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함께 양대 거점으로 자리매김, 금융·상업의 거리로 화려한 부활

[패션] 다시 뜨는 명동, 쇼핑·문화의 메카로…
강남과 함께 양대 거점으로 자리매김, 금융·상업의 거리로 화려한 부활

서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 금융과 상업의 거리, 서울특별시를 상징하는 변화가, 명동.

지난 한해 패션 유통업계 이슈로 명동 상권의 부활을 들 만큼 그동안 강남 상권에 밀린 명동이 새로운 부흥기를 맞으며 빛나는 거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멋과 유행을 창조하는 패션리더들의 집합소에서 관광특구 명소의 역할까지 해내는 명동 다시보기.

첨단 유행 문화의 거리

명동은 서울을 상징하는 번화가이자 멋과 유행을 창조해 내는 패션의 거리다. 상권의 양축에 지하철 2, 4호선을 끼고 강북과 강남을 잇는 수 많은 버스가 통행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대형백화점과 금융기관, 의류매장, 음식점, 미용실 등 3600여 점포가 밀집해 있는데 2000년 3월 관광특구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역사문화탐방거리', '봄·가을 명동축제'등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유명한 관광지구가 됐다.

조선시대에는 주택가였으나 일제시대 충무로가 상업지역으로 발전하면서 인접지역인 명동이 상가로 변모했다. 1955년 서울 수복이후 종로, 광교 등지에서 영업하던 양장점이 명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명동은 패션 1번지 시대를 열었다. 전국은행협회, YWCA, UNESCO 회관, 중국대사관과 명동성당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상가지역인 명동은 한국의 금융 중심지이며 첨단 유행문화의 거리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행의 거리 명동도 강남권과 기타 지역의 발달로 점차 뒤떨이지기 시작했다. 초대형 쇼핑센터와 고급지향주의 백화점의 선호가 높아져 갔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해 상반기부터 캐주얼의류를 중심으로 가두점 개설 및 리뉴얼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다시금 명동은 황금 쇼핑지구가 됐다.

명동상권은 최근 리뉴얼 오픈 확산으로 변화가 크다. 이같이 대형 매장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캐주얼 매장의 대형화와 단순히 옷만 사 입는 공간이 아닌 문화 공간을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스낵바, 휴식공간을 갖추고 다양한 놀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충족되는 복합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명동은 2000년에 비해 캐주얼매장 비율이 16.6%에서 34.2%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다른 복종들은 소폭 하락한 추세로 캐주얼 브랜드의 거리매장 진출이 활발해 졌음을 알 수 있다. 또 단독매장의 분포가 48%에서 70.1%로 늘어났는데 이에 비해 2001년 34.5%까지 늘어났던 보세매장이 19.8%로 줄어들어 명동상권의 기업형 브랜드 진출이 많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백화점 위축에 따른 거리상권의 부활은 서울 명동상권을 패션1번지의 전성기로 돌려놓았다. 감성캐주얼과 토털의류부랜드가 많아지고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는 멀티셀렉트숍이 확대됐다. 이는 패션브랜드가 옷 외에도 흥미를 끌 수 있는 여타 문화시설에도 관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제한적인 공간을 벗어나 대형매장의 장점을 살린 거리매장들은 의류외에 인테리어 용품과 홈콜렉션, 유아용품 등 토털화, 패밀리화 되는 경향을 보여주었고 이와 함께 기업을 떠나 여러 브랜드의 한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유통전문 원아이템숍 확대도 가두점의 활성화에 불을 붙였다.

유명브랜드 대표매장 밀집

새로운 명동의 달라진 모습을 주도한 것은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Flagship) 숍. 플래그십 숍은 깃대를 꽂는다는 의미에서 그 브랜드를 대표할만한 매장을 뜻한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최대한 표현할 대형 매장에 다양한 상품과 편의시설로 원스톱쇼핑의 편리성을 추구한다.

제일모직은 '빈폴'의 서브 브랜드 8개로 구성된 빈폴 플래그십숍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개층 660여 평 규모로 단일브랜드로서는 최대규모, 층별로 빈폴, 빈폴멘즈, 빈폴레이디스, 빈폴옴므, 빈폴골프, 빈폴진과 지난 가을 새롭게 선맛?빈폴키즈 등이 입점해 있다. 이 매장에서는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빈폴홈인테리어'까지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게 제일모직은 명동 초입인 아바타몰 옆에 300평 규모의 어덜트관 패션피아(Fashionpia)를 오픈 했다. 이 매장은 아스트라, 엘르, 디, 로가디스, 로가디스 그린라벨, 갤럭시, 갤럭시 캐주얼, 지방시, 빨질레리를 구성해 정장과 캐주얼, 여성복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토털 쇼핑공간으로 꾸몄다. 또 같은 상권에 있는 로가디스 매장도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패션피아영으로 리뉴얼 공사중이다. 남성 캐릭터캐주얼을 중심으로 꾸며질 패션피아영은 층 당 35평 4층 규모로 1층에 들어갈 '케네스콜'이 남성복 뿐만 아니라 여성 잡화라인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한다. 엠비오, 프라이언, 로가디스 화이트 라벨, 라피도가 입점하는데 맨 위층에는 휴식공간까지 마련해 패밀리 브랜드로의 입지를 굳힌다.

이밖에 F&F의 AMH이 명동 상권내 중심 지역으로 이전 오픈했고 스프리스의 스르피스도 기존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다. 두산게스는 중알로 한복판에 4층의 대규모 매장을 확보했다. 이랜드는 60평 규모의 티니위니 매장을 새로 열었고 푸마도 40평 2층규모로 확장 이전했다. 또 쇼핑몰 신축으로 철수했던 후아유 매장을 새롭게 단장했다. 더베이직하우스는 150호직영점 명동점을 대규모로 열었다. SK네트웍스 타미힐피거의 두 번째 가두점 오픈도 준비 중에 있다.

명동은 다른 상권에서 볼 수 없게 같은 상권 안에 여러 개의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경향이 눈에 뛴다. 지오다노, 티니위니, 콕스, 행텐, 나이키, 아디다스, 스파이 등은 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바디샵(1개 공사 중)은 3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같이 한번에 많은 브랜드들이 이동하고 큰 규모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동안 명동 상권은 그 몸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는 부작용을 겪고 있기도 하다. 20~30평대 매장이 보증금 3~5억원에 월세 1500~1800만원, 권리금도 2~3억 원 선으로 몇 년 사이에 50%가량 올랐다.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쳐 10~12억원의 임대료와 월 5000만 원에 달하는 월세를 부르는 일도 많다. 중앙로의 경우 평당 매매가격이 2억 2000만원 ~ 2억 50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롯데·신세계백화점도 활성화에 한 몫

명동상권의 강자 롯데백화점의 변신도 명동 활성화에 한몫을 하고있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본점 옆 한일은행 건물을 새로 단장해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명품관, 롯데호텔로 이어지는 연면적 11만평의 '롯데 타운'의 건설을 구상중이다. 올 하반기 구 한일은행빌딩의 3~4개 층을 최고급 명품관으로 꾸며 해외 브랜드를 유치할 계획이며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명동의 구 메트로미도파를 '롯데영플라자'로 새롭게 단장했다. 10~20대를 겨냥한 영플라자는 지하1층~지상 6층 3000여 평의 규모에 120여개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신세대들을 유혹하고 있다.

영플라자는 그 동안 노후한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롯데백화점의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한 대안으로 철저하게 1020 세대를 타깃으로 하면서 그 동안 강남상권에 몰리던 10~20대 소비자들을 끌어오기 위한 시도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한 투명한 외관과 다채로운 인테리어, 젊은 층이 원하는 상품을 전시했고 일본서 인기를 끌고 있는 토털브랜드 '무인양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퓨전 요리를 주로 하는 식당가까지 독특함으로 승부했다.

롯데백화점과 함께 명동상권의 양대 대형 백화점인 신세계도 리뉴얼 공사에 들어갔다. 본점 재개발이 완공되면 1만 8000만평에 달하는 매장면적에 초대형 문화서비스시설과 식당가를 갖추게 된다. 신세계는 현재 서울시에서 개발 중인 회현지하상가와 함께 2006년 중앙우체국 재건축, 인근 오피스빌딩 등이 들어서게 되면 새로운 고객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5년 말경에는 쇼핑과 문화거점이 강남에서 강북으로 옮겨올 가능성까지 점칠 정도다.

외식업계는 200여 좌석의 명동 1호점에 이어 외환은행 본점 내부에 2호점을 연 스타벅스와 명동 지역에 점포를 추가 확장, 3개 이상의 점포 운영 계획을 밝힌 아웃백스테이크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명동은 젊은층 뿐 아니라 가족단위의 쇼핑객이 찾을 수 있는 대규모 쇼핑타운으로 발전, 패션 1번지의 명성을 되찾게 될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 「2003년 F/W 패션수용예측정보시스템 구축사업·유통 환경 분석」, 삼성패션연구소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2-0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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