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찌라시' 김광식 감독 인터뷰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김광식 감독이 영화 '찌라시'를 들고 관객을 찾았다. 이번 영화에서도 탄탄한 연출력과 촘촘한 시나리오 전개가 일품이라는 전언이다. 이혜영기자
전작 '내 깡패 같은 연인'으로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던 김광식 감독이 영화 '찌라시'로 돌아왔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 평소에 찌라시를 즐겨 보나.

"카카오톡에 '받은 글'이라고 메시지가 뜨면 안 볼 수 없다. 하지만 굳이 찾아보지는 않는다. 영화를 연출하면서 사설정보지를 처음 접했다. 기대와 다르게 연예계 뒷얘기는 거의 없더라. 특종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일반 기업의 정보보고와 별다를 게 없어 한 번 더 실망했다."

- 직접 겪은 사설정보업자들은 어땠나.

"사설정보지는 한 권당 몇 십 만원에 팔린다고 하는데, 내가 만나본 사설정보업자들은 너무나 영세했다. 용산의 한 귀퉁이에 사무실을 차려놓았던데, 직원도 몇 명 안 되더라. 사설정보업자들은 '찌라시'라는 말을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한다. 나름 정식 출판등록을 한 전문지라는 게 공통적인 주장이다."

- 영화 '찌라시'를 기획한 이유는 뭔가.

"사설정보지 산업은 쇠퇴하고 있다. 찌라시는 본래 종이에 인쇄됐지만, 유포방법은 이메일, 메신저, SNS로 계속 진화해 왔다.'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활성화됐기 때문에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도 예전만큼 정보지를 신뢰하지 않는다. 찌라시라는 소재를 다루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직접 만나본 정보맨들은 어땠나.

"정보를 입수해 교환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 알고 보면 이들은 모두 양복을 입고 출근하는 회사원이다. 도청이 불가능하도록 아직도 2G폰을 사용하거나 목욕탕에서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점은 인상 깊었다."

-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찌라시에서 흘러나온 악성 루머는 많은 사람들을 괴롭힌다. 연예인 일반인 등 대상도 가리지 않는다. 피해자는 있는데 소문을 만든 이는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는 소문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관객들이 두 시간 동안 즐겁게 즐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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