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지난 3일과 4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대상 시상식이 잇달아 열렸다. 국내 남녀프로골프 대회를 관장하고 있는 두 협회의 대상 시상식은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연중 최고, 최대의 행사다.

먼저 3일 열린 KLPGA 대상 시상식은 올시즌 무려 9개 대회를 휩쓰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우며 상금 6억 원을 훌쩍 넘긴 신지애의 독무대였다. 신지애는 상금, 다승 외에도 평균타수(70.02타)에서도 단연 1위에 오르며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안았다.

신지애가 올해 올린 대부분의 기록은 KLPGA투어의 역사를 새로 쓸만한 대단한 것들이지만 그 중에 특히 평가할 것은 우승 확률과 톱10 진입율이다. 신지애는 올시즌 18개의 대회에 출전해 9승(우승확률 50%)을 올렸을 뿐 아니라 출전한 전 대회에서 톱10 안에 들었다. 톱10율 100%라는 것은 최정상급 선수조차도 컷오프 탈락이 흔한 골프의 특성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기록이다. 수준차가 있긴 하나 타이거 우즈도, 아니카 소렌스탐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대상 시상식에서는 또 하나의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알려진 것처럼 미LPGA투어와 세계골프연맹 명예의 전당에 각각 헌액된 박세리 선수가 KLPGA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구옥희에 이어 두번째다.

다음날 개최된 KPGA대상 시상식은 올해 국내 프로골프계가 낳은 또 한 명의 슈퍼스타인 김경태가 단연 주인공이었다. 김경태는 올해가 루키 시즌임에도 쟁쟁한 선배들을 뒤로 한 채 200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개막전(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 이은 GS칼텍스 매경오픈 연속 우승의 기염을 토할 때는 골프계에 ‘김경태 신드롬’이란 말이 생겼을 정도였다.

그는 국내 남자프로골프사상 처음으로 상금 4억원 시대를 열었고 최우수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한 역대 첫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이미 세계화에 성공한 여자프로골프에 비해 다소 관심이 덜했던 남자골프를 흥행의 중심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는 올해 미PGA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한국골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최경주 선수에게 해외 특별상을 수여하고 격려했다.

이 두 가지 큰 행사에는 국내 골프 관계자 수 백명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하며 한 시즌을 되돌아 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거의 같은 시기, 미국과 일본에서는 내년 시즌 투어에서 활약할 선수를 뽑는 퀄리파잉 스쿨이 끝났다.

우선 최경주가 뛰고 있는 미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는 양용은, 박진(재미교포)이 상위권의 성적으로 내년 시즌 전경기 출전권을 획득했다. 양용은은 미 플로리다주 오렌지카운티 내셔널 골프장에서 끝난 경기에서 6라운드 합계 20언더파 412타로 공동 6위에 올랐고, 박 진은 양용은보다 더 좋은 공동 4위로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이로써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PGA투어에는 내년부터 최경주, 위창수, 나상욱, 앤서니 김을 포함해 모두 6명의 ‘코리언’이 뛰게 됐다.

같은 기간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열린 JGTO 퀄리파잉스쿨에서는 정지호(5위)가 전경기 출전권을 따냈고 이한주(7위)와 김경태(공동 37위)도 조건부 출전권을 획득, 14~20경기 안팎의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미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서 열린 미LPGA투어 퀄리파잉에서는 제인 박, 김수아, 박희영, 양영아 등 4명이 풀시드를, 최나연 등 4명은 컨디셔널 시드로 투어 멤버십을 따냈다.

이렇듯 한국을 대표하는 남녀 프로골퍼 십 수명이 세계적인 무대로 진출할 채비를 마쳤다. 이들은 앞서 큰 무대에 진출해 있는 선배 선수들과 함께 경쟁력을 갖춘 한국 골프의 우수성을 알리는 첨병으로 활약하게 된다.

송구영신의 12월, 한국골프의 루키들에는 시즌 마무리와 동시에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 참으로 바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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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김경태.

박호윤 ㈜한국프로골프투어 마케팅 부장 phy20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