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엿보기] 양다리 걸쳐야 사는 여자?


사람들은 멀쩡 하다가도 사랑에만 빠지면 ‘뭔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그런 기묘한 변화는 당신이 사랑에 빠졌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어떤 과학자들은 이런 게 단순히 도파민이나 페닐에틸아민(PEA)의 분비로 인한 시한부 화학작용이라고들 우기기도 하지만.

그런데 이런 경우의 변화는 좀더 드라마틱하다. 어떤 부류의 남녀들은 평소엔 어디 내놔도 손색 없는 퀸카, 킹카들. 한데 사랑에만 빠지고 나면 대번에 ‘매력 없는 상대’ 혹은 ‘부담스러운 상대’로 급격히 등급이 하향 조정되곤 했다. “우우, 걔! 다 좋은데 말야. 좀 스토커 같지 않니?” 로 요약되는 파트너들의 한결같은 반응!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결국 나도 인정하게 됐지. 내가 너무 집중하는 타입이란 걸. 하지만 조절이 안되는 걸 어떻게 해. 그래서 다음부턴 실연 안 당하려고 일부러 양다리나 문어다리를 걸치고 있어.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한 사람에게 집중하면 그날로 끝이니까.”

그들은 이런 식으로 그들만의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편법일 뿐. 그들은 자조적으로 말한다. “정도의 차이만 덜 하지, 결국 내용은 비슷해….”

이런 경우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무심히 마음을 분산시키는 ‘멀티-플레이’ 수법을, 사람이 아닌 일이나 놀이 등으로 방향만 전환하면 좋을 것 같다. 불량한 비유이긴 하지만 이건 어쩜 흡연량을 줄이는 것과 비슷할지 모른다. 매순간 그의 동향이 궁금하고, 걱정되고, 보고 싶을 땐 먼저 심호흡부터 한다. 그리곤 세 번에 두 번쯤은 그에 대한 1차적인 액션을 취하는 대신 다른 일을 하는 거다.

그냥 실천하면 마음이 물러지기 쉬우니 작고 예쁜 노트 하나를 준비한 다음, 그때그때 날짜와 시간 그리고 내용을 한두 줄로 요약해 적어둔다. 그런 식으로 내 커리어나 취미 등을 위해 작은 일을 투자한다. 몇 페이지의 책을 읽거나 과일 한 개를 천천히 깎아먹거나 피부를 위해 촉촉한 김을 쐬어주거나 기타 등등, 마치 한 방울 한 방울 욕조 속의 물을 모으듯. 그때마다 옆에 ‘참 잘 했어요’라고 씌어진 고무도장을 찍어두면 더 확실하다. ( .. ;) 노트가 조금씩 차기 시작하면 뿌듯한 마음이 밀려오면서 좀더 속도가 붙는다.

상대가 궁금하고 보고 싶어지는 매순간 확인 도장을 쾅쾅 찍어줘야 당신의 사랑이 살아 남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땐 혼자 그의 모습을 상상해보고 여운을 남겨두자. 확인 보다는 여운, 그리고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전환하는 것. 이것이 사랑을 더욱 깊게 만든다.

마음스타일리스트


입력시간 : 2004-02-13 14:34


마음스타일리스트 morpeus@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