교제, 사례 등의 명목으로 거래처에 지출하는 금전 비용이나 물품이며, 세법상 일정 한도 내에서 기업의 손비처리가 가능한 항목이다.



이홍우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