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입문해서 열심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결과 드디어 필드에 데뷔합니다. 그런데 엄청나게 많은 골퍼가 데뷔했지만, 자신이 데뷔하는 그날 무엇을 했는지는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저 '첫날 나는 몇 타 쳤다' 정도를 이야기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데뷔하는 골퍼를 인솔하는 프로나 골프선배는 그날 자신의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만약 골프선배가 데뷔하는 골퍼와 동일한 수준으로 플레이하면서 초보골퍼를 인솔했다면, 그에게는 아주 힘든 하루였을 겁니다. 필드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초보들은 자신의 행동과 말이 동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아직 초보자라면, 골프장으로 이동할 때 혼자보다는 가급적 동반자와 함께 이동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동하면서 나누는 골프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이 아주 훌륭한 간접경험이 되고 약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함께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늦게 도착하는 것도 방지가 될 수 있고요.

골프장에 도착해 등록하고 락커를 사용하는 것과 준비하고 대기하는 것 등의 모든 일련의 과정을 동반자와 함께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됩니다.

락커에서는... 가급적 소란스럽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특히 라운드가 종료하고 락커로 돌아와서 엄청 소란스러운 분들이 많죠. 우리나라 골프장의 락커는 대부분 엄청 좁습니다. 그래서 뒤와 옆의 사람과 항상 양보하는 마음으로 비켜서고 기다리고 먼저 하시라고 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필드에 나서실 때 자동차 열쇠는 가지고 가세요. 락커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면 동반자들이 카트에서 출발 못하고 기다리게 됩니다. 아!! 귀중품은 꼭 휴대하세요.

모든 준비가 됐으면 연습그린에서 연습할 텐데요.

연습그린도 그린입니다. 발을 끌고 다녀서 그린잔디를 훼손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또 클럽헤드도 들고 다니셔야 합니다. 간혹 끌고 가시는 분들 있으신데, 퍼터는 손수레가 아닙니다.

연습그린에서 연습할 때에는 다른 골퍼의 연습퍼팅라인을 횡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티 2개를 꽂아놓고 연습하면, ‘그 티 사이에서 연습하는구나’ 하고 그 쪽을 피해가겠죠? 역시나 반대로 티가 꽂혀있다면 그 방향으로 누군가가 연습퍼팅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연습그린에서 꼭 어프로치 하시는 분 있는데요. 이건 정말 아닙니다. 잔디관리의 차원도 있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아무리 작은 어프로치라도 골퍼가 밀집된 연습그린에서는 사람이 맞을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아주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입니다.

자~ 드디어 첫홀 티잉그라운드입니다.

첫홀! 정말 긴장될 겁니다. 그래서 하는 행동이 있죠. “붕~붕~” 소리를 내면서 연습스윙에 매진합니다. 물론 긴장되어서 그런지는 잘 알지만 적당히 하세요. 몸은 캐디가 몸풀기 운동을 통해서 충분히 풀어드리니까요. 가볍게 스윙의 궤도만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동반자가 볼을 치든말든 자신은 연습스윙 붕붕거리고 있으면 안되겠지요.

그리고 절대로 침묵입니다. 움직이지도 말아야죠. 볼을 치는 사람의 볼이 어디로 날아가는지를 지켜봐 주는 것도 중요한 매너입니다. 그리고 볼 티가 어디로 날아갔는지도 봐주세요.

이제 볼을 치실 차례죠?

연습스윙은 한두 번만 간단히! 셋업하고 정지화면처럼 한 시간을 서있으면 이것 또한 아니죠. 볼을 치고 나면 잘 맞을 수도 있고 미스샷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잘 맞아서 동반자가 “굿샷~”을 외쳐주면 “고맙습니다” 정도는 한마디 해주시구요. 미스샷이 나와도 “아이~XX”는 생략해주세요.

첫홀부터 하나만 더 칠게 하시는 분들 계시죠? 그냥 가세요~ 뒷팀도 기다리고, 우리나라 OB티 아주 잘 만들었어요.

샷을 마쳤으면 신속하게 이동하시고요.

잃어버린 공을 찾는 시간은 5분이지만, 비싼 공이 아니고 로스트볼을 사용하고 있다면 집 나간 볼을 자유롭게 산에서 살게 놓아두세요.

페어웨이에 가면 볼이 잘 놓여있죠?

볼은 홀에서 먼 사람부터 순서대로 치는 것인데요. 이것은 티잉그라운드에서 보면 그린방향으로 걸어가면서 먼저 만나는 볼부터 치면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볼 앞쪽에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안전도 확보되죠.

즉, 볼을 치기 전에는 주변이 안전한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동반자가 내 볼에 맞아 부상을 입는다면 아마도 평생 그 빚을 갚기 어려울 것이고요. 그 분과 절대로 다시 골프를 같이 치기는 어려울걸요...

초보자에게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건, 샷을 했는데 “퍽~” 하고 실수했을 때 또 치고, 또 실수하고, 그리고 또 치고 하는 것이데요. 이러다 보면 다른 동반자들은 머릿속에서 까맣게 잊고 볼에만 집중돼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볼만 계속 쳐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가 제일 위험할 때입니다.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실수했으면 다시 주변을 살피고, 안전한지 다른 동반자가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보고 다시 내 순서가 되었는지를 보고 그 다음에 샷하세요.

페어웨이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 있죠? 페어웨이 저~쪽에서 “몇 번 클럽 주세요~”라든가 큰 소리로 “내 볼 어디 있냐” 등 떠들면 인접 팀의 플레이에까지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카트에서 내리면, 먼저 볼 위치를 확인하고 캐디와 다음 IP나 그린까지의 거리를 확인하고 2~3개 클럽을 휴대하고 볼로 이동하세요.

그리고 내 순서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샷을 계획하고 내 순서가 되면 신속하게 샷을 하세요.

벙커에 들어가게 되면 벙커의 턱이 낮은 곳으로 진입하세요. 턱이 높은 곳으로 진입하면서 벙커 벽에 있는 잔디도 훼손하고 벽도 무너뜨린다면 참 난감하겠죠.

벙커샷을 할 때에는 클럽을 모래에 대고 에임하면 안됩니다. 이것을 지키지 않는 분들 엄청 많아요. 샷이 완료된 다음에는 고무래를 이용하여 깔끔하게 정리하고 이동하세요. 탈출했다는 기분에 벙커를 방치하고 몸도 마음도 함께 그냥 탈출해버리면 안됩니다.

그린에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퍼팅라인을 밟으면 절대로 안됩니다. 돌아서 이동하세요.

요즘 마크 안 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더라고요. 마크하세요. 동반자가 퍼팅하는데 내 볼이 거슬리게 해서는 안됩니다. 내 퍼팅순서가 되면 그때 볼을 놓아도 늦지 않습니다. 볼 닦자마자 볼 위치시키는 분 있죠? 기다렸다가 천천히 하세요.

동반자가 퍼팅할 때에는 움직이거나 말을 해서 방해해서는 안됩니다. 걸어가다가도 잠깐 멈추세요.

한 홀을 무사히 마치고 다음 홀로 이동하니까 앞팀이 아직 티잉그라운드에 있습니다. 이때에도 역시 조용히 기다려주세요. “(전 홀의) 퍼팅이 아까웠느니”, “샷이 어땠냐는” 등 떠들면서 앞팀의 티샷을 방해하면 캐디를 통해서 클레임 들어옵니다.

18홀을 다 마쳤으면 모자를 벗고 악수하면서 정담을 나누는 것도 아주 훌륭한 매너입니다. 특히 초보자에게는 그날 함께하며 골프 매너와 예절, 기술을 목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동반자에게 기분좋은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끝났다고 그냥 가지 말고 동반자와 캐디에게 감사하다고 한 말씀 꼭 해주세요.

클럽하우스에 들어가기 전 에어건으로 잘 털어내세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먼지와 흙 등 오염물이 많습니다.

18홀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숨이 차네요.

그리고 사우나에서 몸 좀 풀고 나오세요.

손영필(골프한국 칼럼니스트)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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