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탄알 장착한 장시호…재판 증언 곳곳에 헛점, ‘폴리바긴’ 의혹

최순실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며 ‘특검 도우미’된 장시호, 설득력 떨어지는 증언

갑작스레 기억이 떠오르는 장시호, 주요 쟁점에 ‘물증’ 결여

제2의 태블릿PC 관련, 장씨 측 새로운 증언에 ‘석연치 않은 부분’ 상당해

한민철 기자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참석한 재판에서 장씨 측의 일부 증언에 심각한 결점이 발견됐다. 이는 장씨와 최씨가 지난해 서울지검에서 만나 나눴던 이야기, 장씨가 특검에 제출했던 제2의 태블릿PC 등에 관한 진술에서 밝혀졌다. 특히 특검이 지난 1월 최초로 발표했던 제2의 태블릿PC 관한 내용 중 이번 장시호씨의 증언에 의해 새롭게 밝혀진 내용이 있어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주간한국>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형사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서원(최순실) 뇌물수수 혐의 제4회 공판’에 참석해 재판 신문과 증언 내용 대부분을 꼼꼼히 기록했다. 이후 재판 중 오고간 특검 및 증인 그리고 피고인 측 발언을 되짚어 보며, 증인 장시호 씨의 증언에 대한 진위 여부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이모 최순실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시호씨는 이날 긴장된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휴정이 끝난 뒤 재판장에 들어오며 방청석 맨 앞자리에 앉은 지인으로 보이는 이에게 눈인사를 건낼 정도였다. 장씨는 여유로운 태도만큼 특검보 측의 신문에 머뭇거림 없이 증언을 이어나갔다.

특히 재판 초반 특검 측에서는 한국 동계스포츠 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가 지난 2015년 10월 2일, 삼성전자로부터 5억 5000만원의 후원금을 받게된 경위에 대해 최씨가 대통령에게 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하고 대통령이 삼성 측에 이를 요구해 이뤄진 것이라고 신문했다. 이에 장씨는 주저없이 “그 말이 맞다”고 답하며 특검 측 신문에 적극 협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렇게 증언을 이어나가던 중 향후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부분들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11월 18일 장시호씨는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의해 체포됐고,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때 검찰에서 장씨는 이미 한창 조사를 받고 있던 피고인 최순실씨를 한차례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 측에 따르면 당시 최순실씨는 검찰의 조사에 적극적 진술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의 언니인 최순득씨와 장씨를 만나 이야기를 할 시간을 준다면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2016년 12월 4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사람은 최순실씨의 담당 검사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장씨는 “저희 엄마(최순득)가 피고인(최순실)에게 ‘유진(장시호의 개명 전 이름)이가 무슨 죄가 있는가’라고 말했다”라며 “솔직히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잘 몰랐었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검사실에서 최씨를 만나자마자 무릎을 꿇고 울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최씨도 “네가 무슨 잘못이 있는가, 내가 한 것을 심부름 한 것 뿐인데”라며 “(담당 검사에게) 유진이는 언제 나갈 수 있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어지는 장씨의 증언에 최씨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검과 장씨 측 신문 내용에 따르면, 울음을 터트린 최씨는 담당 검사가 마주보는 앞에서 자신을 끌어 안고, 귓속말을 했다. 장씨는 처음에는 최씨가 귓속말을 통해 무엇을 말했는지 몰라, 최씨를 향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못 알아듣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후 장씨와 최씨 맞은 편에 앉아있던 담당 검사가 장시호씨의 혐의 사실에 대해 설명을 하자, 최씨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A4용지를 반으로 접어 담당 검사가 보이지 않는 종이면에 볼펜으로 무언가를 적고 지우고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장씨의 다리를 발로 차고 A4용지에 볼펜을 찍으면서 ‘종이를 보라’는 신호를 보냈고, 장씨가 종이를 통해 본 문구는 ‘삼성동’, ‘유연이’, ‘유치원’이었다.

이어 최씨가 담당 검사에게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해, 담당 검사가 손수 컵을 들어 검사실과 조사실 문 바로 옆에 있는 정수기로 향해 물을 받으러 갔다.

특검 측은 “당시 피고인이 A4용지에 또박또박 쓴 글자는 ‘삼성동 2층방’, ‘정유라 아들의 이름’, ‘유치원’이 맞는가”라고 신문했고, 장씨는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당시 장씨는 최씨가 쓴 삼성동 2층방의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다. 때문에 A4용지에 물음표를 표시했고, 최씨가 또 담당 검사에 물을 마시고 싶다고 이야기해 검사는 다시 정수기에 물을 받으러 갔다.

특검 측은 이때 최씨가 장씨를 끌어안아 귓속말로 “잘 들어, 삼성동 2층방에 돈이 있어. 열쇠는 방 과장에게 있어 유연이와 유X, 그 돈 가지고 키워”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냐고 신문했다.

이에 장씨는 “기억난다”고 답변했다. 방 과장은 최씨의 운전기사로 유연이는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 유X는 최씨 손자의 이름이었다.

그런데 최씨는 다시 담당 검사에게 장씨가 마실 물도 필요하다며 물을 한 잔 더 가져달라고 요청해, 검사는 또 정수기에 물을 받으러 갔다.

특검 측이 이때 최씨가 장씨에게 “삼성동 경비가 너를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을 열어 줄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냐고 묻자, 장씨는 “돈을 찾으러 갈 때 그렇게 말하라고 했다”라고 답변했다.

또 담당 검사 측이 장씨 형량 등에 대해 최씨에게 설명하고 있을 때, 최씨는 볼펜으로 A4용지에 ‘삼성동 2층방’, ‘방 과장 열쇠’, ‘경비’ 등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장시호씨는 “솔직히 대통령 삼성동 사저 2층에 돈이 있다고 한 것인지, 저의 사무실이 삼성동에 있었기 때문에 사무실 2층에 돈이 있다고 한 것인지 정확히 못 알아 들었었다”라고 증언했다.

특검 측이 “피고인이 말했던 삼성동 2층, 어디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신문하자, 장씨는 “저는 대통령 사저로 알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법조계 관계자 “장시호 증언 내용, 보통 검사실의 조사 풍경과 달라”

재판 휴정이 끝난 뒤 최씨와 최씨 변호인단은 특검 측과 장씨 간 오고간 12월 4일 최씨 담당 검사실에서에 대한 신문 내용에 대해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최순실씨는 자신이 장시호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와 정유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거나 종이에 써준 적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씨는 “이게 지금 진실게임 같은데, 언니(최순득)를 만날 때부터 거기에 검사뿐만 아니라 조사관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라며 “나는 증인(장시호)이 왜 체포됐고 검사실에 불려왔는지도 몰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씨는 재판 중 위증으로 의심되는 말을 했다. 최씨는 그날(12월 4일) 검사실에서 자신의 언니인 최순득 그리고 형부와 만난 뒤, 장시호씨와도 만나 같이 울었다고 발언했다.

이에 장씨는 “엄마(최순득)가 오신 날은 엄마만 만났고, 저랑 만난 날은 다른 날”이라고 반박했다.

물론 최씨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언니를 만난 같은 날, 증인도 나와 만났다”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장씨는 휴정 전 특검 측 신문에서 자신이 어떤 질문을 듣고 어떤 답변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하는 모양이었다.

특검 측 신문을 맡은 박주성 검사(39ㆍ사법연수원 32기)는 “증인(장시호)은 2016년 12월 4일 서울중앙지검에서 피고인(최순실)을 만난 장소는 피고인의 담당 검사실이었나”라고 물었고, 장시호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박 검사가 “피고인 앞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애원했는가”라고 질문하자, 장씨는 정확히 “저희 엄마가 피고인에게 ‘유진이가 무슨 죄가 있는가’라고 말씀하셨고, 제가 다음에 들어가서 그렇게 했다”라고 답변했다.

장시호씨의 증언에 따르면, 최순득씨와 최순실씨, 장시호씨는 12월 4일 검찰에서 만난 것이 사실이었고, “저랑 만난 날은 다른 날”이라는 휴정 후 장씨의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는 위증일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된 장시호의 증언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본지를 통해 특검과 장씨 간 신문 내용 일부를 접한 법률 시민단체 관계자는 “보통 검사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장씨의 증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법률단체 관계자는 “보통 같은 검사실에 두 명의 피의자에 대한 조사가 동시 이뤄질 때는 담당 검사 혼자만 조사에 참여하는 경우는 없다”라며 “특히 당시 아무리 조사가 늦은 시간까지 이뤄졌더라도, 국정농단 사태로 검찰 내외부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던 최순실과 장시호에 대해 수사관이나 직원도 없이 담당 검사 혼자만 조사에 참여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관과 일반 직원들도 있었을 검사실에서 피의자가 세 차례나 담당 검사에게 물을 떠오라고 요청해 이것을 검사가 물을 가져왔다는 것부터가 가능한가”라며 “검사 측 보는 눈이 있고 그리 넓지도 않은 검사실에서 피의자들 간 귓속말을 시도하고 종이를 접거나 종이에 수차례 무언가를 적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할 검사들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법조계와 정치계 관계자 일부는 당시 최씨가 장씨에게 대통령 사저였던 삼성동 2층 방에 있는 돈으로 정유라와 손자를 키워달라고 부탁했다는 발언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장씨가 특검 측에 유리한 발언을 하기 위해 이야기에 살을 덧붙이고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특검과 장씨 간 신문 내용에 대해 들은 법률전문가는 “장시호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당시 최순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보관한 돈을 단지 빼돌리라고만 한 것이 아니라, 정유라와 손자를 위해 쓰라고 했기 때문에 딸과 손자의 장래 생계가 염려됐던 것”이라며 “당시 정유라는 유럽에 은신해 있었지만 최씨 모녀가 보유하고 있던 해외 재산만도 수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경제적 문제는 없었는데, 검사에게 발각될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좁은 검사실에서 언제 풀려날지도 모르는 장시호에게 ‘불필요한 부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한 관계자는 “장시호의 말이 맞다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 최순실이 얼마든지 빼갈 수 있는 ‘공유 재산’이 있었다는 의미로 이는 특검이 향후 재판과정에서 명백히 입증하기를 원하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간 ‘경제적 공동체’라는 부분”이라며 “최순실과 장시호 사이에 이런 말이 정말 오고 갔는지 의견이 엇갈리고 누구 말이 맞는지 두 사람 외에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시호의 증언은 특검에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장시호가 공개한 제2의 태블릿PC, 스스로 밝힌 오류

이날 최씨 측 변호인들은 특검 측과 장시호씨 간 오고간 신문 중 또 다른 쟁점이 됐던 부분은 장씨가 지난 1월 5일 특검에 제출한 ‘제2의 태블릿PC’에 관한 내용이었다.

특검에 따르면, 최씨가 지난 2015년부터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 태블릿PC는 지난해 10월 JTBC에서 최씨의 태블릿PC 관련 최초 보도가 나간 직후, 독일에 있던 최씨가 장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삼성동 아파트에 있는 금고 안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해 줄 것을 지시했다.

이에 장씨는 방 과장으로부터 집과 금고 열쇠를 받아, 동계영재센터 직원 김씨 및 김씨의 남자친구와 함께 최씨 아파트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사람은 금고 안에서 최씨의 유언장과 여러 가지 서류 그리고 컴퓨터와 태블릿PC 한 대씩을 발견했다.

장씨는 “컴퓨터는 저희가 손을 댈 물건이 아닌 것 같아 놔뒀고, 태블릿PC는 새 것이라서 가지고 나왔다”라고 증언했다.

이후 장씨는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컴퓨터와 태블릿PC를 어떻게 처분할지 물어봤고, 최씨는 “알아서 하라”고 말해 자신의 아들에게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 태블릿PC를 특검 측에 제출한 경위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다수 있었다.

사실 장씨는 지난해 특검 17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특검 측으로부터 최씨의 삼성동 자택에서 태블릿PC 등을 가지고 나오는 자신의 모습이 담기 무인카메라에 녹화 영상을 봤다.

특검 측이 “가지고 나온 물건 중 통신기기가 있었냐”라고 묻자, 장씨는 “없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장씨는 변호인으로부터 특검 측 수사협조를 위해 태블릿PC를 제출하자는 제안을 들었고, 이를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언론에서도 이미 공개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장씨가 이날 기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자, 최씨 변호인 측의 반발을 샀다. 장씨가 최씨로부터 이 태블릿PC를 알아서 처분하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아들에게 준 것으로 전해졌지만, 사실 장씨 아들이 자신의 친구에게 이 태블릿PC를 다시 줬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장씨는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 이 태블릿PC를 자신의 아버지에게 설명해, 아들의 친구로부터 다시 되돌려 받아와 특검에 임의 제출했다고 증언했다.

물론 최씨 측 변호인들은 이 태블릿PC의 제출 경위에 대한 상당한 의문을 제기했고, 최씨 역시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장씨의 증언은 지난 1월 11일 특검 측이 해당 태블릿PC의 실물을 언론에 공개 및 발표한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제2의 태블릿PC가 삼성 갤럭시 탭 제품이며, 지난 2015년 7월부터 11월까지 사용된 것으로 분석한다고 발표했다.

이때 특검 측 발표에서는 태블릿PC가 최씨나 장씨가 아닌 장씨 아들의 친구에게 전달돼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특검 측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최씨는 해당 태블릿PC를 1년여간 사용하지 않았고,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1월까지 약 두 달 동안 이 기기의 주인이었던 장씨 아들의 친구는 해당 태블릿PC의 개통도 새롭게 하지 않고 기기에 저장돼 있던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말씀자료 등의 문서도 삭제하지도 않은 채 사용했다는 뜻이었다.

물론 제2의 태블릿PC에 대한 특검 수사결과 발표문에 따르면, 특검이 해당 태블릿PC를 장씨 측 변호인으로부터 임의제출 받았지만 암호가 걸려있었고 평소 최씨가 ‘L자’ 패턴의 암호를 자주 사용했다는 것을 떠올려 암호를 풀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장씨 아들의 친구는 암호를 풀지 못한 채 2개월 동안 그 기기를 방치하고 있었다면, 이 설명은 가능하지만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장씨는 최씨 변호인 측이 “진술이 왜 이렇게 오락가락하는가”라고 말하자, “사실만을 말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최씨가 영재센터 관련 반박 해명을 내놓자, “손바닥으로 하늘 좀 그만 가려라”라며 당당하게 소리쳤다.

그러나 최씨 측 변호인의 의견처럼 장씨는 갑작스럽게 뛰어난 기억력이 생기는 등 증언의 신빙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장씨는 최씨가 한남동 유엔빌리지를 대통령의 퇴임 후 살 곳으로 물색하면서, 또 다른 후보로 여러 집을 찍은 사진을 보관하고 있었고 이를 봤다고 증언했다. 이에 특검 측이 그 사진에는 어떤 집이 있었냐고 묻자, 장씨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휴정 후 재판에서 “얼마 전 뉴스에서 대통령이 이사 간다는 것을 봤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당시 사진들 중에 박근혜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가 있었던 것 같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지 약 2시간 후 이를 기억해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장시호의 주요 증언에는 최순실과 둘만이 진위를 알 수 있는 일 그리고 심증과 정황상 증거만 있고 물증은 없는 일이 상당하다”며 “재판 다음 날 언론에서는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사저에 최순실이 숨겨둔 거액의 돈이 있다는 것과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는 최순실이 골라준 것이라는 보도만 흘러나오니, 장씨의 증언으로 인해 여론이 특검 측에 더욱 기울 수밖에 없고 자칫 재판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장씨의 의도성 발언과 관련해 형량을 낮게 받는 조건으로 특검과 입을 맞추는 ‘폴리바긴’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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