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지구 우승 LA 다저스 극적드라마시즌 초반 꼴찌서 정상… 71년만에 48경기 40승푸이그 무서운 타격감, 야생마 주루플레이 열풍… NL 신인왕 후보 1순위커쇼·류현진 등 막강 선발… 두자릿수 승수 57승 합작

LA 다저스가 4년 만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애리조나를 꺾고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트렸다. 시즌 초반 핸리 라미레스와 맷 켐프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31승42패를 기록, 지구 꼴찌에 머무는 등 부침이 많았지만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다저스는 6월23일 샌디에이고전 승리 이후 무서운 승수 쌓기에 나섰다. 이날부터 8월24일까지 46승10패(승률 0.821)를 거뒀다. 원정 15연승을 달리며 구단 신기록을 세운 가운데 1942년 세인트루이스 이후 71년 만에 48경기에서 40승을 올리는 등 연이어 새 역사를 썼다.

이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정조준 한다. 올해 다저스 선수단 몸값은 메이저리그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은 2억1,675만달러(약 2,420억원)다.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2억2,810만달러)의 뒤를 이은 금액이다. 막대한 돈을 투자한 만큼 결실을 이룰 때가 됐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88년이 마지막이었다.

▲'야생마' 푸이그, 다저스 반전 드라마 주연

쿠바 출신 대형 루키 야시엘 푸이그(23)가 다저스의 반전 드라마 주연이다.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6월초 빅리그에 올라온 푸이그는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며 '푸이그 열풍'을 일으켰다. 쳤다 하면 담장을 넘겼고, 야생마 같은 주루 플레이와 레이저 송구는 팬들을 열광케 했다.

지구 꼴찌에 머물던 다저스는 푸이그가 활력을 불어넣고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자 6월말부터 7월말까지 한 달 사이에 지구 선두로 도약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푸이그의 활약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푸이그는 25일 현재 타율 3할2푼6리 19홈런 42타점으로 강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시즌 중반 일시적인 부진과 함께 음주, 욕설, 지각 논란 등 많은 구설에 올랐지만 결국 실력으로 이겨냈다. 이래저래 푸이그는 올 시즌 다저스가 건진 가장 큰 수확이다.

▲막강 선발-불펜 안정, 빈틈없는 마운드

다저스가 상승세를 꾸준하게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류현진 등 막강 선발진의 힘이 컸다. 여기에 리키 놀라스코 영입으로 선발 마운드를 더욱 탄탄하게 꾸렸다. 4명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총 57승을 합작했다. 커쇼와 그레인키가 나란히 팀 내 최다인 15승씩을 올렸고, 류현진과 놀라스코는 각각 14승, 13승을 각각 보탰다.

안정된 선발진의 호투 속에 시즌 초반 줄줄이 무너지던 불펜진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시즌 초반 마무리 브랜든 리그와 셋업맨 로날드 벨리사리오의 잇단 방화로 다잡은 경기를 놓쳤던 경우가 잦았지만 켄리 얀센이 새 마무리 투수로서 인상적인 투구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벨리사리오는 초반과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팀 내 최다인 21홀드를 기록했다.

▲물음표 지운 류현진, 당당한 3선발

미국 언론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류현진을 개막 전만 하더라도 아니꼽게 봤다. 스프링캠프에서 '달리기 꼴찌' 사건과 흡연 습관으로 실력보다는 다른 쪽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한국에서처럼 등판일 사이에 불펜 투구 없이 마운드에 오르는 류현진의 독특한 훈련법도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들을 실력으로 무너뜨렸다. 선발 로테이션을 굳건히 지키며 14승7패와 평균자책점 2.97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이 모두를 추종자로 만들다'는 장문의 기사를 싣고 올 시즌 활약상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당당히 팀의 3선발 자리를 굳힌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야후 스포츠는 "플레이오프 3선발을 골라야 하는 다저스의 확실한 선택지는 류현진"이라고 했고, ESPN은 "예상치 못하게 바뀐다거나 다저스가 놀라스코를 선택하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그렇게 될 것"이라며 류현진의 3선발을 점쳤다.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