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cm 최단신 서승운, 신체적 핸디캡 극복하며 올해 다승 3위

우승 장면
한국 경마계가 고졸 최단신 기수에게 주목하고 있다. 2011년 8월 서울경마공원에서 수습 기수로 데뷔한 서승운이 주인공이다. 150cm의 현역 최단신이지만 특성화 고교인 한국마사고 출신답게 장거리 상위군 경주 등에서 최단기간 100승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과천 서울경마공원 제9경주(1.400m)에서 '럭키섀리'에 기승한 서승운은 빠른 스타트로 중상위권을 유지하다 결승선 400m를 남기고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 줄곧 1위를 달리던 '대박 연출'을 2마신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우승으로 서승운은 종전 문세영이 보유했던 최단 기간(2년 5개월) 100승(782경기)달성 기록을 4개월이나 앞당겼다. 2년 1개월 만에 한국 경마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서승운은 지난 주말 총 19회 경주에 출전해 6승, 2위 4회 등으로 승률 37.5%, 복승률 52.6%를 기록하며 자신의 주간 최다승을 갈아치웠다. 특히 일요경마 12경주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황금 비율'에 기승해 과감하게 선두권을 공략한 뒤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쌍승식 137.6 배의 고배당을 터트리는 등 주말 동안 6승을 쓸어 담았다.

서승운은 올해 통산 403전 63승(총상금 33억 원)을 기록하며 한국경마에서 내로라하는 조인권(74승), 문세영(71승)에 이어 다승 3위에 이름을 올리며'경마 대통령'으로 불리는 박태종(56승)와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통하는 조경호(50승)를 4, 5위로 밀어냈다.

서승운은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탄탄한 체력과 감각적인 기승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수 엘리트 코스인 마사고 기수과 출신으로서 고교 시절부터 기승술과 말 관리를 몸에 익혀 데뷔 첫 해 12승을 올렸다. 2012년에는 미국 찰스타운 경마장으로 4개월간 연수를 하는 동안 장추열 선수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한국 경마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서승운 기수
기수가 되려면 키가 168㎝ 이하여야 한다. 부담 중량(특정 경주에서 경주마가 짊어져야 하는 총 무게)이 경주의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체격이 작을수록 유리하다.

서승운은 자신의 체격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독특한 기승법을 이용하고 있다. 짧은 등자를 사용해 안정감을 최대화하면서 달릴 때 공기 저항을 덜 받는 기술을 익혔다. 여기에 악바리 근성이 남다르다. 신인 기수의 최대 핸디캡인 긴장감을 찾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경주마의 템포 조절에도 능숙하다.

서승운은"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이어서 형사가 되고 싶었지만 키가 작아 포기했다"며 "내 키의 배가 넘는 경주마를 타고 경기를 할수록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 일단 기본이 탄탄한 기수가 되는 게 목표이고 큰 경주(그랑프리)에서 우승하는 것도 욕심이 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전 2차전 출전을 앞둔 서승운의 목표는 하나다. 9월 1차전에서 아깝게 일본 경주마에게 우승을 내주며 2위를 기록했지만 일본 본토에서 한국 경마의 자존심 회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창호기자 cha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