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을 주목한다⑦]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비례대표>


■ 약력 : 경기 파주 출생(59년), 서울대 사범대(역사학과), 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장,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쟁의ㆍ조직국장, 민주노동당 대의원ㆍ중앙위원, 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86년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결성한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의 동지들이 하나 둘 떠나갈 때 한 여성 동지에게 “노동자 정당이 건설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전망 없는 활동 그만하고 이제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민중당으로 함께 가자고 했다. 그러나 그 여성 동지는 “내 길을 가겠다”며 제의를 거절하고 더 깊이 노동현장으로 들어갔다. 십수년이 지나 그 여성 동지는 노동자 정당을 상징되는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당히 국회에 입성했다. 노동현장의 ‘맏언니’로 통하던 심상정 의원이다.

심 의원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83년 대우어패럴 미싱사로 위장취업한 뒤 85년 구로공단 10개 공장 2500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했다. 이 파업은 당시 모든 신문의 1면을 차지했고 심 의원은 배후 주모자로 500만원의 현상금이 걸렸다. 그러나 이 파업을 계기로 노동운동권은 정권이 정한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뛰어넘어 광범위한 노동조직을 시도할 수 있게 됐고,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지향하는 서노련 결성으로 이어졌다. 이후 심 의원은 같은 당 단병호 의원과 함께 민주노총의 토대가 된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를 만들어 쟁의ㆍ조직국장을 역임했고, 대기업 남성 노동자들 중심의 전국금속노조에서 사무처장을 지냈다

심 의원은 25년의 노동운동 하다 국회에 입성한 것에 대해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은 역사적 전환점”이라면서 “국회에 진출한 사람은 소수고 입법 활동에서도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렵겠지만 수구 보수세력의 담합구조로 돼 있는 국회 안에서 노동자·민중의 ‘스피커’를 확보하게 됐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그동안 노동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체감했던 빈부격차를 비롯한 사회문제 해결을 열망하는 노동자와 서민들의 바램을 대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기본권 보장, 농업시장 개방 반대와 민족농업 사수, 도시빈민의 생존권 보장 , 부유세 도입 등 기성 정당과 차별화된 정책을 추진하고 아울러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정치, 정책정당을 지향하는 명실상부한 정치활동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 "빈부격차 해소에 주력하겠다"

심 의원은 10석이라는 소수정당의 한계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10석은 전체 의석의 30분의 1에 불과해 독자적 힘으로 정책을 실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보수정치권을 감시하는 국민의 눈이 되기에는 충분하다”며 “서민을 비롯한 국민의 지지를 받고 평등과 자주라는 사회발전 방향에 걸맞은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기존 정치세력도 호응할 수 밖에 없게 해나간다면 소수 의석으로도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국회 재경위에 배정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당이 주력해온 부유세의 정신을 발전시키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면서 서민을 괴롭히는 신용불량자 문제 등 민생문제 해결, 성장중심의 경제정책 방향 재검토, 초국적 투기자본의 전횡을 제한하는 문제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4-06-08 14:51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