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5점 포석… 체력·조직력 발휘가 관건

주사위는 던져졌다.

4강 신화재현을 꿈꾸는 태극전사들이 운명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승 상대인 토고와 세계최강 프랑스, 복병 스위스와의 G조 조별예선 경기에서 “승점 5점을 얻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1라운드 목표”라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최소 1승2무 이상으로 16강에 진출하겠다는 포석이다. 축구팬들도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과 맞붙을 상대팀들에 대한 최근까지의 전력분석과 놓쳐서는 안 될 ‘빅 매치’ 등 개막을 눈앞에 둔 독일월드컵을 살펴본다.

토고, 반드시 잡아야

1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는 반드시 잡아야 할 팀이다. 이 경기 승패에 따라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이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고는 아프리카 예선에서 세네갈과 잠비아를 꺾고 7승2무1패로 조예선 1위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했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32개국 가운데 최약체로 꼽히지만,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가 살아날 경우 무시 못할 상대다.

간판선수는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스트라이커 엠마누엘 아데바요르. 아프리카 지역예선 10경기에서 무려 11골을 터트리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가장 큰 약점은 아데바요르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것. 오른쪽 윙백인 투레의 공격가담도 경계 대상이다.

세계 최강 프랑스, 비기면 대성공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앙리와 세리에A에서 득점 2위에 오른 트레제게가 이끄는 투톱은 세계 최강이다. 여기에 지브릴 시세와 윌토르까지 가세해 막강한 공격라인을 갖췄다.

세계최고 미드필더로 불리는 지네딘 지단과 말루다, 마케렐레, 비에이라가 버틴 중원도 빈틈이 없다. 최근 끝난 멕시코전(1-0), 덴마크전(2-0)에서도 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단과 튀랑(이상 34세), 골키퍼 바르테즈(35세) 그리고 마케렐레, 도라소(이상 33세) 등 서른을 넘긴 선수가 많은 것이 약점으로 한국은 후반에 승부수를 띄울 만하다.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체력전을 펼치고, 좌우측의 빠른 공격수를 활용한다면 못 무너뜨릴 상대도 아니다. 19일 오전 4시에 맞붙는다.

16강 진출 분수령 스위스전

24일 오전 4시. 한국의 16강 진출을 가늠하는 마지막 파트너다.

스위스는 유럽 4조 예선에서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후 플레이오프에서 터키를 꺾고 본선에 합류했다. 조별 예선에서 프랑스와 두 차례나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4승6무로 한 경기도 지지않은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했다.

예선에서 7골을 터트린 간판스타 알렉산더 프라이는 프랑스리그 2003~2004 시즌과 2004~2005 시즌 연속 20골을 기록할 정도로 탁월한 득점력을 가지고 있다.

강한 압박과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전진 패스, 빠른 공격으로 경기를 지배한다. 오버래핑(공격가담)이 잦은 포백라인의 허점을 노릴 만하다. 스위스는 최근 강팀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기기도 했다.

'빅3' 빅 매치
▲ 스웨덴-잉글랜드 (B조ㆍ21일 오전 4시ㆍ쾰른)

2002년에 이어 또 한 조에 편성됐다. B조 2위팀은 16강전에서 껄끄러운 상대인 개최국 독일과 만날 가능성이 크기에 두 팀 모두 조 1위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바이킹 징크스'에 시달려온 잉글랜드로서는 축구 종가의 자존심이 달렸다. 잉글랜드를 이끄는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스웨덴 출신인 것도 아이러니.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스웨덴을 꺾지 못했다.

데이비드 베컴, 프랭크 램퍼드, 스티븐 제라드, 마이클 오언(이상 잉글랜드) 대 이브라히모비치, 헨릭 라르손, 프레데릭 융베리(이상 스웨덴)의 양국 스타 대결도 볼 만하다.

▲ 아르헨티나-네덜란드 (C조ㆍ22일 오전 4시ㆍ프랑크푸르트)

조별 리그 최고의 빅 매치.

FIFA랭킹 3위 네덜란드가 시드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조 추첨을 통해 아르헨티나와 한 조가 됐다. 특히 4년 전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죽음의 F조에 속해 예선 탈락했던 아르헨티나로서는 반복된 불운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는 2002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망신을 당했기에 이번 월드컵에 대한 의욕이 더욱 크다.

아르헨티나는 197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98년 프랑스월드컵 8강전에서는 네덜란드가 2-1로 이겨 설욕했다.

▲ 이탈리아-체코 (E조ㆍ22일 오후 11시ㆍ함부르크)

체코는 지역예선 14경기에서 모두 37골을 작렬해 유럽 예선 출전국 중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빗장수비)'로 잘 알려진 세계 최고 수비팀이다. 창과 방패의 대결인 셈이다.

이탈리아와 체코는 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도 같은 조에 편성된 적이 있다. 당시 이탈리아에게 0-2로 완패한 체코로서는 16년 만의 설욕 기회이며 최근 맞대결에서 체코는 2승1무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독일월드컵 상식

▲ 공인구, 팀가이스트

독일월드컵 공인구의 이름은 '팀가이스트(Teamgeist)'로 '팀 정신(Team Spirit)'을 뜻하는 독일어다. 화려한 개인기보다 팀 정신을 중시하는 주최국 독일의 축구전통을 담고 있다. 메인 색상 역시 독일 대표팀의 대표색인 검정과 흰색을 택했다.

기존 32개이던 가죽조각 수를 14개로 줄였다. 가죽 조각 사이의 이음새를 줄여 완벽한 구의 모양을 갖추려는 의도다. 그만큼 공의 정확도가 높아졌고, 공의 움직임을 좀 더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방수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해 수중 경기에서도 공의 무게가 거의 늘지 않게 했다. 공 둘레는 69.00~69.25cm, 무게는 441~449g.

▲ 마스코트

마스코트는 수사자를 본뜬 골레오 6(Goleo Ⅵ).

아빠 사자가 아들 사자의 축구경기를 보고 '고! 레오(Go! Leo)'를 외치는 것에서 음을 따왔다. 레오는 별자리에서 사자자리를 뜻한다. 6은 특별한 의미없이 마스코트가 입고 있는 유니폼 등번호가 6번이기 때문에 붙였다.




월드컵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