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 벗고 더 젊게, 더 섹시하게다양한 컬러와 디자인·가격으로 '부의 상징' 고정관념서 탈피

[패션] 모피
'노티' 벗고 더 젊게, 더 섹시하게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가격으로 '부의 상징' 고정관념서 탈피


올 겨울, 모피의 유행이 다시 돌아왔다. 럭셔리 패션의 등극과 함께 시작된 모피의 유행은 마담 브랜드 뿐 아니라 영캐주얼 브랜드까지 가세, 보다 젊어지고 있고 그 활용도 또한 넓어졌다. 모피 제품은 코트 뿐 아니라 재킷이나 블루종, 망토와 머플러 등의 패션 소품에까지 사용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쉽게 모피류를 접할 수 있다.

모피란 한마디로 동물 가죽을 이용한 패션의 총칭이다. 대명사격인 밍크가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도 신분상승의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벌쯤 갖고 싶은 아이템. 모피의 유행은 올 겨울 패션 트렌드 중에서 엘리건트 레이디 룩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엘리건트 레이디 룩은 우아한 매력의 숙녀 스타일이라 요약할 수 있으며, 클래식에 대한 향수를 담고 있다.

왠지 중년부인의 풍만함과 부의 상징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중가대의 캐주얼한 상품이 쏟아져 나와 올 겨울에는 더욱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과 소재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베스띠벨리 디자인실의 박성희 실장은 “올 겨울 모피 디자인의 포인트가 모피를 니트나 가죽 등 다른 소재와 패치(patch)시키는 ‘믹스&매치’이기 대문에 20대 젊은 층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스타일링도 캐주얼한 아이템과 섞여서 ‘노티’를 벗고, 젊게 변신하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한다.

흔히 코트류만 생각했던 모피는 재킷과 스커트, 원피스, 숄, 망토, 목도리, 가방, 신발 등 거의 모든 제품에 활용되어지는 것이 올 겨울의 또 다른 특징. 꼭 모피 의류가 아니더라도 소품만으로도 모피가 주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멋을 연출할 수 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컬러, 아이템 등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복에서 여성스러움과 우아함을 자아내기 위해 쓰인 모피는 이제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캐주얼화 하고 있는 남성복에서도 탈ㆍ부착이 가능한 모피 코트, 캐주얼한 모피 재킷, 칼라와 소매 등에 모피를 장식한 점퍼 등으로 외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올 겨울 모피는 ‘진짜’여야 한다. 캐주얼화에 따른 인조 모피의 유행 대신 진짜 모피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토끼털, 여우 등의 모피가 선보여지고 있고 특히 올 겨울 가장 인기 있는 퍼(fur)는 밍크다. 2~3년 전에 유행했던 머스커렛(사향 쥐 종류)과 렉스(토끼의 일종)도 일종의 모피라 볼 수 있고 토끼털 역시도 모피 군에 속한다.

그러나 모피는 뭐니뭐니해도 밍크. 모피의 여왕 밍크는 최고이며, 최후의 의류라고 불린다. 특유의 고급스러운 광택과 아름다운 색상을 지니며, 감촉이 좋고 부드럽고 가볍다. 또 탈모가 적으며 튼튼하고 방한력이 좋다. 장모와 단모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밍크는 원자재 공급량의 희소성과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고가의 제품으로 그 가치는 더욱 높다.


니트나 가죽 등 다른 소재와 믹스 & 매치

올 겨울 모피제품은 귀여운 디자인이 각광받고 있다. 털을 짧게 깎아낸 쉬어드 밍크나 전체적으로 길고 두터운 유한마담스타일의 디자인보다는 활동성을 강조한 짧은 재킷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란 분석이다. 젊고 발랄해진 모피는 이와 함께 니트나 가죽 등 다른 소재와 패치(patch)시키는 ‘믹스&매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몸 판이 퍼(fur)로 장식된 니트 블루종이 최고의 인기 아이템.

컬러는 블랙, 브라운 같은 베이직한 컬러를 비롯해서, 핑크와 블루처럼 컬러감을 살려준 스타일도 있으며, 블랙 & 화이트 또는 화이트 & 브라운으로 컬러가 믹스된 스타일도 주목받고 있다.

모피 착용에 가장 큰 부담은 착용했을 때의 부피 감이 아닐까? 부피감을 경량화 시키기 위해서는 안에 입는 옷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조이너스 디자인실 강미덕실장은 “슬림한 스커트나 레깅스 등을 입는 것이 좋으며 상ㆍ하의 색상을 통일되게 입어 주면 좀더 섹시하고 날씬한 연출이 가능하다”면서 두툼한 니트나 뻣뻣한 모직 제품을 입는 실수를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엘리건트 스타일

우아하고 고고한 이미지로 히치콕의 영화에 등장한 여주인공의 스타일. 보디라인을 강조해주는 글래머러스한 펜슬 스커트와 화이트 셔츠에 매치 시켜 우아하게 입어본다. 특히 액세서리는 작은 사이즈의 클러치 백이나 손에 드는 얌전한 토드백, 타조, 악어 가죽으로 만든 클래식한 핸드백 스타일과 하이힐을 신는다. 팔목까지 오는 긴 가죽 장갑과 여기에 진주 브로치나 목걸이를 해주면 더없이 완벽한 레이디 룩.

길이가 긴 모피 코트일 경우, 클래식한 트위드 슈트 위에 입으면 잘 어울린다. 또는 화이트 셔츠나 실크 블라우스에 펜슬 스커트와 입는다. 허리 아래로 내려오는 모피 코트는 가는 가죽 벨트로 허리를 강조하면 색다른 멋을 낼 수 있다.


캐주얼 스타일

모피를 젊게 입으려면 캐주얼한 소품 아이템과 믹스&매치해 보자. 모피 재킷이나 점퍼를 입을 때 안에는 실크 블라우스를 매치하고, 여기에 청바지를 입는다. 트위드 소재의 영국 풍의 체크 패턴이 있는 헌팅캡을 쓴다. 짧은 길이에 귀여운 이미지의 블랙 컬러인 모피 재킷에 옆선에 선명하게 두 줄을 넣는 라이닝으로 스포티해 보이는 화이트 팬츠를 매치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퍼소재가 패치(fur patch)된 블루종도 캐주얼한 아이템. 가죽이나 니트와의 만남으로 여성스러우면서도 활동적인 멋을 줄 수 있다. 니트와 퍼(fur)가 패치(patch)된 블루종은 캐주얼한 아이템이지만, 여성스러운 원피스나 이브닝 드레스와 매치 시키면 연말 모임을 위한 화려한 의상으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여기에 이번 시즌 토끼털, 라쿤털, 여우털(폭스), 밍크 등이 후드나 앞여밈에 트리밍 처리된 캐주얼한 점퍼와 코트가 주목받고 있다. 퍼(fur) 트리밍은 스키복이나 보드 룩에도 대거 선보이고 있으며, 탈 부착되는 실용적인 아이템도 나와있다.


퍼(fur) 액세서리

이번 시즌에는 다양한 퍼 액세서리가 선보이고 있는데 고급스럽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퍼(fur) 머플러가 많이 출시되고 있고 또 머플러보다는 짧은 목둘레에 앙증맞게 맬 수 있는 스톨도 인기품목. 퍼(fur) 머플러나 스톨의 컬러는 브라운 같은 기본적인 색조를 비롯하여 화이트, 핑크, 그린 같은 달콤하고 화사한 컬러로도 나오고 있다.

퍼(fur) 스톨의 경우, 크리스털이나 진주, 비즈 같은 장식이 첨가된 스타일로 여성스러움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퍼 트리밍이 첨가된 부츠나 가방도 고급스러운 여성미를 표현하기 좋은 아이템들이다.


좋은 모피 고르기

좋은 모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피(原皮)의 종류. 모피를 고를 때에는 털의 밀도가 촘촘하고 윤기가 나며, 전체적으로 가지런하고 가벼운 모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복원력도 중요하다. 손으로 쓰다듬고 나서도 자국이 없어질 정도로 복원력이 우수해야 양질의 모피로 볼 수 있다.

또 색상이 충실해야 한다. 물결치는 무늬와 비슷하게 좌우 자재와 어우러져 보다 효과적인 색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펴놓고 볼 때 연하고 진한 볼륨이 계속 교차해야 자연 색이며 전부 한가지 톤에 한가지 밝기만 가지고 있으면 염색제품으로 봐야 한다.

염색모피는 뻣뻣해질 위험이 있는데 털이 바닥까지 까만 것도 염색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질이 떨어지는 제품으로 보면 된다. 모피의 진위는 스팀을 쪼여 보면 알 수 있다. 진짜 모피는 금방 스러져 버리지만 가짜는 잘 눕지 않는다.

모피 보관 및 세탁
   

모피는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에 집에서 보관하는 것은 모피 상태를 유지하는데 좋지 않다. 가급적 전문 보관 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좋지만 집에서 보관할 때는 옷장에 충분한 간격을 두고 보관하도록 한다. 이때 부직포를 씌워 보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과 천적인 모피는 비나 눈에 젖었을 경우 내피까지 젖지 않았다면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자연 건조 시킨다. 빨리 말리려고 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 운반할 때는 목 뒤 라벨 부분을 손가락으로 들어 옮긴다.

모피의 세탁은 특별히 신경 쓰이는 부분인데 잘못된 상식으로 모피 관리나 세탁을 소홀히 한다면 모피는 손상되기 쉬운 제품이다. 모피는 때를 빼기 위해 세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숙지한다.

모피는 동물의 가죽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기본적인 유지방이 빠져나가고 습기를 먹어 표면이 찢어지거나 털이 부러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입지 않고 그냥 보관만 해둔 것은 더욱 문제가 심한데, 그것은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모피가 굳은 느낌이 들거나 눅눅한 느낌이 들 경우는 반드시 세탁해야 한다. 가장 최선의 방법은 전문 업체에 2년에 한번 정도 맡겨 처방하고 세탁해야 오래 착용할 수 있다. 주의 할 사항으로 절대 일반 세탁에 솔벤트 클리닝이나 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 모피 세탁시 안감까지 깨끗하게 세탁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5~6년을 주기로 안감은 전문 수선 집에서 교체하도록 한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1-28 10:30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