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자 프로골프계에 86년생 호랑이띠 ‘동갑나기 3인방’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2년 전부터 국내 프로골프계에 불어 닥친 세대교체 열풍의 중심에 있는 차세대 선두 주자들이자 지난해와 올시즌 초반에 걸쳐 초강세를 나타내며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상금왕인 김경태(신한은행)와 올시즌 열린 2개 대회에서 똑같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첫날부터 단 한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우승하는 것)을 일궈낸 배상문(캘러웨이), 이승호(투어스테이지)가 바로 주인공들이다.

이들 중 김경태는 지난 시즌을 통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강의 입지를 굳힌 바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GS칼텍스 매경오픈, 삼능애플시티오픈 등에서 3승을 올리며 5억원 이상의 상금을 벌어들여 2007년을 완전히 자신의 해로 만든 바 있다. 상금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차지한 첫 선수가 됐을 뿐 아니라 평균타수 1위, 다승 1위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타이틀을 독식했다.

비록 올들어 ‘2년차 징크스’ 조짐을 보이며 주춤거리고는 있으나 이달 초 끝난 에머슨퍼시픽돗토리현오픈에서 톱10에 진입하면서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김경태는 자신의 약점이랄 수 있는 비거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겨우내 스윙 교정을 시도했는데 완전치 않은 상태서 아시아, 유럽 투어 출전을 강행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었다.

올시즌 개막전이자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대회를 주관했던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3월 20~23일, 중국 상해 실포트GC)에서 우승, 2008년을 가장 화려하게 열었던 배상문은 전문가들로부터 미PGA투어에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평가받는 선수다.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기 하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에 달해 쇼트 게임 능력을 배양하고 경험을 쌓게 되면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배상문은 올 가을 미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2005년 에머슨퍼시픽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이후 지난해 5월 아시안투어와 겸해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했고 지난달 KEB인비테이셔널에서 또 다시 정상에 오르는 등 꾸준한 페이스를 보이며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다.

이달 초 일본 돗토리현의 요나고에서 열린 에머슨퍼시픽돗토리현오픈 챔피언 이승호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신세대 스타다. 지난해 9월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국내 첫 승을 올린 이후 7개월만에 승수를 추가한 이승호는 일본투어(JGTO)와 국내 무대를 모두 뛰고 있는 선수다. 지난해 JGTO에서 신인왕을 수상, 가능성을 공인받았고 나이 답지 않은 안정된 기량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이는 선수다. 2005년 2부투어 상금왕 출신이기도 하다.

이들 ‘동갑나기 3인방’은 모두 국내 무대에만 전념하지 않고 일본 또는 아시안투어 등 양쪽 투어를 동시에 뛰면서 세계 무대 진출을 노리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김경태는 지난해 말 JGTO Q스쿨을 통과, 일본투어 시드를 받았고 지난해 매경오픈 우승으로 아시안투어 시드까지 획득해 한국과 일본, 그리고 아시안투어까지 3개 투어의 시드를 가지고 있다. 배상문은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 이승호는 코리안투어와 JGTO 등 2개 투어에서 활동하게 된다.

이미 세계 톱5 반열에 오른 최경주의 경우 일본투어를 거쳐 미국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이고 또 다른 미PGA투어 멤버인 위창수는 아시안투어에서 정상급 선수로 군림하다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따라서 이들 신세대 3인방들도 자신이 속해 있는 2개 또는 3개 투어에서 얼마만큼의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세계 무대 진출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친구로서, 라이벌로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동갑나기 신세대 3인방’의 활약은 국내 남자프로계를 살지게 하는 영양제이며 올시즌 코리안투어를 지켜 보는 재밋거리가 될 것 같다.

박 호 윤 (주)한국프로골프투어 마케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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