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승마힐링센터정서 장애 청소년들 힐링교육청과 연계 심리치료

인천 지역 청소년들이 경마힐링센터에서 승마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해 체험 학습을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평소에 우울하고 의욕이 없었던 아이가 눈에 띄게 달라졌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기 시작했고 당당해졌습니다." (장미란 인천 만수여중 상담교사)

'힐링' 열풍이 승마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지난해 6월 인천시 구월동에 국내 최초로 승마를 통한 청소년 정서장애 전문 치료센터로 문을 연 KRA인천승마힐링센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학교 폭력과 청소년 우울증 등이 사회 문제로 부상하면서 승마가 청소년 정서 장애의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가 인천시 구월동에 승마힐링센터를 처음 설치한 가장 큰 이유는 '인천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가 인근에 있기 때문. 장외발매소와 승마힐링센터의 '윈윈 전략'의 하나였다. 최근 승마힐링센터 3호점 유치 경쟁에서 대구시가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4개 지자체와 서울대 등을 제친 데에도 대구 장외발매소가 한몫을 톡톡히 했다.

주의력 결핍과 과잉 행동 장애(ADHD)는 성장기 아이들에게서 가장 흔한 정신 장애 중 하나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대인 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2009년 기준 만 19세 이하 6만3,532명만(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이 ADHD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율은 약 11%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해 미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ADHD 치료율이 50%에 육박해 우리나라와 큰 대비를 이루고 있다.

승마 힐링은 ADHD 등 정서장애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말과 교감하며 신체적 정신적 안정감을 찾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다. 한국마사회가 지난 6월 인천 장외발매소 인근에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인천 승마힐링센터엔 매일 인근 학교에서 온 50여명의 학생들이 승마를 배우며 말과 교감하고 있다.

승마 힐링은 동물과 교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치료가 아닌 놀이처럼 느껴 집중도와 참여율이 높다. 말의 갈기를 빗겨주고 몸을 손질해주며 친해진 뒤 말을 데리고 승마장으로 나간다. 말을 타는 것뿐만 아니라 말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센터의 승마 강습은 육체적 재활에 초점을 맞추는 일반 재활승마와 달리 말과의 교감을 통한 심리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승마뿐만 아니라 전문의와 전문 상담사의 맞춤형 상담도 함께 진행된다. 아이들은 승마장에서 따로 떨어진 상담 센터에서 일반적인 인지 학습 치료, 언어 치료, 놀이 치료, 감각 치료, 미술 치료 등을 받는다. 지난해 6월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승마힐링센터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 1년 동안 총 1만5,270명의 학생들이 다녀갔다. 1년간 승마 치료 7,170건, 상담 7,898건, 심리검사 202건 등을 진행했다.

특히 인천 승마힐링센터는 인천시교육청의 2차 상담 센터로 지정돼 초·중·고등학교 고위험군 학생들의 심리 치료를 위탁 받아 소아·청소년들의 힐링에 힘쓰고 있다. 승마힐링캠프, 부모교육 세미나, 교사연수 등 인천 시민을 위한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인천 승마힐링센터는 인천지역 40개 학교 재학생 가운데 상담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승마 강습을 제공하고 있다. 치유 승마의 효과가 알려지자 3개월 만에 500여명의 학생이 다녀갔고 5,000여건의 상담예약이 대기 중이다.

이영주 장안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승마 힐링은 말을 가족처럼 받아들이면서 소통하고 자기 존중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말을 타는 동안 주의력과 집중력이 높아지며 말 등 위에서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장외발매소가 위치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승마힐링센터 30곳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