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전통문화를 만나고별 헤는 밤 꿈을 키운다자녀와 함께 기초과학 탐구·농촌체험·천문대 나들이

[건강한 여름나기] 기억에 남을 여름방학 보내기
과학과 전통문화를 만나고
별 헤는 밤 꿈을 키운다
자녀와 함께 기초과학 탐구·농촌체험·천문대 나들이


‘집 나서면 고생.’ 지금처럼 이 말이 실감나는 때도 없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학원으로만 내몰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난감할 따름이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가뿐하게 다녀올 수 있는, 그렇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몇 군데를 소개한다.


◆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2004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남극체험관.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줄지어 서 있다.

초등학생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7월 30일부터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과 인근 대덕연구단지에서 ‘소통과 조화’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국내 최대의 과학 축제,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2004’를 눈 여겨 볼만 하다. 과학 두뇌의 집결지인 카이스트를 비롯, 대덕단지 연구소 14개가 직접 참여하여 기초 과학의 재미를 다양한 형태로 풀어 준다. 특히 스페인, 벨기에, 독일, 중국 등의 국제 과학 교류전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어른들도 함께 참여하기에 손색 없는 축제다.

대주제 아래에 퓨처 월드(future world), 휴먼 테크놀러지(human technology),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사이언스 팬터지 (science fantasy), 베이식 사이언스(basic science)라는 다섯 개의 테마로 나뉘어 여러 프로그램들이 준비 돼 있다.

인간과 과학 기술의 조화를 보여주는 ‘휴먼테크놀로지’ 에서는 우리 생활 속의 여러가지 과학 기술을 체험하며 유전자와 눈, 음성, 지문 등 신체의 신비로움을 과학적으로 풀어준다. ‘커뮤니케이션’ 존에서는 미래형 디지털 홈 네트워킹을 중심으로 차세대 멀티미디어 이동 통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동간 화상 전화와 모바일 인터넷,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대표적인 대형 생쥐, 남극을 직접 느껴 볼 수 있게 얼음으로 만든 개와 개집, 미끄럼틀과 의자 등이 준비된 ‘남극체험관’ 등이 무더위의 반사 효과를 톡톡히 본다. 철도청과 연계한 ‘사이언스 관광열차’를 이용하면 더욱 편안한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042-866-5114)


◆ 한여름 밤의 별축제 (천문대탐방)

별을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고 했다. 가슴 속 깊은 곳에 비치는 별빛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기억을 심어 준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 더위는 떨쳐 버리고 추억은 한 페이지 더 늘릴 수 있는 서울 근교의 천문대들을 모았다. 대부분의 천문대가 숙박 시설을 갖추고 패키지 형대로 운영되고 있다. 가격은 1인 3~4만원 선.

△코스모피아 천문대 : 아마추어 천체 전문가가 세운 천문대로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 나들이 하듯 1박 2일 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울창한 명지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어, 별을 본 이튿날이면 아름다운 자연 풍광에 또 놀라게 된다. 야외수영장까지 갖춰 피서지로 제격. 경기 가평군 하면(031-585-0482;cosmopia.co.kr)

△중미산 천문대 : 가평 중미산 휴양림에 들어선 천문대다. '오픈 하우스'라는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연인과의 데이트코스로도 인기 있는 곳. 콘도식 민박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로 숙식을 해결하며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다. 8월 중순부터는 인근의 한화콘도와 연계한 상품도 준비중이다. 경기 양평 옥천면(031-771-0306 ; www.sejongobs.co.kr)

△세종천문대 : 경기 여주의 여주청소년수련원내에 위치한 천문대. 비가 와도 실내 교육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1박 3식에 이튿날 래프팅까지 포함한 가격이 1인당 4만원. 경기 여주 강천면(031-886-2200;sejongobs.co.kr)

△안성천문대 : 민간천문대로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천문대. 탄탄한 강사진과 함께 중대형 고성능 망원 장비들을 갖춘 곳이다. 밤에는 별을, 낮에는 태양의 흑점을 관측할 수 있다. 경기 안성 / 문의:031-677-2245


◆ 농촌체험마을(farm-stay)

천문대에서 별자리를 관측하는 학생들과 경기도 여주 주록마을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에서 떡뫼 치는 시범을 보이는 동네 어른.

쌀이 ‘쌀나무’에 열린다고 믿는 자녀라면 방학 때 꼭 한 번 데리고 가 봐야 할 곳이다. 농림부가 2002년부터 지정한 전국의 100여개의 녹색농촌체험 마을은 도시의 아이들에게 풋풋한 풀내음과 흙내음으로 농촌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볏가리 마을 :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충남 태안 반도에 위치한 농촌과 어촌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마을이다. 육지에서는 미꾸라지 잡기 체험과 오리 농군 보내기(오리 이용 생태 영농법)을, 바닷가에서는 염전과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다. 또 볏가리 마을 인근에는 해변가 절벽에 터널처럼 구멍이 뚫린 신기한 구멍바위가 있다. 구멍을 통과하면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기도 하다.(011-9635-9356;byutgari.go2vil.org)

△주록마을 :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에 자리잡아 경기도 속의 산골마을이라 불릴 만큼 산으로 둘러 쌓인 마을이다. 빙어와 가재 등 1급수 생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청정 마을. 주변에는 금사저수지와 최시형 묘소, 명성황후생가, 세종대왕릉 등 문화재가 어우러져 문화 탐방까지 겸할 수 있다. 8월 22일까지는 방문하는 손님들에 한해 옥수수와 고구마를 따고 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농사 체험과 떡메치기 체험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 낮에는 깨끗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031-884-6554;julokfarm.com)

이 밖에도 전국에 걸쳐 분포해 있는 농촌 체험 마을은 www.greentour.or.kr로 가면 자세히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체험 마을들이 개별 홈 페이지를 구축해 놓고 있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 도심문화기행(등잔 밑 문화기행)

무조건 멀리 가야 한다는 편견은 버릴 일이다. 정말 등잔 밑이 어둡다. 시내만 하더라도 재미와 유익함이 함께 있는 장소가 많다. 집을 나서고는 싶지만 사정의 여의치 않다면 다음에 소개하는 곳을 찾아도 전혀 손색 없는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남산식물원 : 서울 시내에 이런 식물원이 언제부터 있었냐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한적한 소나무숲, 황톳길, 대나무 숲길 등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야생화 단지, 생태 연못이 갖춰져 있고, 더 안으로 들면 미니 동물원(02-753-2651)이 있다. 사전에 꼼꼼히 시간 체크를 한 뒤, 서울예술대 옆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센터의 ‘만화의 집(02-3455-8351)’에 들르는 것도 좋다.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읽을 수 있는 만화로 가득한 곳이다.

△삼청동 : 경복궁 민속박물관 맞은편 길에 있는 미술관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정독도서관을 만난다. 이 도서관(서울교육사료관)에는 소풍을 테마로 부모 세대의 먹거리와 가방, 물통 등을 전시 중이다. 소풍에 대한 추억을 나누며 세대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02-736-2859)

정민승


입력시간 : 2004-08-05 12:02


정민승 prufroc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