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자신의 10대 대부분과 20대 모두, 그리고 30대 초반을 보낸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떠나며 리오넬 메시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메시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 자신의 이름이 박힌 등번호 30번 유니폼을 들고 공식 입단했다. 전 세계가 놀란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협상 결렬, 그리고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하며 ‘드림팀’의 화룡정점이 되기까지 전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전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로 기억될 메시의 거짓말 같은 이적의 이유와 파리 생제르맹에서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 알아본다.

메시.AFP

왜소한 소년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눈물의 기자회견

13살의 왜소한 소년 메시는 2000년 12월 고국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입단한다.

메시의 플레이를 보고 그를 뺏기지 않기 위해 오죽하면 냅킨에다 입단 사인을 받아냈을 정도로 바르셀로나는 메시에 반한다. 그리고 메시는 2004년 10월 17살의 나이에 바르셀로나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지금까지의 경력을 간략히 추리자면 역대 최다인 6번의 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 수상, 프로 통산 778경기 672골 269도움, 라리가 득점왕 8회,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6회, 라리가 우승 10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커리어이다.

펠레, 마라도나와 더불어 역대 최고의 선수를 언급할 때 꼭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며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역대 ‘톱1’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사비-이니에스타 등과 함께 이룬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티키타카’ 팀은 축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팀을 꼽을 때 최소 5위권에 들어갈 정도다.

이처럼 바르셀로나에서 모든 걸 이뤘던 메시는 하지만 지난 8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결별을 발표했다. 자신의 청춘을 바치고 모든 걸 함께했던 바르셀로나를 떠난다는 생각에 메시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구단(바르셀로나)에 입성한 첫날부터 나는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며 “이렇게 생각지 못하게 작별 인사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메시는 이별을 고했다.

왜 떠나야 했나

그렇다면 대체 왜 메시는 바르셀로나를 떠나야 했던 걸까. 바르셀로나는 공식적으로 “구단과 메시가 새 계약에 합의해 오늘 계약서에 서명할 의사가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적·구조적 장애 탓에 계약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라리가는 구단의 총수입과 비교해 선수단의 인건비 지출이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하는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한다. 선수를 영입할 때 수입보다 많은 돈을 들이지 못하도록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을 도입한 것이다.

메시도 임금 삭감은 동의했고 절반을 깎는 것도 합의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급여가 대폭 줄거나 방출되지 않는 이상 최소한의 금액을 맞출 수 없었다.

바르셀로나 팬들이 분노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무엘 움티티, 필리페 쿠티뉴, 우스만 뎀벨레 등을 엄청난 금액에 데려왔지만 활약도는 저조하고 부상으로 출전도 못하는 소위 ‘먹튀’들은 정리하지 못한 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팀을 떠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 결과론적으로 먹튀를 지키고 메시를 보낸 꼴이었다.

라모스 이어 메시까지… ‘드림팀’ 완성한 PSG, 챔스 우승이 기본?

메시를 영입한 파리 생제르맹은 클럽 역사상 최고 이적을 성사시키고 축제 분위기다. 이미 파리 생제르맹의 스쿼드는 ‘사기’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로 대표되는 최강 공격라인에 메시가 더해졌다. 여기에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이었던 세르히오 라모스가 입단했고 유로 2020 MVP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까지 영입했던 터라 그야말로 ‘드림팀’이 완성됐다.

물론 메시나 라모스, 네이마르 등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이름값만 놓고 볼 때 축구 사상 이정도로 강한 스쿼드를 보유했던 팀이 있었나 싶다.

특히 공격 3톱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크다. 메시(M)-네이마르(N)-음바페(M)로 이어지는 ‘MNM 3톱’은 바르셀로나에서 메시(M)-수아레즈(S)-네이마르(N)가 이뤘던 ‘MSN 3톱’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마저 남긴다.

원래 프랑스 리그1 우승은 당연했던 파리 생제르맹의 전력은 라모스-돈나룸마에 이어 메시까지 영입되며 이제 기본 기대치가 ‘트레블(리그-컵대회-유럽대회 우승)’일 정도다.

특히 파리는 챔피언스리그(챔스) 우승에 목마른데 약 10년 전보다 본격적으로 ‘오일머니’가 투입된 이후 4연속 챔스 8강 후 3번의 연속 16강, 2019~2020시즌 준우승과 지난시즌 4강에 그치며 챔스 우승과 연이 닿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드림팀’ 파리 생제르맹에서도 간판으로 활약할 메시. 메시는 파리의 오랜 숙원인 챔스 우승을 일궈낼 마지막 열쇠가 되어야만 한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