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영입한 NC, 꼴찌 탈출 ‘강한 의지’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온갖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멍들었던 야구계도 올해는 살을 도려내는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2018년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 역시 침울한 야구계에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비시즌에도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앞으로 더욱 훈훈하고 아름다운 소식들을 자주 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 그와 함께 2019년 펼쳐질 각본 없는 야구 드라마를 미리 들여다봤다.

▶10개 구단 관전 포인트

각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지만 아직까지 리그 적응력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새 시즌을 전망하기는 다소 이르다. FA시장에서도 일부 대어급 외에는 아직까지 많은 선수들이 계약을 못하고 있다.

허구연 위원도 순위 예상 등 구체적인 분석에 대해서는 스프링캠프 준비 및 시범경기 등의 일정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각 팀마다 새 시즌 다양한 볼거리들이 가득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관전 포인트들을 짚었다.

“먼저 SK는 챔피언에 또 한 번 등극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힐만 감독이 떠나고 염경엽 감독이 우승팀을 맡게 되면서 부담감이 클 텐데 정상을 수성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두산은 양의지가 빠진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페넌트레이스 때 워낙 좋은 전력을 보였고, 외국인 타자가 수혈되기 때문에 타격 쪽에서는 더 좋은 성과도 기대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그는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한 한화가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하는 승부수 속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키움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히어로즈의 경우 지난해 보여준 장정석 감독의 역량 및 젊은 선수들의 활약, 젊은 선수 발굴 및 육성을 높게 평가했다. 단,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흠결의 문제 등으로 관중이 많이 줄어든 만큼 구단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A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한 팀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도 외국인이지만 베테랑-신인의 갭이 큰 편인데 김기태 감독이 이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삼성은 김한수 감독이 배수의 진을 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학주가 가세하면서 내야가 강화됐고, 구자욱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분명 올해보다는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되는 팀입니다.”

허구연 위원은 2018시즌 하위권에 그친 팀들의 반등 여부 역시 리그 흥행에 활기를 불어넣을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는 2019시즌 무언가를 찾지 못하면 이대호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자칫 침체가 길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양상문 감독이 부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죠. LG는 차명석 단장이 온 뒤로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순기능으로 나타나면서 5강 싸움에 합류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KT는 탈꼴찌에 성공하면서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얻었을지, 이강철 감독이 어떤 역량을 발휘할지, 또 강백호는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허 위원은 2018시즌 최하위로 추락한 NC 역시 큰 관심을 끌 수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FA 시장에서 양의지를 영입하는데 성공하며 포수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이동욱 신임 감독이 새롭게 입힐 팀 컬러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창원NC파크라는 최신식 구장에서 새 출발을 선언하는 만큼 구단의 운명이 걸려 있고, 성적이 동반됐을 때 미래의 흥행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수빈-구자욱 이을 2019년 허구연의 새 남자는?

허구연 위원은 평소 두산 정수빈과 삼성 구자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원조 허구연의 남자’ 정수빈은 지난해 경찰야구단에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두산에 복귀, 더욱 발전한 기량을 뽐내며 2019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구자욱 역시 4년 연속 3할 타율, 2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정복하는 등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2019시즌 차기 허구연의 남자로 떠오를 선수는 과연 누구일까.

“지난해에는 한화 정은원, 넥센 김혜성, KIA 최원준을 자주 칭찬했던 기억이 납니다. 야구 팬들께서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인데 감독에게 반드시 물어보고 난 뒤에 특정 선수를 칭찬하는 편입니다. 자칫 칭찬에 붕 떠서 노력을 게을리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죠.”

허 위원은 특정 젊은 선수에게 지속적인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이 어느 정도는 의도된 움직임이라고 털어놨다. 일본이 고시엔이라는 최고의 주목을 받는 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타를 배출하는 구조라면 한국은 아마추어 야구가 소외된 상태이기 때문에 스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다. 결국에는 스타가 있어야 팬들도 경기장을 찾는다는 것이 허구연 위원의 생각이다.

▶류현진은 영리한 선수, 좋은 성적 낼 것

허구연 위원은 류현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류현진은 2018시즌에도 부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본인을 괴롭혔던 어깨 상태에 문제가 없음을 입증해냈다.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의 뛰어난 성적과 함께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까지 경험하는 성과를 냈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1년 1790만 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였다.

“류현진이 상당히 잘 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역설적으로 올해 류현진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쉰 시간이 있었는데 LA 다저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쉬는 것도 괜찮다고 봤어요. 페이스가 너무 좋을 때 오히려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거든요.”

허구연 해설위원은 류현진을 영리하고 침착하며 나름대로 욕심이 큰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번 오키나와 개인 훈련에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와 동행하는 것 역시 좋은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2018시즌에도 좋았지만 류현진이 새 시즌에는 두 자릿수 이상의 승수,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말이 필요 없는 선수에요. 분명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허구연 해설위원의 인터뷰 전문은 <스포츠한국> 홈페이지 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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