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발매소 '실버 보안관'금~일요일 10명씩 조활동불법 주차 계도 등 순찰경마 없는 날엔 봉사활동

광주 장외 발매소가 5년째 운영하고 있는 '실버 보안관'이 동네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명 화상 경마장으로 불리는 발매소 주변의 질서 유지는 물론 자원 봉사까지 솔선수범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광주 장외발매소 실버 보안관들의 평균 나이 65세. 지역 노인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로 각광 받고 있는 이들은 불법 주차 계도와 동네 순찰 활동을 맡고 있다. 광주 장외 발매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인례씨(60)는 "예전에는 주말마다 몰래 식당 앞에 불법 주차를 해 많이 불편했는데 할아버지들이 불법 주차나 술, 담배를 하는 사람들을 혼내니 동네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할아버지들이 날마다 골목 청소도 하시고 기술이 좋아 집에 고장 난 수도나 기계들을 직접 고쳐주시니 동네에서 꼭 필요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광주 장외 발매소는 지역 노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노인들의 인생 경험을 활용해 주변 질서 문제를 해소하고자 2009년부터 인근 거주 노인들을 실버 보안관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광주지사에서 실버 보안관으로 활동하는 노인들은 총 20명. 실버 보안관들은 경마가 진행되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10명씩 조를 지어 활동하고 있다.

'실버 보안관' 원년 멤버로 활동해온 이광배(66) 할아버지는 "예전에는 경로당에 나가 그냥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보안관을 맡은 뒤 용돈도 벌고 지역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있어 좋다"며 "선생, 군인, 동네 반장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노인들이 이제 광주 장외발매소 주변 질서 유지를 책임지는 보안관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들은 스스로 지역 사회를 변화시켜 나간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생활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실버 보안관의 하루 일당은 평균 7시간 근무에 6만 원이다.

또 실버 보안관들은 경마가 없는 날에는 홀몸 노인 위로 방문 및 홀몸 노인 집수리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돌봄 사각 지역에 있는 다른 노인을 돕는 '노노(老老) 케어(care)'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동구민의 날'에는 전통 복장을 갖추고 가장 행렬에 참여하는 특색 있는 지사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태섭 한국마사회 광주지사장은 "실버 보안관은 어르신들에게 일거리를 마련해 드리고, 장외 발매소 주변 환경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마련해 줄 수 있는 일석지조의 사업"이라면서 "이 지역에 오래 거주해 주민들과 친화력이 높은 사람들인 만큼, 주민들도 적극 협조해 질서 유지 효과가 크다. 지역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 나간 결과다. 앞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장외발매소를 만들기 위해 어르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더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250억원의 지방세, 1억 3000만 원의 기부금을 지역 사회에 환원해온 광주 장외 발매소는 다양한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전문 경영 컨설팅 업체에 지사 주변 상인들에 대한 무료 컨설팅을 위탁하는 한편 헬스장, 스크린 골프, 세미나실 등을 갖춘 다목적 문화 공간을 지사 1층에 마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 방과후 교실, 밴드 교실, 요가 교실 등 12개 문화센터 프로그램 및 문화 공간 이용 주민은 지난해 기준 2만 8,000여명이었다.

광주 장외발매소는 앞으로도 지역 상생을 위한 차별화된 사업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의 접점을 넓히고,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