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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위드 코로나’…추석이 전환점?

백신 접종률 80~90% 이상이면 ‘위드 코로나’ 가능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오는 10월 말까지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 고령층 90%, 성인층 8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2명)부터 벌써 두 달째 네 자릿수를 이어가면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결국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은 3단계인 현행 거리두기가 다음 달 5일까지 연장됐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달 12일부터 3번째 연장으로 8주간 4단계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방역 당국이 확진자 발생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를 관리하는데 집중하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단 백신 접종률이 고령층은 90% 이상, 성인층은 80% 이상이 돼야 한다는 기준도 포함돼 있다. 현재 해외에서는 영국과 싱가포르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상황이다.

확진자 폭증 속 위중증 환자 증가 추세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제는 독감 등의 다른 전염병처럼 일상에서 동행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국가가 많지 않아 정확한 개념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4단계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오후 6시 이후에는 백신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하면 4명까지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위드 코로나 전환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내 인구 70%가 1차 접종한 시점부터 위드 코로나를 고려할 수 있다”며 “빠르면 추석 연휴가 끝난 9월 말, 10월 초부터 준비·작업이 공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위드 코로나는 그동안 유지해온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방점을 둔 방역체계가 아닌 위중증 환자 관리에만 집중하는 다소 완화된 방역체계의 전환이다.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올라왔다고 보고 이제는 코로나19와의 공존 방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도 지난 2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올해 14번이나 이어진 방역조치 단계 연장과 지난달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제대로 장사를 하지 못해 궤멸적인 영업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위드 코로나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방역 체계를 위중증 환자 관리 위주로 전환하고 업종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책 수립, 고객 책임성 강화, 우수 방역 준수 업소 인센티브제 도입 등 방역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현재 소상공인 규제 위주의 방역정책은 그 효용성이 낮음이 증명된 만큼 이제는 영업시간·인원 제한을 과감히 철폐해 소상공인들에게 온전한 영업의 자유를 되돌려 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조치로 확진자 폭증이 그나마 억제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확진자 규모가 줄지 않으면서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위드 코로나를 검토할 예정이지만 상황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다음 달에는 추석 연휴도 있어 그 시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어야 한다.

위중증 환자는 결국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400명 이상으로 늘었기 때문에 사망자 증가 경향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방역 당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위해 아무리 늦어도 10월 말까지 고령층 90%, 성인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백신 접종률 높은 영국·싱가포르 ‘위드 코로나’ 전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염병과의 전쟁을 완전히 끝내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일부 국가에서는 확진자 집계를 중단하거나 사회·경제적 활동을 제한하지 않은 채 일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문가들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 체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의 경우 강력한 봉쇄 정책 이후 안정기를 맞이하면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추적과 격리 규모를 축소하고 집중 치료, 중증 환자수를 중심으로 관찰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확진자 수에 집중하고 있지만 싱가포르는 중증환자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물론 싱가포르가 상당히 빠른 시기에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은 백신 접종률이 8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코로나19 사망률이 확진자 대비 0.05% 수준이고 최근 사망자 대부분도 백신 미접종자로 나타나 백신 접종률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확진자 수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5인 이상 모임을 허용하고 백신 접종 후 현장 검사를 받으면 500인 이상 종교·체육·문화행사도 허용했다. 50명까지 모임은 검사를 받지 않고도 가능해진다. 또 증상이 가벼우면 원칙적으로 집에서 치료한다. 하지만 방역 규제는 여전히 엄격하다. 방역법 위반은 6개월 이하 징역이나 최고 1만 싱가포르 달러(87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처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영국의 상황은 아직 애매하다. 일단 위드 코로나를 시도한 이후 영국인 대부분이 예전 일상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률도 70%를 넘어선 상황이다.

문제는 여전히 하루 확진자가 3만 명에 육박한다는 데 있다. 게다가 모든 장소에 인파가 몰리고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어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률은 0.35%로 싱가포르에 비해서는 높지만 한국 사망률 0.97%보다는 낮다.

방역 당국의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와 영국의 공통점은 백신 접종률이 상당히 높고 확진자 수와 별개로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은 높은 백신 접종률이고 더 나아가 확진자 수가 많아졌을 때 중증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유지돼야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보건의료노조는 다음 달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의료 인력과 치료 시설 부족…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예고

국내에서는 최근 확진자 증가로 인한 위중증환자 증가와 치료 시설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당장 거리두기 완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 거리두기 4단계를 두 달 가까이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인구 이동량이 줄어들지 않는 등 거리두기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한국도 목표한 백신 접종률을 달성할 때까지 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 또는 보완하면서 위중증 악화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료체계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세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특히 지난 13일 위중증환자와 중증환자 치료 병상 확보를 위한 정부의 ‘병상확보 행정명령’ 조치는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준-중환자 병상은 추가로 총 431개를 확보했고 가동률도 60% 이상 유지하고 있지만 수도권의 경우 병상 추가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중환자 병상의 경우 총 810개만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러한 행정명령과 병상 확보가 꾸준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전문 의료인력의 추가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 일반 기존 질환자의 진료는 물론 중증환자에게 병상 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추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공공의료와 의료인력 확충을 촉구하며 총파업 참여를 예고한 것도 이 같은 우려감에서 비롯됐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지난 26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10%도 안 되는 공공의료, 부족한 의료 인력,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며 “코로나19 영웅들에게 충분한 인력 확충과 처우개선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민노총 산하 보건의료산업노조 전국 136개 의료기관 조합원들은 지난 17일 노동위원회에 역대 최대 규모의 동시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다음 달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에는 전국 130여 개 의료기관 노조원 6만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국립중앙의료원과 주요 대학병원 등이 포함돼 있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우리는 정부가 쏟아내는 공공의료 강화 정책, 보건의료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약속이 말뿐이고 현장에서 하나도 진전되지 않아 분노하고 있다”면서 “인력 부족, 업무량 폭증,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의료인력 탈진 및 이탈이 속출함에도 끝을 알 수 없는 희생과 헌신만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드 코로나 성공하려면 ‘18~49세 접종률’이 마지막 퍼즐

이미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함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위드 코로나 방식의 방역체계 전환이 필요하며 보건의료 인력과 관련한 대안 등이 조속히 준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공공의료TF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신종감염병 의료대응의 현실과 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과학적인 평가에 의해 비용 효율적인 방역과 의료대응을 해야 한다”며 “팬데믹 상황에서 모든 사람을 입원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제는 의료 대응 역량을 높일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입원은 막고 꼭 입원이 필요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소프트웨어까지 갖추는 것이 의료대응 역량 강화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투입되는 의료 인력에 있어서도 건강한 사람 10명보다는 고위험군 한 두 명의 감염을 막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사망자는 중증환자에서 나오며 중증환자와 경증환자의 의료자원 소모량은 차이가 크다. 중증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고 중증환자 한 명을 줄이는 것에 경증환자 수십을 줄이는 것과 비슷한 의료절약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목표로 삼은 추석 연휴가 끝난 시점부터 위드 코로나 방역체계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추석 연휴 전까지 국민의 70%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오는 10월 2차 접종까지 끝내려면 더 많은 청장년층의 접종 참여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 26일 자정 기준 국내 1차 누적 접종자는 총 2707만 6636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52.7% 수준이다. 추석 전 누적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려면 892만 3364명이 추가로 접종을 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접종 속도를 감안하면 추석 전까지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예약률이 다소 저조한 18∼49세 연령층의 접종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들 연령대 접종률 확대가 마지막 퍼즐로 남은 것이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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