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고 터프하게" 거리의 점령자다리선 살리는 타이트 부츠, 다양한 소재·자연색상 강세

[패션] 겨울부츠
"섹시하고 터프하게" 거리의 점령자
다리선 살리는 타이트 부츠, 다양한 소재·자연색상 강세


겨울 멋쟁이들은 벌써 부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싸늘한 기온에도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미니스커트의 영향으로 부츠를 향한 관심은 더욱 뜨겁다. 이번 겨울 거리를 장악할 부츠 스타일은 한마디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길이와 굽, 소재, 색상 등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각선미를 장악할 부츠 트렌드!


개성 연출 주도

지난 12일 삼성패션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니스커트를 착용한 여성의 비율이 지난해 가을 4.3%에 비해 18.7%로 크게 상승했다고 한다. 기온이 내려가고 있는데도 그치지 않는 미니의 열기. 미니스커트 차림에 어울리는 코디네이션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짧은 하의에 맞춰 상의는 짧은 점퍼 스타일(블루종)이 유행했고, 여학생 같아 보이는 무릎길이 양말(니삭스)의 유행도 미니스커트 열풍에 발맞춘 패션경향이다. 여기에 미니스커트와 매치될 겨울 핫 아이템은 부츠다.

19세기 중반까지 부츠는 남성구두의 전형이었다. 부츠가 여성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한 것은 17세기 후반, 여성들이 스포츠를 즐기면서부터다. 1960년대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꾸레주가 미니스커트를 유행시키면서 부츠에 대한 여성들의 편애가 시작되었다.

이제 겨울 멋쟁이들에게 부츠는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해마다 길이가 달라져 선택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었는데 올 겨울은 그 어떤 디자인을 선택해도 좋다. 장화처럼 보이는 에나멜 코팅 그래픽 패턴 부츠(에밀리오 푸치), 물뱀가죽의 표피가 그대로 살아있는 허벅지 높이 니하이(Knee-hight) 부츠(구찌), 마치 바지를 입은 듯한 타이트한 화이트 레더 부츠(발렌시아가)까지는 아니어도 올 겨울 부츠 디자인의 다양성은 그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패션계는 6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는 복고 룩의 리뷰라 할 수 있을 만큼 레트로 모드의 결정판을 보여주는데 액세서리류의 진보가 그 다양성을 이끌고 있는 만큼 각양각색의 부츠는 여성들의 개성 있는 연출을 주도하고 있다.


옐로우ㆍ오렌지 컬러 새롭게 부상

한겨울용으로만 알았던 부츠가 가을부터 거리에 등장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특히 굽이 거의 없는 복숭아뼈 높이의 구두, 부츠의 중간형태인 부티(bootie)는 흘러내리는 듯한 자연스러운 실루엣으로 거리를 장악했다. 기본적으로는 올 겨울 부츠 역시 다리 선이 살아나는 타이트한 부츠가 강세다.

허벅지 높이로 길이가 긴 부츠디자인도 나와 있지만 이런 울트라 롱 부츠는 상대적으로 하체가 짧은 동양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신 롱부츠는 한 번 접어서 신어 펜싱부츠 같은 이미지로 변신이 가능하다. 부츠 위로 올라오는 ‘니 하이 삭스(Knee High Socks)’로 부츠를 신은 듯한 느낌도 줄 수 있다.

이때 양말 색상은 부츠와 같은 색을 택해서 통일감을 주도록 한다. 무릎길이의 롱 부츠는 특히 ‘레이스업(끈 조임)’ 스타일이 부각되고 있다. 승마부츠형의 무릎 길이 롱 부츠는 벨트 장식 디테일을 활용하기도 했다. 장식적인 요소는 하프 부츠나 앵글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쳐 시선을 종아리와 발등에 고정시킬 정도.

소재의 다양성은 레트로 스타일의 최대 장점. 벨벳과 코듀로이, 데님 등 의류에 사용되는 소재도 가공을 통해 부츠와 만난다. 60년대 풍의 옵아트나 그래픽 패턴, 다양한 애니멀 프린트도 과감하다. 고트(산양가죽), 송치(송아지가죽), 스웨이드 소재 등은 부드럽고 내추럴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색상은 블랙이 事?컬러지만 낡은 느낌을 주는 것이 포인트. 여기에 브라운, 카멜의 고급스러운 소재가 더해지고 눈 같은 흰색과 올리브, 카키 등 자연에 가까운 색도 주목받고 있다. 옐로우, 오렌지 컬러는 새롭게 부상한 포인트 컬러. 골드, 블론즈, 아이온 등 금속성이 느껴지는 색도 많이 보인다.


레트로 모드

흘러내리는 듯 발목부분에 편안한 주름이 잡히는 ‘루즈 피트(loose fit) 부츠’가 인기 아이템. 따뜻하면서 부드러운 스웨이드와 가죽과 스웨이드를 결합한 소재에 다양한 색상으로 감각적인 연출을 돕고 있다. 여기에 가죽끈, 금속 버클, 단추 장식으로 단조롭지 않은 디자인이 사랑 받고있다.

부드럽고 오래된 느낌을 주는데 단추나 스티치(바늘땀) 장식을 이용해 섬세한 여성미를 느끼게 해준다. 코는 짧은 길이의 도톰한 라운드형과 뾰족하면서도 긴 형태가 나와 있다. 뾰족한 구두에는 고풍스러운 펀칭(구멍을 뚫는 것)이나 리본 장식이 사용돼 화려함을 뽐내고 자수나 스티치, 아플리케 같은 수공예 작업을 통해 에스닉 이미지를 더하기도 했다.

굽도 뭉툭한 통굽보다는 가늘고 섬세한 힐 굽이 특징. 부드러운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데 표면감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소재가 많다. 여기에 털장식을 더해 에스키모화(모카신) 같은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파워풀 섹시 모드

강렬하고 섹시한 부츠 코디네이션. 미니 스커트와 잘 어울리며 섹시하게 피트되는 롱 부츠형이 많다. 뾰족 코 슈즈와 잘 어울리는 디테일은 강한 느낌을 주는 버클, 레이스-업이나 피어싱, 펀칭, 징, 독특한 셔링을 활용해 디자인적 요소를 한층 강화했다. 찌를 듯 가늘고 높은 굽으로 섹시함이 강하게 드러난다.

발등 부분의 절개나 바느질 장식을 더하고 버클과 끈을 매서 터프함을 강조하기도 한다. 발목이나 앞 부분을 끈으로 묶어 처리하는 레이스업(lace-up) 스타일은 여성의 속옷과 같은 섹시함과 함께 운동화 끈 장식으로 보이기도 해 자유분방하고 반항적인 펑키 스타일로도 소화되고 있다. 전사이미지를 주는 글래디에이터 스타일의 동물 표피를 그대로 살린 소재와 레이스, 벨벳 등 여성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를 많이 사용한다.

디테일이 많은 부츠는 섹시하면서 과감한 스타일 연출에 좋다. 장식이 시선을 끌 수 있으므로 무릎길이의 스커트나 슬림한 레깅스로 다리라인을 연결해 주면 좋다.


스포티 밀리터리 모드

스포티 스타일과 밀리터리 스타일이 세련되게 보여지고 있다. 레이스 업 디자인이 발등부터 발목까지 들어간 앵글형과 바이커 부츠, 길이가 긴 레이스 업 스타일의 복싱부츠가 대표적. 가죽 외에 일반 의상에 사용하는 소재로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캐주얼한 의상과 80년대의 펑키 스타일과 밀리터리, 스포티즘이 믹스&매치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카고팬츠나 블루종 점퍼, 파카, 항공재킷, 조깅팬츠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활동적인 유연함이 필수적인데 편안하지만 여성적인 요소를 잃지 않는다. 아주 낮거나 높지만 편안한 힐, 가죽 콤비와 방수 처리된 가죽, 데님, 코듀로이 등도 낡은 듯한 가공법이 소재의 포인트. 색은 블랙과 브라운과 카키가 주로 쓰이지만 스포티 요소를 더해 원색의 발랄한 느낌도 준다. 버클, 벨트, 아일렛(징 장식), 체인 등의 메탈장식이 중요하고 짚-업 스타일, 밴드 등이 장식 요소로 가미됐다.

미니스커트와 부츠의 조화
   


찬바람이 불어도 그칠 줄 모르는 미니스커트의 열기 속에 다리에 꽂히는 시선은 더욱 뜨겁다. 그 시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스커트와 부츠의 적절한 조화가 필수.


짧은 다리+미니스커트+레이스업 롱부츠

부츠 길이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스타일은 무릎 밑 부분이 짧은 다리. 결점을 감춘다며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부츠를 신으면 다리가 짧은 것을 더욱 강조하는 꼴이 된다. 여기에 무릎을 덮는 길이의 치마를 입으면 답답해 보인다. 부츠는 무릎 바로 아래, 또는 종아리 아랫부분까지 올라오는 길이가 가장 적당하다.

다리가 조금 휘었다면 넉넉한 통에 화려한 장식이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뒤쪽에 레이스업(lace-up) 디테일이 있는 부츠나 발목 부분에 장식이 많은 부츠는 종아리 부분을 길게 느끼게 해 주어 롱다리로 보이게 한다.


두꺼운 발목+A라인 미니스커트+앵글부츠

미니스커트 아래로 굴곡 없는 다리는 더 두꺼워 보일 수 있다. 허벅지나 발목이 두꺼운 일자 다리의 고민을 부츠로 커버해 보자. 발목을 가리는 부츠는 우선 성공적인 셈이지만 발목에 타이트하게 밀착되는 앵글디자인은 오히려 다리가 짧아 보이고 두꺼워 보일 수 있다.

평소 캐주얼한 스타일을 즐긴다면 복숭아 뼈까지 오는 짧은 앵글 스타일에 조금 두꺼운 양말을 접어 신어 발목이 가늘어 보이게 만든다. 종아리가 가는 편이라면 털 트리밍이 된 부츠나 종아리부터 발목까지 늘어지는 부드러운 소재의 부츠가 잘 어울린다. 스커트는 A라인 디자인에 무릎길이의 부츠를 신고 부츠와 색과 같은 색으로 무릎위로 올라오는 니삭스를 신어 허벅지를 커버해도 좋다.


두꺼운 종아리+타이트 미니스커트+승마부츠

두꺼운 종아리가 걱정이라면 애매한 길이의 부츠는 피해야 한다. 종아리 중간까지 오는 디자인은 단점을 더욱 두드러져 보이므로 종아리 전체를 감싸는 롱부츠가 좋다. 특히 딱딱한 라인이 잡히는 승마부츠(Riding Boots)가 좋다. 종아리가 통통하다면 다리 라인을 드러내는 스타일보다는 전체적으로 일자 라인으로 떨어지는 것이 좋다.

여기에 발목을 조이는 스타일은 여성스러운 라인을 살려준다. 종아리가 굵으면 미니 스커트는 오히려 타이트하게 입는 것이 효과적. 넉넉한 롱부츠는 O자형 다리를 감춰준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1-21 17:17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