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시리즈를 끝으로 2021 메이저리그가 모두 종료됐다. 포스트시즌 진출팀 중 올 시즌 가장 승률이 낮았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88승 73패)의 깜짝 우승으로 막을 내린 메이저리그는 다음날부터 FA(자유계약선수)시장이 열렸다. 이번 FA시장에는 한국 선수는 김광현뿐이지만 NC 다이노스 나성범이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를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새로운 메이저리거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이 외에도 이번 FA시장은 카를로스 코레아, 코리 시거, 맥스 슈어저, 클레이튼 커쇼 등 초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풀려 역대급 FA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AFPBBNews

FA 김광현은 국내로? 최지만은?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김광현의 행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맺은 2년 800만 달러 계약이 종료된 김광현은 지난 2년간 3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7의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메이저리그에 잔류할지, 아니면 SSG로 돌아올지 예측이 쉽지 않다.

일단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를 원하고 있지만 이닝 소화력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고, 후반기로 갈수록 힘에 부쳐 하는 모습이 뚜렷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보인다. 게다가 내년이면 33세 나이도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2년간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으니 분명 4~5선발급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팬그래프는 2년 1400만~2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예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김광현 입장에서는 2년 전에 받았던 2년 8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은 기본으로 생각할 것이다. 또한 메이저리그를 경험하며 자신의 연봉이 곧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회임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기에 많은 금액과 확실한 선발자리를 보장하는 팀을 원할 것으로 보인다. 팬그래프의 예상대로 2년 1400만 달러만 나와도 충분히 긍정적이다.

클레이튼 커쇼.AFPBBNews

SSG 입장에서는 호소할 것이 ‘옛정’뿐이다. 2021시즌 KBO리그 최고 연봉자가 추신수로 27억원인데 이는 약 250만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연간 700만달러가 예상되는 김광현에게 아무리 많은 돈을 안겨도 잡기 힘들다. 김광현이 큰 생각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국내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더 이상 탬파베이에 남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이 중요한 1루수 포지션에서 지난 2년간 2할2푼9리의 타율에 장타율도 4할1푼1리에 그친 것은 아무리 그가 쇼맨십이 좋은 선수라도 쉽지 않다.

게다가 2021시즌을 앞두고 연봉조정에서 승리해 245만 달러를 받았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을 줘야만 하는 상황.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가난한 구단 중 하나인 탬파베이 입장에서는 최지만의 연봉이 팀내 9위였을 정도로 부담이 큰데 그 이상을 주기 쉽지 않아 보인다.

트레이드 혹은 자유계약선수로 푸는 논텐더가 예상되는 이유다. 이 경우 최지만은 타팀을 찾기 위해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주전경쟁을 위해 힘든 2022년 봄을 보내야할 수도 있다.

카를로스 코레아.AFPBBNews

역대급 내야수 시장에 사이영상 선발투수까지

이번 FA시장의 특징은 역대 가장 질 높은 유격수들과 내야수들이 대거 풀렸다는 점이다.

총 계약 3억 달러(약 3500억원) 이상이 유력시되는 카를로스 코레아부터 또 다른 3억 달러 가능성이 있는 코리 시거, 시카고 컵스를 상징하던 크리스 브라이언트, 올시즌 MVP 3위가 유력한 마커스 시미언, 30홈런이 가능한 트레버 스토리와 하비에르 바예즈 등이 모두 내야수다. 여기에 애틀랜타 우승의 주역이었던 프레디 프리먼, 앤서니 리조, 브랜든 벨트 등 거포 1루수 역시 있다.

여기에 LA다저스의 상징이었던 클레이튼 커쇼, 사이영상 3회 수상자 맥스 슈어저, FA를 앞두고 대박을 친 케빈 가우스먼, 사이영상 3위 안에 든 류현진 동료 로비 레이 등 대단한 선발투수들도 대기하고 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은 총 12건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3억 달러 이상 계약은 코레아와 시거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선수는 못해도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은 확정적이다.

이 정도로 질 높은 선수들이 대거 나온 시즌이 있었나 할 정도의 FA시장. 게다가 미국은 경구치료약 개발 등으로 2022년이면 사실상 코로나19 종말에 대한 기대감까지 차 있어 그동안 조여왔던 벨트를 한 번에 풀 가능성도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 역시 예외가 아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성법.스포츠코리아

나성범, 메이저리그 갈까

데뷔 전부터 메이저리그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던 나성범이 이제는 정말 메이저리그로 가게 될까. 일단 신분조회가 들어왔다는 것은 메이저리그 진출의 절차이기에 관심을 모은다. 이미 나성범은 박찬호-추신수-류현진의 대형 계약을 주도한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커리어하이라 봐도 무방했던 2020시즌(34홈런 112타점)에도 나이, 무릎부상 문제, 코너 외야수라는 수비문제로 인해 포스팅에서 응찰팀이 나오지 않았던 지난해를 생각하면 올해는 더 부진한 시즌(데뷔시즌 제외 첫 3할 타율 밑)을 보냈다는 점, 더 나이가 먹었다는 점, 국내에선 FA라 거액 계약의 유혹이 많을 것을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낮다.

그동안 자신이 ‘헐값 계약으론 메이저리그에 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결국 메이저리그는 협상용 미끼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