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자원'을 캔다해외 유전·가스전·광물 등 개발 앞장, 경제도약 새 선봉
[종합상사 다시 뛴다·中] 자원개발 성장동력 '자원'을 캔다 해외 유전·가스전·광물 등 개발 앞장, 경제도약 새 선봉 지구촌은 현재 자원(資源) 전쟁이 한창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경제 4강국) 국가들의 급속한 경제 발전이 주된 원인이다.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이들 국가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세계 각국의 자원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 전쟁이 전 세계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나다.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원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은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대외 자원 의존형 국가들의 경우 국제 원자재 가격 동향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외부 요인이라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원 전쟁 시대가 종합상사들로 하여금 다시 깃발을 높이 들게 만들었다. ‘수출 입국’의 첨병에다 ‘자원 입국’의 선봉대라는 명찰을 하나 더 붙인 것이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미얀마의 북서부 해상 A-1광구. 대우인터내셔널의 꿈이 가득 담긴 곳이다. 지난해 1월 이 곳으로부터 양질의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됐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자원개발사업에 역량 집중 A-1광구는 상업 생산에 돌입하는 2009년부터 20년 동안 연 평균 최대 1,500억원 어치의 가스를 토해낼 것으로 보인다. 총 가치 3조원의 대박인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A-1 가스전 사업의 의의는 국내 회사가 메이저 지분(60%)을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첫 사례라는 점”이라며 “수익성도 여타 자원개발 사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 측은 에너지ㆍ광물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얀마 외에도 페루 오만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서 생산 및 탐사 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현재 상업 생산 중인 페루의 육상 유전 사업과 오만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은 이미 투자 자금을 회수했고 앞으로는 장기적인 고 배당이 예상되고 있다. 중동 지역을 주로 공략 중인 현대종합상사는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자원개발로 챙긴 배당 수익은 모두 245억원에 이른다. 예멘의 마리브 유전, 오만ㆍ카타르의 LNG 사업 등이 주 수입원이다. 최근 예멘에서 벌이는 LNG 프로젝트(연간 690만톤 규모)가 성사되면서 자원개발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현대 측은 이 프로젝트에 6%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앞으로 20년 이상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업이 본격화했을 때 연간 배당 수익 기대치는 600억원에 이른다. LG상사는 다채로운 자원개발 포트폴리오가 눈길을 끈다. 사업 지역이 지구촌 곳곳에 걸쳐 있고, 원유 가스 석탄 구리 등 개발 품목도 여러 가지다. 오만 부카 유전과 베트남 11-2 광구는 원유, 카타르 LNG 가스전은 가스, 호주 엔샴 탄광과 러시아 에렐 탄광은 유연탄 등이다. 대부분 지분 참여 형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오만 부카 유전과 카타르 LNG 가스전에서는 지난해 기준 각각 720만 달러와 338만 달러의 배당을 받았다. 엔샴 탄광과 에렐 탄광에서 생산된 유연탄은 국내에서 사용할 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지로 수출도 하고 있다. LG상사는 앞으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으로의 신규 진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초에는 카자흐스탄 공화국 알마티에 지사를 신설, 투자 대상을 적극적으로 물색 중이다. 금병주 사장은 “유망한 프로젝트는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주도권을 잡겠다”고 수시로 밝히고 있는 터라, LG상사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삼성물산의 자원개발 사업도 유전과 가스전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재로선 1998년부터 원유 상업 생산에 들어간 알제리 이사우안 광구, 국내 기업들과 함께 지분 참여한 오만 및 카타르 LNG 사업이 주 수익원이다. 세 곳에서 얻은 배당 수익은 지난해만 1,800만 달러에 이른다.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나란히 30.8%의 지분율로 개발 중인 중국 마황산 광구 유전도 관심사다. 올 하반기부터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 중국에서 원유 상업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 삼성물산은 향후로도 중국 중동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의 자원개발 사업은 광물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석유개발의 경우 한 식구인 SK㈜가 세계 곳곳에서 큰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현재 호주 와이옹 유연탄 프로젝트에 4.25%의 지분을 갖고 참여 중이다. 13억 톤의 매장량을 가진 와이옹 광구는 연간 500만 톤 규모를 생산할 경우 약 42년 동안 채광할 수 있는 대규모 광구다. SK네트웍스가 향후 진출을 검토 중인 지역은 중앙아시아 남미 호주 등이다. 특히 천연자원이 풍부한 데 비해 재정ㆍ인프라ㆍ기술 등이 부족한 중앙아시아 지역은 전략적 공략 대상이다.
범 산업계 차원의 자원개발 추진 전경련의 대책에는 종합상사 등을 포함한 해외 자원개발 컨소시엄 구성 방안도 들어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종합상사가 가진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와 사업 조직력은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서도 유효하다”며 “마케팅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개발 이후의 판로 개척 역시 수월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원 안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지금, 종합상사의 역할이 다시금 주목된다.
입력시간 : 2005-05-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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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