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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칼럼] ‘깨어 있는 골프’를 해야 하는 이유

골프만큼 각성(覺醒)을 요구하는 운동을 찾기 어렵다.골프를 제대로 하려면 늘 깨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명료한 각성(覺醒)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실수를 줄이고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실제 라운드에서는 물론 연습할 때도 자신의 동작 하나하나에 대한 알아차림과 뉘우침이 뒤따를 때 골프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굿샷이든 미스샷이든 반드시 마음의 출렁임이 일어나게 돼 있다. 출렁임이 일어날 때마다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파도의 크기만 다를 뿐 잔잔한 호수 같은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마음의 출렁임이 골퍼에게 최대의 금기(禁忌)인 것은 자신이 날린 샷에 대한 성찰(省察)의 기회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기쁨에 겨워, 아니면 분노나 절망에 휩싸여 마음이 요동치면 지난 샷에 대해 올바른 알아차림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금 필요한 샷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할 수도 없다.

‘지금 여기서’ 내가 날리는 모든 샷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샷을 날릴 때마다 몸과 마음이 온전히 깨어 있지 않고선 샷의 진보를 바랄 수 없다.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진단이 필요하다. 그 평가와 진단에 따라 다음 샷을 창조해낼 수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깨어 있음은 실제 라운드에서보다 연습할 때 더 필요하다.

연습장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십중팔구 기계적으로 타성에 젖은 스윙과 샷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좋은 샷이든 미스샷이든 그런 샷이 나오게 된 원인을 점검하며 샷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 경우는 극히 찾아보기 어렵다.

보다 나은 샷을 익히기 위해 열심히 연습장에 나오지만 대부분 스스로 원인을 찾고 교정해 나가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고수가 어렵게 지적을 해도 ‘다 내가 알아서 한다’는 불편한 표정이 역력하다.

비슷한 시기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는데도 누구는 일취월장하며 1년 만에 싱글로 진입하는가 하면 구력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100대 타수를 넘나드는 것은 자신의 샷에 대한 각성을 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각성 없는 골프의 종착역은 고질병 투성이의 괴기한 골프다.

골프를 두고 ‘목표가 없는 끝없는 경기(Endless game without goals)’라고 하는 것은 골프는 근원적으로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뜻대로 안 되는 탓에 끝없이 연구하고 탐구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게 골프다. 최고의 프로골퍼들도 자신의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의 지도를 받고 스스로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그럴 형편이 안 되는 주말골퍼가 골프의 질을 개선하는 길은 깨어 있는 골프를 하는 것이다.

모든 샷을 하고 난 뒤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반드시 그 실체를 지각해야 한다. 그리고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지속 가능한 샷을 만들기 위한 동작은 물론 기초체력이나 마음가짐까지 돌아보는 성찰도 필요하다. 몸과 정신이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골프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자신을 각성시키는 최상의 운동이다. 골프는 기막힌 놀이이자 최고의 치매 예방 및 치료 운동이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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