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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골프 천재들과 흥행 효과


최근(11월15~18일)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 시가야리조트에서는 던롭피닉스토너먼트가 열렸다. 총상금 2억엔으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권위가 있는 대회다.

지난 74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34회째가 거행됐다.

역대 우승자의 면면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2004년과 2005년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연속 정상에 올랐고 토마스 비욘, 데이비드 듀발, 톰 왓슨, 세베 바예스테로스 등 세계적 스타들이 역대 우승자 명부에 이름이 올라 있을 정도다.

금년 대회에는 비록 타이거 우즈는 불참했지만 디펜딩 챔피언인 파드레이그 헤더링턴을 비롯, 이안 폴터, 루크 도널드, 헨릭 스텐손, 팀 클락 등 세계 정상급에 있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올시즌 코리언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김경태도 초청을 받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 대회의 주인공은 헤더링턴도, 새로운 챔피언에 오른 이안 폴터도 아니었다.

이시가와 료

다름 아닌 홍안의 소년 이시가와 료(16)였다. 이시가와는 지난 5월 JGTO 먼싱웨어오픈KSB컵에서 우승해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천재 소년 골퍼다. 15년8개월의 나이에 성인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었다. 더욱이 일본투어는 미PGA투어, 유러피언투어와 함께 세계 3대 투어로 평가되는 큰 무대다.

이시가와는 어린 나이와 작은 체구(171cm, 64kg)에도 불구하고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에 이를 만큼 폭발적인 장타를 구사한다. 아이돌 스타를 연상시키는 곱상한 외모를 지녔다. 플레이 스타일은 거침이 없는 공격형이다.

스타 부재에 시달리는 일본 골프계 입장에선 ‘3박자’를 갖춘 ‘슈퍼스타 후보’의 탄생에 잔뜩 고무될 만하다. 지난 33년간 단 한차례도 아마추어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던 던롭 피닉스토너먼트 주최측이 이례적으로 이시가와를 특별 초청한 것도 어떤 면에선 당연하다.

한국의 김경태와 한 조를 이뤄 1, 2라운드를 치를 때는 무려 2,000 명에 가까운 갤러리들이 따라 다녀 경기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이븐파로 거뜬히 컷오프를 통과한 이시가와는 결국 4오버파 284타의 성적으로 공동 34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그의 장래성과 천재성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30개 이상의 대회가 치러질 정도로 호황을 누렸었다. 그러나 한국의 최경주와 같은 마루야마 시게키의 미PGA투어 진출 이후 가타야마 신고 등 몇몇 선수 외에는 이렇다 할 스타의 부재로 인해 악화일로를 걸어 왔다. 올해는 불과 24개의 대회만을 치렀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시가와 료와 같은 천재 소년의 탄생은 일본으로선 구세주와도 같다. 이런 분위기를 반증하듯 내년도 일본투어는 27개로 늘어날 전망이기도 하다.

국내 프로골프계는 올해 김경태라는 ‘괴물 신인’의 등장으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김경태는 프로 데뷔전이었던 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곧이어 벌어진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잇달아 석권했다.



김경태


신인 선수의 데뷔전 우승은 물론 개막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한국프로골프사상 처음이다. 김경태는 올시즌 3승과 함께 개인상금 5억 원 시대를 처음으로 열기도 했다. 김경태의 등장은 올시즌 내내 국내 골프계의 화두였고 흥행을 주도한 ‘블루 칩’이었다.

우리는 10년 전, 한국골프사의 ‘획기적인 사건’을 경험한 바 있다. 바로 박세리의 등장이었다. 98년 그녀가 미LPGA투어를 석권함으로써 ‘귀족 스포츠’가 단숨에 ‘대중 스포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국골프를 30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박세리 신화’가 지금의 김경태, 신지애를 만들어 내듯 천재는 또 다른 천재의 탄생을 이끌고 이는 곧 특정 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주도한다.

물론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채 피지 못하고 스러져 간 수많은 천재들을 목격한 바 있다.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상황에서 쏟아지는 지나친 관심과 물질적 풍요가 역효과를 낳아 몰락의 길로 인도한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천재, 전도가 양양한 유망주의 등장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한국 골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박세리, 최경주의 뒤를 잇는 ‘역사의 창조자’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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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1/28 15:06




박호윤 ㈜한국프로골프투어 마케팅 부장 phy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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