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도 용인시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서 열린 23회 신한동해오픈 골프대회1라운드 17번홀에서 최경주가 힘찬 티샷을 하고있다.
국내 골프계에 금융권 회사들의 마케팅 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최근 신한동해오픈을 20여 년 이상 개최해 온 신한금융그룹이 ‘코리안 탱크’ 최경주와 초대형 규모의 광고 및 대회 출전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하나은행이 미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인경의 후원 계약에 이어 국가대표 출신의 유망주 정재은 까지 영입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한국외환은행은 지난달 하순 중국 상해에서 코리안투어 사상 처음으로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 1차대회를 개최했고 오는 10월 하순에는 서울에서 같은 컨셉의 2차 대회를 계획 중이기도 하다. KEB인비테이셔널은 매년 2차례씩 향후 3년간 열릴 예정이다. 외한은행은 더욱이 이번 1차 대회 기간 중 동시에 같은 골프장에서 자사의 VIP 고객 100여 명을 초대, 아마추어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사실 금융권 회사들의 골프 마케팅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2년 전부터 국민은행은 KLPGA와 함께 여자 프로골프투어인 KB스타투어 5개를 창설, 해마다 개최하고 있고 남자투어인 코리안투어에서도 전체의 30% 수준인 6개 대회가 금융권 회사들의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금융권 회사들의 골프 마케팅은 크게 대회 개최와 선수 후원, 그리고 VIP들을 상대로 한 고객 행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대회 개최를 통한 마케팅은 신한동해오픈에서 볼 수 있듯 제법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 선수 후원이나 고객 행사는 근래에 들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방법이다.

삼화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05년 말 금융권 최초로 골프 구단을 창설, 운영해 오고 있다. 6명으로 출발한 삼화저축은행은 지난해 10명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구단은 2006년 코리안투어 상금왕이자 지난해 2위를 차지한 국내 간판 스타 강경남을 비롯, 김형성, 신용진, 허원경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은 보유하고 있는데다 대회 마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어 대표적인 구단 마케팅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올해로 3년째 자사명의 오픈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토마토저축은행은 동종업체인 삼화저축은행의 성공에 자극받은 듯 올해부터 대회 주최와 함께 적극적인 선수 육성에도 나섰다. 강지만, 황인춘 등 정상급 선수들을 주축으로 6명의 골프구단을 창단한 것.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대회 개최와 선수 지원을 병행하고 있는 경우다. 신한은행은 신한동해오픈 개최와 아울러 지난해 상금왕 김경태와 유망주 강성훈을 후원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코오롱과 함께 한국오픈 및 미LPGA투어를 공동 개최하면서 김인경, 정재은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금융권 회사들이 활발하게 골프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은 마케팅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대회 개최시 갤러리가 넘쳐난다거나 TV 중계시 시청률이 높지 않음에도 골프는 구매력이 있는 계층이 선호한다는 특성이 있는데다 골프 인구가 확대일로에 있다는 매력으로 인해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아마추어 고객 행사 역시 참가자들로 하여금 ‘선택받은 자’로 인식하게끔 고급 마케팅을 구사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골프 환경으로 인해 금융권 회사들의 골프 참여는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권 뿐 아니라 유사한 컨셉을 추구하는 대기업들도 골프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박 호 윤 ㈜한국프로골프투어 마케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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