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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구 신생팀 AI페퍼스, 막내 구단의 ‘매운맛’ 올 시즌 돌풍 예고

여자 프로배구의 신생 구단 페퍼 저축은행 AI페퍼스가 치르는 한 경기 한 경기는 구단의 역사가 된다. 지난 19일 역사적인 창단 첫 V리그 데뷔전을 치른 AI페퍼스는 V리그의 매운 맛을 봤다. 2021-2022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대어’ 이소영을 품은 KGC 인삼공사에 패했다. 초반 기대 이상의 플레이로 첫 세트를 가져온 AI페퍼스지만 그 이상의 번뜩임은 없었다. 내리 3세트를 내주며 첫 경기에서 창단 첫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중간중간 접전을 펼치는 경기력을 자랑한 AI페퍼스는 올 시즌 ‘뜨거운 감자’임을 예고했다.

  •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최약체 AI페퍼스? 자세히 들어다보면

AI페퍼스는 여자 배구부에서 10년 만에 탄생한 신생팀이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호남 지역에 연고 구단이 생긴 건 페퍼저축은행이 처음이다.

광주를 연고로 하는 AI페퍼스는 냉정히 여자부 7개 팀 중 최약체로 평가된다. 그나마 신생구단 혜택으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어 ‘트라이아웃 최대어’ 바르가를 품고, 특별지명을 통해 이한비, 이현, 지민경, 최가은, 최민지 등 선수 5명을 기존 타 구단에서 데려오며 전력 구멍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미계약 FA 하혜진과 실업팀 양산시청에서 활약하던 세터 구솔 등을 영입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7명의 신인 선수를 선발하면서 선수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모든 팀이 비장한 각오로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잃을 것 없는’ AI페퍼스는 어딘가 모르게 나머지 6개 구단을 긴장하게 만든다.AI페퍼스의 초대 사령탑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배구를 4강 신화로 이끈 김형실 감독이다. 1952년생으로 노장 수장이지만 그만큼 상당한 관록을 보유하고 있다. 1983년부터 1986년까지 현재 흥국생명을 이끌고 있는 박미희 감독을 지도했던 경험이 있을 정도다. 11월 2일 흥국생명과 AI페퍼스의 1라운드 경기에서는 35년 만에 사제지간 맞대결이 펼쳐진다.

AI페퍼스 수석 코치는 2007-2008 시즌 GS칼텍스의 프로 첫 우승을 이끌었던 이성희 감독이다. 선수시절 거포로 활약했던 이경수 전 KB손해보험 스타즈 코치까지 영입한 AI페퍼스다. 신생 구단이지만 코칭스태프만큼은 짱짱하다.

  •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창단 ‘첫 승리’ 먼 이야기 아니다

창단 후 첫 경기에서 첫 세트를 따내는 선전을 보인 AI페퍼스다. 하지만 학수고대했던 첫승은 없었다.AI페퍼스는 지난 19일 홈 경기장인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KGC 인삼공사와 도드람 2021~2022 V리그 홈 경기를 치러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경기 전 AI페퍼스의 셧아웃 패배가 예상됐다. ‘FA 대어’ 레프트 이소영을 품고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도 인삼공사가 크게 앞서 AI페퍼스가 힘도 못 쓰고 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무서울 것 없는 AI페퍼스는 초반에 날아올랐다.

AI페퍼스는 1세트 0-1로 추격하던 상황에서 하혜진이 상대 센터 한송이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구단 역사상 첫 득점을 올렸다. 2-3으로 뒤져있을 땐 바르가가 오픈 공격에 성공, 한국 무대 첫 득점을 신고했다. 바르가는 곧바로 서브 에이스까지 올리기도 했다.

기세를 탄 AI페퍼스는 거의 더블스코어까지 간격을 벌렸다. 상대 범실을 틈타 13-7로 크게 앞서나갔다. 이후에도 득점 행진을 이어간 AI페퍼스는 24-16 상황에서 바르가의 오픈 공격이 점수로 연결되면서 첫 세트를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슬슬 몸이 풀리기 시작한 인삼공사는 2세트부터 거세게 반격했다. 외인 옐레나와 이소영이 매서운 손끝을 자랑했고 박은진은 블로킹에서 득점을 쌓으면서 AI페퍼스가 기를 펴지 못하게 만들었다.

AI페퍼스에 3세트가 다소 아쉬웠다. 21-21 세트 후반까지 팽팽하게 맞서다가 옐레나에게 연속 공격을 허용하며 막판에 무너지고 말았다. 맥이 풀려버리며 4세트까지 내준 AI페퍼스는 창단 첫 승리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AI페퍼스의 외국인선수 엘리자벳은 양 팀 합해 최다인 22점을 올렸다. 하혜진도 5블로킹 포함, 10득점했다. 냉정히 막상막하 경기가 될 것이란 예상은 없었다. 하지만 AI페퍼스는 기대 이상의 응집력으로 인삼공사에 대등하게 맞서며 저력 있는 팀임을 과시했다.

경기 후 김형실 감독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2%가 부족했다”며 “연습 부족에서 리듬을 타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선수들의 승부 근성은 정말 좋았다. 도전자 입장에서 하려고 하는 모습은 고무적이었다”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는 정신적인 면에서 부담이 없었다”며 선전할 수 있었던 포인트를 솔직하게 꼬집은 후 “한 세트와 한 경기를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선수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첫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AI페퍼스. 선수들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바탕이 되고 무서울 것 없는 패기를 앞세운다면 더 이상 첫 승리는 먼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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