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임기 내에 재강등은 없게 해야죠. 투자해야죠.”

성남FC 팬들의 걱정되고 답답했던 마음을 사이다처럼 뚫어주는 말이 아닐까. 성남FC 은수미 구단주는 <스포츠한국>과의 새해 신년 인터뷰에서 성남 축구팬들이 가장 원할 만한 약속을 했다.

K리그 최다우승 클럽인 성남FC가 충격의 K리그2(2부리그) 강등 이후 2년만에 다시 K리그1(1부리그)로 복귀했다.

성남FC의 구단주이자 지난해 6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7기 성남시장이 된 은수미(56) 시장을 경기도 성남시청내 집무실에서 만나 다시 돌아온 성남FC와 K리그1에 대한 포부를 들어봤다.

▶취임 후 K리그1 복귀…축구전용구장 건립 검토

2018시즌이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이재명 시장은 경기도지사로, 그리고 은수미 시장이 새롭게 성남에 부임했다. 은수미 시장은 성남에 부임하자마자 홈 전경기를 직접 찾아 관전했다. “구단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운을 뗀 은 시장은 “축구단을 통해 하나된 성남을 만들어야겠다는 가능성을 느꼈다”고 했다.

“제가 부임하자마자 2년만에 다시 K리그1에 복귀했는데 정말 시민들의 마음이 선수단에게 전해졌기에 가능한 승격이 아니었을까요. 우여곡절 끝에 복귀한 만큼 앞으로도 잘 지원해서 기업구단과는 다른 시민구단의 모범사례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죠.”

은수미 구단주는 부임과 동시에 성남FC 팬들이 원하는 두 가지를 건드렸다. 먼저 탄천종합운동장의 낙후된 시설의 보수공사와 전광판 교체를 지시했고, 여전히 육상트랙이 있는 구장을 쓰는 성남FC에게 축구전용구장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것.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고 싶어요. 예산과 어디에 만들지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성남이 워낙 땅값도 비싸고 문화적 공간이 부족하잖아요? 만약 축구전용구장이 생긴다면 축구를 하지 않는 날에는 시민들의 문화공간이 되어줄 겁니다. 적극적으로 축구전용구장 건립을 검토하겠습니다.”

▶임기내 재강등 없다… 투자해서 좋은 선수 영입

K리그에 승강제도가 정착된 지 5시즌이 됐지만 승격을 했다 다음해 곧바로 강등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상주 상무(2013 승격-2014 강등), 대전 시티즌(2014 승격-2015 강등), 수원FC(2015 승격-2016 강등)처럼 성남 역시 2019시즌 곧바로 강등을 당하면 승격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은 구단주는 “최소한 제 임기 내에 성남FC가 K리그2로 다시 강등되는 일은 없게 하고 싶어요. 타팀들의 강등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성남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겁니다. 최소한 2019시즌만큼은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봐요. 예산이나 내부문제가 생길 경우 흔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최대한 선수들이 한마음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시의회에 올해는 들어오는 선수를 더 좋게 스카우트해서 선수단 내부의 사기를 올리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물론 기업구단만큼 쓸 수는 없겠지만 잔류와 함께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할 수 있을 만큼 투자해 시민들에게 K리그1에 성남이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것이죠.”

▶성남 시민의 자부심 되도록$ 벌써 개막전 기다려져

1973년 시로 승격한 지 46년째가 된 성남시. 은 시장은 “정책적으로 만들어진 도시다보니 원도심과 신도심과의 격차가 크다. 하나라는 정체성을 갖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축구와 성남FC는 성남을 하나로 묶어주는 굉장히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축구단의 존재 의미를 부여했다.

“시민들이 ‘성남’하면 떠올릴 수 있는 정체성이 있어야 100만명에 가까운 성남시가 뭉칠 수 있어요. 성남 축구단은 일화시절부터 20년이나 됐고 성적도 좋았죠. 다시 잘 형성된다면 성남시 정체성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어요. 그만큼 가능성이 풍부한 것이 성남FC죠”라며 성남 축구단에 애정을 드러낸 은 구단주는 “제가 한우물만 파는 성격이라 잘 되고 있는 축구를 파보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딱 두 가지만 강조하고 싶다는 은 구단주는 “제 임기 내에 재강등되지 않으면서 성남FC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성남 시민의 자부심이 되게 하고 싶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9시즌 상반기는 원도심의 종합운동장, 하반기는 신도심의 탄천경기장에서 하는데 홈경기 때마다 ‘FC데이’로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축구하는 클럽이 아닌 시민의 클럽으로서 문화를 함께하는 성남FC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저희에게 주세요. 가능하면 뭐든 해보고 싶어요. 3월 개막식부터 다양한 시민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을 겁니다.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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