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통일 비전 내가 제시한 내용과 같은 맥락변화에 대응하고 소통하는 당으로 환골탈태 필요

지방선거와 더불어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새누리당 차기 당권이다. 정치권에서는 서청원 의원, 김무성 의원, 최경환 의원, 이인제 의원 등이 7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직에 도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대표주자인 김 의원과 친박계 핵심이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다소 의외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누가 보더라도 비박계 대표 김무성 대 친박계 대표주자들의 경합이 될 것이 자명해서다.

서울시장선거나 지방선거에서 한걸음 물러서 있는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두고 여러 추측과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의원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와 관련, 우선 새누리당이 공천제폐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당 내부에 파벌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힌 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야 말로 새누리당 내부 파벌싸움을 해소할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아직 공식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주변에서는 내가 국회의장이나 장관직 등을 노린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모두 사실무근이다. 나는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인제 의원과의 일문일답을 순서대로 정리한 내용이다.

통일, 대한민국에 절실

-최근의 근황을 말해 달라.

▲ 주로 대학 등에 강연을 많이 다니고 있다. 강연은 주로 통일문제 등인데, 젊은층이 통일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인 것이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에 문제라고 생각돼 국가안보문제와 통일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강연하고 있다.

- 통일문제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특별히 신경 쓰는 것 같은데, 최근 통일 강연이 그것과 연관있나.

▲ 아니다. 박 대통령의 통일행보에 내가 특별히 맞춘 것은 아니다. 나는 전부터 통일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내가 생각하는 통일론을 강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지 통일문제는 내가 가장 관심 갖고 있는 부분이다.

- 우리나라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독일과 같은 형태의 통일을 이루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처한 상황이 여러 면에서 독일과 다르다. 일단 러시아, 중국, 미국, 일본 등 여러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우리의 통일문제와 복잡하게 얽혀있지 않나. 일부에서는 연방제 통일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그런 형태의 통일은 우리 상황에 불가능하다고 본다.

- 강연 내용도 그런 내용인가.

▲ 강연내용은 통일이 왜 우리에게 필요하고 통일이 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지 그리고 우리가 통일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이다.

새누리당 당권 도전 진짜 이유

- 향후 행보를 두고 여러 관측들이 나오고 있는데, 당권 도전 소문도 있다.

▲ 아직 공식적으로 한 번도 밝힌 적 없지만, 분명히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자면 사실이다. 당권에 도전할 계획이다.

- 당권에 도전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새누리당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지금 우리 당은 뭔가 혼란스럽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던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던가 하는 이런 상황은 미래에 당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내가 앞장서서 고쳐야겠다는 사명감에서 당권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 얼마 전 새누리당 내부에 계파 갈등이 존재한다는 발언을 한 적 있다. 당 대표가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한 해법이 있나.

▲ 내가 말한 계파갈등에 대해 오해가 없어야 한다. 우리 당의 계파갈등은 민주당의 계파갈등과는 분명히 다르다. 민주당은 그야말로 사상이 다른 것에서 비롯되는 계파갈등이지만 우리 당은 사상이나 이념이 다른 것이 아니라 정책에 대한 견해가 다른 계파갈등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큰 틀에서 사상이나 이념은 통일돼 있다. 이런 전제에서 새누리당 계파갈등의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나의 큰 현안에 모두 힘을 모으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하나의 현안에 힘을 모으게 되면 계파갈등은 자연적으로 해소되는 법이다. 이는 원수지간인 두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둘이 힘을 합쳐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내용의 동화와 그 원리가 다르지 않다.

- 최근 정당공천제폐지 대국민사과 요구 등 다른 친박계 의원들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나는 사실 누구라도 나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일단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으니 사과 먼저 하는 게 순서 아닌가. 이건 너무 당연한 것이다. 예컨대 누군가 만나기로 한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상대에게 사과한 후에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공천폐지공약 불이행 역시 먼저 국민에게 사과하고 공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어물쩍 넘기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 그렇다면 공천제도폐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폐지해야한다는 생각인가.

▲ 이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그래서 딱 잘라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말하기 힘든 부분이다. 왜냐하면 당의 존재 이유는 기본적으로 공천에 있다. 선거에 나오는 후보를 검증하고 문제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당의 역할이다. 이것은 정당정치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 공천을 무조건 없애려 들면 여러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지금 민주당을 보면 알 수 있는 것 아니냐. 민주당은 공천을 없애기는 했지만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우왕좌왕 할 뿐만 아니라 공천이 없어지는 바람에 정당의 존재감마저 위태롭게 됐다. 이것은 정치적 혼란이다. 이렇게 혼란을 야기하는 정치 정당은 차라리 공천을 하는 게 맞다. 내 생각에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공천을 해야 한다.

- 현재 새누리당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새누리당의 가장 큰 문제는 고질적인 병폐 즉,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모습니다. 어떤 사안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한다. 또 의원들 상당수가 주변을 살피기만 할 뿐 자기가 먼저 나서는 경우가 드물다. 정말 중요한 정보를 손에 쥐고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새누리당에 많다. 이런 모습들을 빨리 바꿔나가야 한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