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3색' 그들의 이유 있는 대박스마일게이트, 중국 시장 선점게임빌, 모바일게임 생소하던 시기에 진출해 선두주자 안착선데이토즈, 게임 안하는 사람 타깃으로 한 애니팡 인기몰이

IT업종에서 신흥 부호가 속출하고 있다. 김정주 NXC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한 조사결과 이들의 보유 주식액은 각각 1조7,392억원과 1조1,908억원, 1조1,827억원 등으로 1조원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IT업계 거부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려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와 송병준 게임빌 사장,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 이들의 성공비결을 짚어봤다.

권혁빈 '해외 시장 선점'

먼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 권 대표는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보유 주식 평가액이 5,800억원대에 달한다. 권 대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해외 게임시장 선점이다. 선점 효과가 큰 게임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한 셈이다.

권 대표는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설립했다. 처음부터 성과를 내진 못했다. 2007년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6년 야심차게 총싸움게임(FPS) '크로스파이어'를 국내에 출시했지만 역시 고배를 마셨다. 선발주자들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한 때문이었다.

권 대표가 성공을 이룬 건 2007년 중국시장에 진출하면서다. 권 대표는 한국시장과 반대로 중국시장을 선점했고 막대한 결실을 이뤘다. 크로스파이어는 순식간에 중국 게임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며 스마일게이트를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실제 스마일게이트의 지난해 매출은 3,760억원, 영업이익이 2,550억원에 달한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무역의 날'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해외진출 유공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권 대표는 또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수행하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게임업체 대표가 현직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건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중국 순방을 수행했던 김남주 전 웹젠 대표 이후 두 번째다.

특히 크로스파이어는 미국 시사주간지인 포브스를 통해 2012년 단일 게임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와 현지 게임유통업체가 지난 한 해 벌어들인 돈만 9억5,7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

송병준 '시대 앞선 선견지명'

송병준 게임빌 사장도 IT업계에서 눈부신 결실을 이루면서 신흥 갑부로 떠오른 인물이다. 송 사장이 보유한 게임빌 주식 가치는 1,100억원대에 달한다. 송 대표가 신흥 갑부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은 시대를 앞선 '선견지명'이다.

송 사장은 2000년 게임빌을 설립하고 모바일게임을 시작했다. 모바일게임이 주목받지 못하던 시기다. 그러나 송 사장은 모바일기기는 향후 '반드시 가져야 할' 아이템이 될 것이며 모바일게임이 언젠가는 큰 인기를 얻으리라고 예상했다.

이런 판단 아래 이동통신사를 대상으로 휴대폰용 모바일게임을 공급했다. 2003년 출시한 '프로야구'와 '놈' 시리즈가 게임빌의 대표 타이틀이다. 이를 통해 게임빌은 컴투스, 엔텔리전트(현 넥슨모바일) 등과 경쟁하며 업계 '빅3'로 군림했다.

그러나 2006년 전후까지만 해도 매출이 그리 높진 않았다. 연매출 1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상황은 2007년 이후 극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반전됐다. 그리고 2009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그해 연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4억원과 136억원으로 치솟았다.

이후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이후 모바일게임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송 대표는 IT업계와 게임시장의 미래를 내다본 눈이 게임빌을 모바일게임 선두그룹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임빌은 현재 전세계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북미지역은 상당부분 기반을 갖춘 상태다. 세계 경제 중심인 북미 지역을 먼저 공략해서 성공하면 그 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으리란 판단에서다. 여기에 아시아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웅 '틈새시장 공략'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서른셋의 젊은 나이로 모바일게임계에서 대박신화를 이뤄 눈길을 끈다. 2012년 가을부터 선풍적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애니팡'을 통해서다. 애니팡신화의 키워드는 '틈새시장' 공략이다.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을 타깃으로 한 점이 주효했다.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재학 도중 병역특례로 일했던 NHN 한게임에서 게임 개발을 배운 이 대표는 2008년 졸업과 동시에 선데이토즈를 창업했다. 사명 선데이토즈는 창업 아이템을 결정하기 위해 '토즈'라는 카페에서 일요일마다 모였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표 역시 시작은 좋지 않았다. 창업하고 처음 RPG메이커 툴로 '던전 온라인'이라는 페이스북 게임을 만들었다. 3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었던 만큼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보자'라는 패기로 도전했지만 매출은 전혀 없었다.

전설의 시작은 2012년 7월 모바일 쇼셜게임인 '애니팡'을 출시하면서다. 애니팡은 이후 불과 3달이 지나지 않아 설치 사용자 2,600만, 일일 사용자 1,000만, 동시 접속자 300만명 등 국내 게임 관련 기록들을 갱신하며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다.

애니팡은 이 대표에게 큰 부를 안겨줬다. 창업 2년 만에 올린 순이익만 76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선 애니팡의 성공을 우연으로 치부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논게이머를 공략한 이 대표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애니팡을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쉽고, 게임 시간도 1분 이하로 짧게 설정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 점도 이 때문이다. 게임을 할 생각이 없었던 유저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카카오톡은 최고의 통로였다.

'애니팡 신화'가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모바일게임의 수명은 3개월'이라는 게임업계의 통설을 뒤집고 '롱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잡은 물고기에 집중하자는 이 대표의 판단에 따라 새로운 게임 출시보다 애니팡 운영과 브랜드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송응철기자 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