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54조원… 경제민주화 기조 역행
특히 LG와 SK, 롯데, 포스코, 한진 등 5개 재벌그룹은 내부거래가 늘어난 반면 삼성, 현대차,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 5개 그룹은 줄어 대조를 이뤘다.
내부거래율 지난해 상승세 전환
최근 재벌닷컴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상위 10대그룹의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154조2,022억원으로 전년의 151조2,961억원보다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 비율도 지난 2012년 14.08%에서 지난해 14.36%로 0.28%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10대그룹이 지난해 기록한 내부거래 규모는 역대 최대였다. 10대그룹의 내부거래 규모는 지난 2010년 117조9,770억원에서 2011년 152조5,630억원으로 급증한 뒤 경제민주화 등으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진 2012년 151조2,961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 현대차,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 5개 그룹의 내부거래 규모가 감소한 반면 SK, LG, 롯데, 포스코, 한진 등 5개 그룹은 증가했다.
SK 내부거래 가장 많이 증가
10대그룹 중 내부거래 규모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였다. SK는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40조5,241억원으로 전년의 35조2,331억원보다 무려 15.02%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SK의 내부거래 비율도 전년보다 무려 3.49%포인트 상승한 26.01%를 기록했다.
SK의 내부거래 규모와 비율이 급증한 가장 큰 요인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에서 SK인천석유화학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분할된 부분이다. 이들 계열사간 매출이 내부거래로 잡히면서 내부거래 규모가 가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LG의 내부거래 규모도 지난해 16조4,471억원으로 전년보다 7.5%(1조1,470억원) 늘어나면서 내부거래 비율이 지난 2012년 13.22%에서 지난해 14.12%로 0.9%포인트 상승했다.
롯데는 내부거래액이 전년보다 4.42% 증가한 8조9,193억원에 달했지만, 그룹 전체 매출이 더 많이 증가하면서 내부거래 비율은 전년보다 1.59%포인트 하락한 13.87%를 기록했다.
한진과 포스코는 내부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6.13%와 0.26% 각각 증가한 1조548억원, 15조5,542억원을 기록하면서 내부거래 비율도 전년보다 상승한 4.26%, 21.81%를 각각 기록했다.
삼성 현대차 내부거래 감소
반면 재계 랭킹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의 내부거래 규모는 감소했다. 삼성의 내부거래 규모는 지난해 26조7,422억원으로 전년보다 5.04%(1조4,205억원) 감소하면서 내부거래 비율도 2012년 9.01%에서 지난해 8.41%로 0.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역시 내부거래 규모가 전년보다 1.7% 감소한 34조4,038억원을 기록하면서 내부거래 비율이 21.33%에서 21.14%로 0.19%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한화는 내부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가 6조2,3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6% 감소해 10대그룹 중 내부거래액 감소율이 가장 높았고, 내부거래 비율도 전년보다 1.23%포인트 하락한 10.25%로 낮아졌다.
한화그룹은 내부거래액이 전년보다 13.78% 줄어든 2조1,224억원을 기록하면서 내부거래 비율도 6.73%에서 6.47%로 0.26%포인트 감소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10대그룹의 해외 계열사 매출이 지난 2012년 234조4,455억원에서 지난해 324조1,248억원으로 38.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계열사간 거래를 줄이는 대신 해외 계열사 거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이는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과세 등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 대상이 국내 계열사간 거래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을 악용해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해외 계열사'로 바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은 국내 계열사 매출이 전년보다 5.04% 감소한 26조7,422억원인데 반해 해외 계열사 매출은 2012년 123조2,515억원에서 지난해 171조73억원으로 무려 38.75%(47조7,558억원) 급증했다.
현대차 역시 국내 계열사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반면 해외 계열사 매출은 5.75% 증가했고, 한화는 국내 계열사 매출은 전년보다 13.78% 감소한데 비해 해외 계열사 매출은 4.25% 증가했다.
롯데와 한진도 국내 계열사 매출 증가율보다 해외 계열사 매출 증가율이 훨씬 높게 나타나는 등 10대그룹 중 대다수가 과거 국내 계열사간 내부거래였던 것을 해외로 이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홍우기자 l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