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vs 김현철 (경남 거제시)장관출신 한나라 중진과 YS차남 맞대결

[2004 총선 열전지대] '아버지의 이름' 과연 통할까?
김기춘 vs 김현철 (경남 거제시)
장관출신 한나라 중진과 YS차남 맞대결


경남 거제시의 선거구도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의 텃밭이지만 부산발 노풍(盧風)의 세기에 따라 기존 판도가 달라질 수 있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또한 대우· 삼성 조선에 근무하는 외지(주로 호남) 노동자가 많아 민노당 후보의 돌풍도 예상된다.

그러나 지역의 대체적인 판세는 김기춘 한나라당 의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거제미래발전연구소 소장의 승부가 유력한 가운데 민노당 나양주 지구당 위원장, 열린우리당 장상훈 지구당 창당위원장이 다크호스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기춘(왼쪽), 김현철

“YS영향력 힘 못쓸 것”

김기춘 의원은 그동안 YS· 김현철씨와의 관계로 ‘전국구설’, ‘경남지사 출마설’ 등이 있었지만 최근 김현철씨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홀가분해진 분위기다. 김 의원측 관계자는 “당에서 경남지역 국회의원 30% 이상을 교체한다고 선언했지만, 김 의원에 미칠 파급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공천을 자신했다.

김 의원 측근들은 김현철씨 출마와 관련,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이 양자 구도가 되든 다자구도가 되든 3선 의원이 되는데 문제 없다”고 말한다. YS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나이 든 분들에게 다소 효과가 있을 지 모르나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측 총선 전략은 크게 두가지. 원칙과 정도를 걷는 ‘깨끗한’ 정치인이란 점을 부각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힘있는 3선의원을 통한 지역개발론"을 내세우며, 기존의 읍·면·동 의정보고회에서 마을단위별로 저인망식 의정보고회를 이미 마친 상태다. 지난 15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현철 소장은 “김기춘 의원이 (한나라당)공천 신청을 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선언한 바 있다”며 ‘간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거제에 연구소(미래발전연구소)를 세우고 본격적인 선거준비에 나섰던 김 소장은 YS의 상도동 자택을 오가면서 거제지역 각종 행사 챙기기, 태풍 ‘매미’ 수해복구 등에 나서면서 지역정서를 달래기에 나섰다. “초기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지역민심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직접 사람들을 접하다보니 주민들 생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김 소장은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부친 지역구 계승 당연한 것”

그는 YS에 이어 정치를 세습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외국의 예에서 보듯 정치가의 집안에서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부친의 지역구를 물려받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측근은 “’Y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새거제포럼’ 등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16대때 출마한 김한표 전 경찰서장, 조상도 전 거제시장, 서영칠 전 거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도 가세한다.

YS의 행보도 선거의 변수로 YS는 지난해 4차례 거제를 방문, 김 소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역에서는 YS의 ‘반사 효과’를 놓고 견해가 갈리고 있긴 한데, 예전 같지는 않지만 영향력은 남아있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김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 논란과 관련, 김 소장의 측근은 "그 문제는 김 소장이 언급할 부분이 아니다"고 말해 ‘안풍(安風)’이 김 소장에게 부담이 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4-01-28 20:43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