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패션은 용기!


아무리 패션이나 옷에 관심 없는 사람도 한번쯤은 잘 차려 입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군인들도 휴가 때가 되면 빳빳이 다림질한 군복 차림을 위해 푸른 군용 담요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옷을 잘 입는 방법이 있을까요? 답을 말하자면 옷입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패션은 이미지며 모든 인간이 자신만의 독특한 향기를 갖듯 패션도 개개인의 이미지에 따라 변색하기 마련입니다. 기네스 팰트로가 입었던 이브생로랑 드레스를 입었다고 기네스에 비할 만한 오만한 귀족주의의 냄새를 풍길 순 없습니다. 나만의 색깔과 향기를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패션이며 스타일입니다. 비록 그 경지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좌절, 웃음거리가 되는 시련이 뒤따르더라도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TV나 잡지, 기타 매체를 통해 유명인을 따라하는 것도 어쩌면 먼저 시작할 용기가 부족한 탓이 아닐까요. 옷 잘 입기의 시작은 ‘용기’입니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과감해져 보십시오. 이것이 패션의 첫째 항목이지요. 거리를 다니다 보면 자신이 소화할 수 없는, 너무나 매치가 안 되는 최신유행 스타일로 온몸을 휘감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를 비켜 가는 주변인들은 약간 눈썹을 치켜세우거나 입술을 삐죽거리며 웃지도 울지도 못할 감상에 젖지요. 대부분의 범인들은 이 경우 비웃음을 던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용기가 가상치 않습니까!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돕니다. 돋보이고 싶어서 그가 들인 공을 비웃으면 안됩니다. 물론 얼른 손목을 끌어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 자근자근 스타일에 대한 강의를 펼치고 싶은 욕구가 불타오르곤 하지만요. 실패를 경험한 그가 몇 년 후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스타일리스트가 되어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연습과 관심에 앞서, 패션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2-06 14:59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er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