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개요 1인 가구로 제한하고 조달 대상도 실질적 국한…”주거난 해결 힘들 것”
‘호텔만 개조해서 1명만 살 수 있게 한다’는 게 지적의 핵심이다. 주거난 완화에 실질적 기여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일각에선 “LH가 사업 실효성은 뒷전에 둔 채, 일을 쉽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한다.
法 “주택·준주택 외 ‘건축물’도 집으로 개조”
앞서 LH는 지난 1일 에 기자들을 초청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의 ‘리첸카운티 관광호텔’을 개조한 주택으로서, 지난달 말 입주가 시작된 곳이다. 10층 건물 내부의 면면을 살펴보니 공유 회의실과 작업실, 카페와 바비큐 시설 등이 갖춰져 있었고, 각 방에는 침대와 붙박이장 등 옵션이 설치돼 있었다. 다수가 우려했던 숙박시설 얹혀살기 따위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런 주거형태가 실은 깜짝 등장한 것은 아니다. 정부와 국회가 법으로써 일찍이 예고했던 바다. 지난 5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주택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유휴 오피스·상가 등까지 리모델링 등을 거쳐 매입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게 골자다. 지난 8월 4일 국회 본회의, 8월 11일 국무회의 문턱을 넘었고 10월 시행에 들어갔다.
해당 법안에서 개정이 이뤄진 부분은 한군데다. 기존 공공주택특별법 제43조제1항에 명시된 “주택으로서”란 말을 “건축물로서”로, “주택”을 “주택 등”으로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공공임대주택을 목적으로 한 LH 등의 매입 대상이 기존 주택과 준주택(오피스텔, 기숙사, 고시원)에서 비주택(호텔 등 숙박시설, 오피스, 상가)까지 확대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사실상 호텔만 개조 가능”
LH는 이달 초께 ‘2021년 용도변경 매입약정 방식 사업시행자 참여의향 조사 공지’ 소식을 알렸다. “제2, 제3의 을 조성하려는데 유휴시설 등 자산을 보유했거나, 건축물 리모델링 기획 등에 나설 사업자들을 모집한다”는 게 주요내용이다. 공문에 따르면 LH는 “자금 선지원 및 품질점검에만 일부 참여한다”고 한다.
LH는 심사와 선정 및 검사만 하겠다는 뜻인데, 업계에서 지적하는 사항은 따로 있다. LH는 해당 사업의 개요를 “1인용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 및 임대”라고 밝혔다. 사업 참여 자격에 대해서도 “1인 청년주거에 관심이 많은 업체”라고 게재하는 등, 비주택을 활용한 공공임대가 1인 주택에 제한될 것으로 예고했다.
대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의 배경이다. 현재 전세난을 겪는 상당수가 3~4인 가구란 점에 견줘 마땅한 공급이 이뤄지겠냐는 우려에서다. 특히 이 같은 비판은 을 공개했던 때에도 여럿 제기된 바 있다. 이 갖춘 인프라와 별도로, 1인 가구에만 적합한 구조는 주거난에 따르는 수요층을 흡수하기 역부족이란 시각이 많았다.
“편의 집행…공급 효력 적을 것”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법이 매입 대상의 외형을 비주택으로 확대했음에도 공급목표를 1인용 공공임대주택으로 한정하는 순간 조달목표 대상은 호텔 혹은 모텔로 한정된다”면서 “호텔 등 숙박시설은 격별과 호별 화장실이 있고 난방설치도 편해 인수자 입장에서 난이도가 낮아 사업이 비교적 쉬운 편인데 (LH가)그 쪽을 선택한 것 아니겠냐”고 물음을 던졌다.
LH는 법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LH 주거복지사업처 관계자는 “이 사업의 근간이 되는 법안 취지가 1인 가구 공급 확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1인 가구만 내놓는다고 해서 매입 대상을 호텔에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피스 등도 철거 후 신축 등을 통해 1인 가구로 개조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3~4인 가구는 별도대책을 통해 공급 예정”이라고도 부연했다.
LH가 이렇게 밝힌 데에는 정부의 구상도 일부 담겨있는 듯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법에 따른 관련 사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3~4인 가구 공급을 아예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각 건축물의 배관이나 주차장 조성 등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주로 1~2인 가구가 나오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단 이러한 설명에도 의문은 꼬리를 문다. 업계 관계자는 “철거 후 신축은 공급까지 수년이 걸려 오히려 신속 공급이란 측면의 취지에는 어긋난다”며 “법안 논의 단계 때에는 청년 1인 가구를 염두에 둔 설계가 있었을지라도, 현재는 전월세 대란이 당시보다 훨씬 심각해졌는데 꼭 1인 가구만 내놓겠다는 것은 소극적 발상이자 공급의 효력도 적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