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심판제도 선진화 기대

한국마사회 이영우 심판이 한국인 최초로 호주 경마 심판 자격을 따냈다.

이영우 심판은1년 동안의 호주 연수를 거치면서 심판 자격 시험에 응시, 외국인으론 이례적으로 자격 취득에 성공했다.

이번 심판 자격 취득은 처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호주는 국제경마연맹(IFHA)이 정한 국가별 경마등급 분류에서 최고 등급인 '파트 Ⅰ'에 올라 있다. 아직 '파트 Ⅲ'에 머물러 있는 한국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경마 선진국이다. 그러나 호주에서 한국 심판이 국제 수준의 능력을 검증 받은 만큼 한국마사회는 9월 한일 교류 경마대회를 비롯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각종 국제 경주 진행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영우 심판은 지난해 7월부터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의 국립기술대학(TAFE)에서 연수했다. 특히 경마가 열리는 날에는 경마 진행 및 심의 패널로 직접 참여해 판정 능력을 업그레이드했다. 호주 경마 최대 축제인 '멜번 컵(Melbourne Cup)' 기간에는 한국에서 활동한 바 있는 호주 심판위원 브렛과 재회해 오랜만에 함께 심판 업무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영우 심판은 "호주의 경마 심판 심의 절차는 마치 법정에서의 심리 절차를 밟는 것처럼 시행된다"며 "제재 결정 및 재심 권리 통보 과정에서의 절차를 매우 중요한다"고 전했다. 또 "심의 과정이 체계화된 절차에 의해 진행되는 만큼 결정에 대한 신뢰도나 수용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호주에선 경마 기자들이 심의 경주에 방청객으로 참여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전한다. 그는 "심의를 할 때 경마 기자 및 언론 관계자가 심의실에 자유롭게 들어와 청취하고, 그 내용이 바로 기사화한다"면서 "한국에서도 심의 내용이 일반에게 보다 투명하게 공개돼 경마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호주에서는 선수보다 경주마 중심의 경마 문화가 생활 깊숙이 정착돼 있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영우 심판은 앞으로 연수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 경마의 이모저모를 담은 책의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심판 현장이나 세미나, 교육 현장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많은 경마 관계자와 경마 팬들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마 심판과 경마 인력의 교육 등 국제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 쓸 계획이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