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3가지로 클럽 세팅의 조건, 신체 물리적 조건 그리고 스윙 역학적 조건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클럽의 조건은 자신의 스윙 스피드와 동작에 따른 피팅의 문제이고, 체력 조건은 필요한 근육을 훈련하고 체중을 늘리는 등 전문적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는데 있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효과적인 스윙동작을 몸에 익히는 일은 아무리 좋은 스윙이라 해도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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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많은 레슨 동영상을 접하다 보면, 비거리 증가를 위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거나,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움직임을 설명하는 내용들이 스윙 역학적 관점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올바른 스윙 동작에 대한 이해는 역학적 근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고, 물리적 법칙에 벗어나는 설명은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

투어 선수들이 스윙을 역학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그들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훈련받으며 역학적 원리에 맞도록 자신의 스윙을 발전시켜 왔으며, 그 대표적인 동작이 다운스윙시에 아마추어보다 손목 코킹을 오래동안 유지한다는 것이다. 즉, 스윙 역학적 관점에서 볼 때 골퍼의 효과적인 스윙 동작을 구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다운 스윙 시 손목 코킹의 유지 시간’이다.

골프스윙에서 볼에 최대의 토오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임팩트 순간 클럽헤드의 속도가 최대가 될 수 있도록 가속해야 하는데, 손목 코킹을 유지하는 시간은 클럽헤드의 운동 궤적에 큰 변화를 주어 가속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서 시간의 개념은 0.1초 미만일 것이다)

일단, 손목 코킹의 유지 각도는 몸통의 회전 축으로부터 회전하는 클럽의 헤드까지의 거리에 변화를 준다. 만일 동일한 몸통 회전 속도로 다운스윙을 하는 경우 코킹 각이 크게 유지되면 클럽헤드는 몸통 축에서 멀리 떨어져서 회전을 하게 된다. 즉 클럽헤드가 공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코킹이 임팩트 직전까지 유지되는 경우에 비해 훨씬 오래 걸리며 이때 원거리를 회전하는 클럽헤드가 공기 저항을 많이 받게 되어 가속이 어렵다.

반면, 손목 코킹이 오래 유지된다는 것은 클럽헤드의 회전반경이 짧아져서 클럽헤드가 공에 도달하는 데까지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클럽헤드의 이동 속도는 높아진다. 물론 다운스윙에서 클럽헤드가 받는 공기저항도 작아진다.

다운스윙에서 손목 코킹이 임팩트 직전까지 오래 유지된다는 것은 몸통 회전과 함께 무게중심의 이동이 원활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코킹이 유지되며 공을 맞추기 위해서는 허리가 클럽을 리드하여 타깃 방향으로 충분히 이동하지 않으면 뒤땅을 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클럽 헤드의 움직임을 위에서 아래로 바라볼 때 크게 4가지의 방향의 궤적을 가지고 있다. OTI(Out to In), Square, ITO(In to Out) 그리고 ITI(In to In)이다.

물론 위에서 본 클럽헤드의 궤적이 임팩트 순간 스퀘어(Square)가 되도록 많은 골퍼가 노력하며 스윙을 교정하지만 클럽헤드의 회전 동작은 몸의 중심점에서 클럽까지 전달되는 운동에너지와 궤적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인 요인들을 가지고 있다.

시합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스윙의 리듬과 템포가 바뀌기도 하며 헤드의 운동 궤도에 영향을 미쳐 의도하지 않은 슬라이스나 훅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리듬과 템포는 손목 코킹의 유지 시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보통 아마추어의 경우 다운스윙을 시작해서 손목의 스피드가 최대가 되는 시점은 탑에서 다운스윙을 시작해서 손목의 코킹 각도가 130도(탑에서의 코킹 각도는 대략 100도 전후) 정도를 이룰 때(이때 클럽 헤드의 위치는 무릎높이까지 내려온 상태)이다. 반면 프로의 경우는 우선 탑에서의 코킹 각도가 아마추어에 비해 10도 정도 작은 90도를 유지한다

. 다운스윙이 시작되어 손목의 속도가 최대에 이르기까지 손목의 코킹 각도가 10도 정도밖에 릴리스 되지 않고 도달하게 되며, 이때의 코킹 각도는 104도 정도다.

임팩트시에도 손목의 코킹 각도가 154도 정도를 갖는 것은 아마추어에 비해 임팩트 순간까지도 어느 정도의 코킹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점은 손목 코킹의 각도가 다를 경우, 손이 운동하는 속도가 같을지라도 유지되는 코킹 각도에 따라 클럽헤드의 스피드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애슬레틱 모션 골프(Athletic Motion Golf)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LPGA 선수의 다운 스윙 시 손의 움직임 속도는 최대 21마일 정도이고, 아마추어 남자가 더 빠른 최대 24마일 정도를 갖는 경우에도 클럽스피드는 아마추어가 80마일이지만 LPGA 선수는 92마일로 오히려 더 높다는 점이다. 이것은 다운 스윙에서 임팩트 직전까지 손목 코킹을 보다 더 유지하려는 훈련을 하는 것은 아마추어가 보다 긴 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프로의 스윙을 몸에 익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프로들의 정형화된 스윙에서 방향성의 문제 유발하는 것을 요약하면 주로 손목 코킹이 릴리스되는 타이밍과 스윙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리듬의 문제이다. 이러한 리듬과 타이밍의 문제는 멘탈을 포함한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손목 코킹을 릴리스하는 시점을 일정하게 가져가는 것이 방향성에 대한 일관성을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클럽헤드의 궤적이 바르다 해도 임팩트 순간 스퀘어(Square)가 되도록 만들어지는 것은 코킹의 릴리스 시점에 달려 있다. 아마추어가 프로답게 스윙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연습장에 가서 의식적으로 손목 코킹의 릴리스 시간을 길게 가져가기 위한 연습을 하기를 권한다.

그러면, 다운스윙에서 임팩트까지 손목 코킹을 조금이라도 더 유지하는 것이 비거리와 방향성에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쉽게 깨닫게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 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전순용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