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있는 풍경] 커피 이름의 유래


에티오피아에서 6세기경 야생의 커피가 발견된 이후 많은 사람들은 커피를 즐겼다. 이 커피의 이름은 역사가 흐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 발견된 지방이 에티오피아의 카파지방이었기에 ‘카파’라고 불렸으며(여기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닌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금도 중동의 많은 나라에서는 ‘카화’라고 부른다), 문헌상에는 사람의 몸에 향기를 불어넣는 ‘방캄’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이 또한 커피로 추측된다.

아라비아 왕국으로 불렸던 오스만터키제국에서는 오랫동안 ‘카프베’로 불렸다. 이는 마시는 음료이자 그것을 마시는 공간을 뜻했다. 나중에 이와 동일한 용도로 사용되는 프랑스의 ‘카페’는 이 카프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두 용어는 발음에서도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또 오스만터키제국은 외국과 커피를 교역하기도 했는데, 선적은 현재 예멘의 남쪽 끝에 있었던 모카 항구를 이용했다. 외국인들과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았던 항구 노동자들은 이 낯선 물품을 항구의 이름을 따 ‘모카’라고 불렀다.(당시 유럽인들은 커피를 ‘아라비아 와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커피의 상품성을 특별하게 인식했던 네덜란드는 오스만터키제국에서 커피 종자를 빼돌려 자신들의 해외 농장에서 재배를 시도했는데,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첫 성공을 거두었다. 그래서 ‘자바’라는 새로운 커피의 명칭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커피’라는 용어는 영국에서 탄생했다. 1659년 영국의 몇몇 유명인사들이 커피하우스에 모여 ‘로타 클럽’이라는 것을 결성했는데 이 모임의 핵심 멤버는 실낙원의 저자 존 밀튼, 생명보험의 최초 설립자중 한 사람인 윌리엄 패티 박사, 청교도 왕당파 인사였던 메이저 윌드먼과 헨리 블런트경 등이었다. 이중에서도 헨리 블런트경은 열렬한 커피 애호가이자 예찬론자였기에 영국 커피하우스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그는 그때까지 오스만터키제국 식으로 부르던 카프베나 모카라는 용어 대신에 사용할 ‘커피’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탈리아나 프랑스와 같이 커피 산업과 문명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이 용어의 사용은 금기에 가까웠으며 현재도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이 행복한 마법의 음료는 어디까지나 ‘에스프레소’이거나 ‘카페’일 뿐이다.

입력시간 : 2004-02-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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