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테러 조직 추종자 검거 처음…공범 및 연계세력 집중 수사

경찰이 IS를 추종한 것으로 파악된 인도네시아 국적의 불법체류자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연합뉴스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연계단체 '알누스라 전선'을 추종하는 인도네시아 국적의 불법체류 외국인이 검거됐다. 국내에서 국제테러 조직 추종자가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국민적 위기감이 높아졌다.

경찰은 지난 18일 인도네시아인 A(32)씨를 사문서위조, 출입국관리법 위반, 총포·도검 및 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충남 자택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최근 몇 달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테러단체인 알누스라 전선을 지지하는 활동을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테러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거나 모의하는 등의 행동을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단순히 테러단체를 지지하고 추종하는 글을 올린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법은 없다. 이 때문에 경찰은 A씨가 어떤 경로로 테러단체를 추종하게 됐는지, 8년간 국내에 체류하며 테러 관련 활동을 했거나 동조자가 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에서 흉기인 '보위 나이프' 1점과 모형 M16 소총 1정, 이슬람 원리주의 서적을 다수 발견했다. 불법체류 중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타인 명의의 현금카드와 통장 등도 발견했다. 알누스라 전선은 2012년 IS로부터 자금과 인력, 군사장비 등을 지원받아 발족했다. 그러나 두 조직은 이념과 전략 차이로 이듬해 갈라섰고 알누스라 전선은 현재도 알카에다에 충성하며 아사드 정권 붕괴 투쟁에 시리아의 다른 반군 세력들과 협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위조여권으로 입국한 A씨는 체포 당시까지 국내에 체류해 제조업체 근로자로 생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올해 4월 북한산 산행을 하던 중 알누스라 전선의 깃발을 흔들며 이 단체를 지지하는 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달에는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알누스라 전선의 상징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사진을 촬영해 SNS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SNS에 프랑스 파리 테러와 관련한 애도 물결이 일어난 것에 "40만 명의 시리아 민간인이 사망했는데도 무반응인 반면 누구의 소행인지 특정되지 않았는데 프랑스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최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레반 전 지도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에게는 애도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엔 IS에 관심이 있었는데, 최근 알누스라 전선을 더 옹호하고 지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어떤 과정으로 테러단체에 관심을 두게 됐는지, 또 다른 공범이나 연계세력은 없는지 등에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인턴기자 mj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