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성능 파사트, 캠리보다 한수 위"

LF쏘나타
최근 경기도 화성의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LF 쏘나타'를 언론을 통해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선 폭스바겐의 파사트가 수 차례 언급됐다. 현대차가 LF 쏘나타의 경쟁 선수로 지목한 차가 바로 파사트였기 때문이다. 파사트 외에 도요타의 '캠리'도 거론됐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LF 쏘나타에 다시 2.4 엔진을 추가한 데 대해 "이들 경쟁 차종의 주력 모델이 2.5 엔진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실내 공간의 크기를 밝히면서 "중형차 중에서 실내 공간이 가장 넓은 파사트보다도 넓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왜 를 소개하면서 파사트와 캠리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을까.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파사트와 캠리, 그리고 쏘나타를 비교해 봤다.

우선 '2.0리터와 2.4리터의 가솔린 엔진 모델이 출시된 후 디젤 모델도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 외에는 아직 LF 쏘나타의 구체적인 사양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보다 즐겁고 안정적인 운전의 재미를 안겨주겠다는 방향성만은 분명히 드러나 있다. YF 쏘나타 시절 2.4 모델을 없앴다가 다시 LF 쏘나타에 추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LF 쏘나타에는 일반 강판보다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이 51% 사용됐다. 또 차체 구조 간의 결합력 강화를 위한 구조용 접착제 사용을 기존 모델보다 10배로 늘리고, 차체 주요 부위를 잇는 연결 구조도 2배로 강화해 강성을 높였다.

물론 뚜껑을 열어 봐야 아는 법이지만, 이 같은 '정황'을 고려했을 때 LF 쏘나타의 주행 성능이 이전의 쏘나타와는 상당히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곽 진 현대차 부사장은 "의 주행성능은 파사트보다 낫다"고 단언했다.

만만찮은 경쟁자들

도요타 캠리
그렇다면 경쟁자들의 스펙은 어떨까. 우선 파사트는 2.0리터 디젤 엔진으로 최고 140마력, 32.6kgㆍ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5기통 2.5리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모델의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170마력, 24.5kgㆍm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5기통 엔진의 특성상 4기통 엔진에 비해 더욱 부드럽게 성능을 뽑아낼 뿐만 아니라,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멋진 엔진 사운드를 낸다"고 설명했다.

캠리는 국내에 2.5리터, 3.5리터 가솔린 모델만 출시돼 있다. 이 중 4기통 2.5리터 가솔린 엔진은 최고 181마력, 최대 토크 23.6kgㆍm의 힘을 발휘한다. 패밀리 중형 세단의 대표 주자인 만큼, 넘치는 혈기보다는 신중하면서도 조용한 주행감이 자랑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캠리는 패밀리 세단의 정석"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에 10개의 어드밴스드 에어백 등 꼭 필요한 사양이 모두 포함된, 가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올해 내로 국내 시장을 포함해 전세계에 캠리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으로, 완전 변경 모델은 아니지만 상당한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 일본 차의 가격 공세가 점점 거세지는 상황인만큼 LF 쏘나타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가격으로 승부해야

디자인은 세 차종의 방향성이 비슷해 보인다. LF 쏘나타는 YF 쏘나타의 개성 있는 디자인에서 벗어나 보다 '정제되고 간결한' 실루엣을 택했다. 신형 제네시스처럼 '헥사고날 그릴'을 적용하긴 했지만, 강렬한 제네시스의 그릴에 비해 얌전한 느낌이다. "YF 쏘나타는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좀 더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한 이유다.

폭스바겐 파사트
이 같은 '보편적인 디자인'은 파사트와 캠리도 마찬가지다. 눈에 확 들어오진 않지만 단정하고 오래 봐도 싫증 나지 않는 디자인은 이들 차종을 '베스트셀링 카'의 반열에 오르게 한 주된 요소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의 판매 가격은 국산차가 우위일 수밖에 없다. LF 쏘나타는 역시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상대 현대차 마케팅 이사는 "안전성이나 디자인 등이 개선 됐지만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가격 책정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2,040만~3,190 만원이었던 YF쏘나타의 가격에서 각 모델별로 수 십만원 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일 비싼 모델도 3,000만원대 초반 정도일 가능성이 높다.

파사트의 가격은 3,810만~4,140만원, 캠리 2.5 가솔린 모델이 3,350만원이다. 다만 국내를 벗어나면 가격 차이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 예를 들어 북미 지역에서 파사트와 캠리, 쏘나타는 모두 2만 달러대 초반으로 엇 비슷하다. 현대차는 "기본부터 혁신했다"며 LF 쏘나타에 들인 공을 강조했다. 지난 1985년 첫 출시된 우리나라 '국민차' 쏘나타가 세계인의 차로 도약할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 세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넓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