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올해의 10대'… 국적 딜레마올해 영향력 있는 10대 스포츠우먼 꼽혀프로골퍼 최연소 우승… 10월 프로로 전향스폰서 못 구해 어려움본인 "뉴질랜드 국적 고수"

뉴질랜드 교포 골프 선수인 리디아 고(16)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영향력 있는 10대 16명'에 선정됐다.

타임은 13일 리디아 고를 두 번째로 거론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으며 올해 프로로 전향했다"고 소개했다. 또 "프로 대회 최연소 우승,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아마추어 최초로 LPGA 투어 2승 등의 기록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고보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리디아 고는 올해 LPGA 투어 캐나다오픈 2연패에 성공했고,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뉴질랜드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이며, 이달 열리는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 프로 자격으로 처음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리디아 고는 1997년 4월 24일 한국에서 태어나 6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11살 때 뉴질랜드 아마추어 메이저대회를 평정해 '천재 골프소녀'로 불렸다.

리디아 고는 2012년 1월 호주여자골프 투어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14세 9개월 5일의 나이로 우승, 세계 남녀 프로골프대회를 통틀어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기록했으며, 8월에는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도 우승했다. 특히 2012년 8월, 캐나다 밴쿠버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N 캐나다 여자 오픈에서 우승, 렉시 톰슨(미국, 16세 7개월)이 갖고 있던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을 15세 4개월로 15개월 이상 앞당겼다. 아마추어 선수의 LPGA투어 우승은 통산 다섯 번째로 1969년 조앤 카너(버딘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43년 만이었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 프로 대회에 총 25차례 출전해 한 번도 컷 탈락을 하지 않았고 지난해 US오픈부터 총 7차례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올해 US오픈을 제외한 6개 대회에서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프로 통산 4승을 거두고도 아마추어 신분 탓에 상금을 받지 못한 리디아 고는 지난달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현재 세계 랭킹은 4위다.

이처럼 '상품성'높은 리디아 고이지만 정작 스폰서는 구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같은 '한국계'골퍼인 미셸 위와 크게 비교 된다. 미셸 위는 지난 2005년 프로로 전향할 때 나이키로부터 10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스폰서십을 맺었다.

리이다 고가 여러 투어 우승을 통해 미셸 위보다 골프 기량이 훨씬 앞서 있음을 입증했음에도 그에 상응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은 '국적'과 무관하지 않다. 뉴질랜드라는 국적은 미국 기업은 물론, 한국 기업에도 걸림돌이 되는 모양새다.

안신애를 비롯, 현재 한국에서 활동중인 여자프로 중 뉴질랜드에서 국가대표까지 역임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절대 국적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골프계에서는 프로로 전향한 리디아 고가 국적 문제와 같은 편견을 이겨내는 길은 뛰어난 기량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hankooki.com



이홍우기자 l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