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장애 극복하기

[두레우물 육아교실] "똑똑한데 왜 공부를 못하죠?"
학습장애 극복하기

<사례> 아이 공부문제 때문에 걱정인 엄마입니다. 이제 3학년 올라가는데 아직 읽는 것도 더듬거리고 특히 글짓기나 독후감 같은 걸 보면 말이 안되게 써 놓더라구요. 받침같은 것도 아무리 가르쳐줘도 매번 틀리고, 아는 동화책 내용을 물어봐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것 같고 줄거리 정리를 잘 못해요.

수학은 계산 문제 같은 건 웬만큼 하는 편이라 언어발달이 좀 늦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질 않네요. 혹시 지능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서울 동대문구 휘경 2동, 조모씨)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경우는 머리가 나쁘거나 노력을 안 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면서 노력을 해도 공부를 못하는 수가 있을까? 있다. 그것이 바로 학습장애 아이들의 특징이다.

# 뇌신경의 미세한 손상-학습장애

지능지수가 낮아서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학습지진’, 지능은 정상이나 환경적, 사회적, 심리적인 문제로 자신의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 경우를 ‘학습부진’이라고 한다. 이 둘과는 달리 지능은 정상 범주에 속하지만 뇌신경의 미세한 손상으로 인해 정보 습득과 처리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바로 ‘학습 장애’이다.

학습장애 아동의 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똑똑한데 공부를 못해요”,“다른 과목은 잘하는데 수학만 못해요”, 혹은 위의 사례처럼 “수학은 잘하는데 읽고 쓰기를 못해요”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학습장애는 유전적 원인과 그 밖의 사건에 의해 뇌에 신경학적 손상이 발생하는데 따른 것이다. 전반적인 학습능력이 모두 떨어지기보다는 어느 한 과목이나 한 부분(때론 중복 되기도 한다)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게 되며, 난독증, 수학 장애 등이 있다.

음치나 길치의 경우도 학습장애의 하나라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음치라고 해서 전반적인 지능이 떨어지거나 다른 학습활동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노력한다고 음치가 쉽게 극복되는 문제도 아니듯이, 난독증이나 수학 장애 등도 장애가 있는 부분에 한해서 어려움이 있으며, 노력으로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는다. 그런데 음치나 길치보다 난독증이나 수학장애가 더 심각하게 여겨지는 것은 다른 학습활동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 배움의 시작도 어렵고 발전도 늦다

난독증과 수학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글이나 수의 개념을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하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1년~1.5년 정도 늦은 발달을 나타내게 된다. 학습장애아의 부모들은 어느 순간, 아무리 가르쳐도 내 아이의 읽기 능력, 계산 능력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절망하게 된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는 애초부터 다르다는 점을 깨닫기까지 아이와 부모가 모두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정상적인 발달을 기대하는 부모와 그 기대에 맞출 수 없는 아이 사이의 갈등은 양자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학습장애아는 차츰 공부를 싫어하게 되고 주의력 결핍, 대인관계의 어려움, 자신감 상실 등의 문제를 나타내기도 한다. 학습장애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장애에 맞는 치료와 훈련을 빨리 시작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아이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할 수 있어 아이 마음에 상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학습장애의 극복은 기대치를 버리는 것부터

학습장애 극복의 시작은 학습장애 역시 장애의 일종임을 인식하고 전과목 우등생에 대한 기대치를 버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즉, 우리 아이에게는 노력해도 안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에 대한 인정이다.

예컨대 수학장애인 아이에게 정상아와 같은 수준의 수학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음치에게 가수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음치가 음치 클리닉을 통해 최소한의 음정 교정을 할 수 있듯이 학습장애아 역시 자신의 능력 안에서 비록 느리지만 조금씩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 부모는 작은 발전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교 교사에게도 아이의 특수성을 설명하고 아이에게 어려운 숙제 등을 적절한 수준과 분량으로 조절해 주도록 부탁하는 등 주위의 도움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 공부보다 행복의 가치가 중요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옐榮?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듯이 학습장애아도 성공과 행복을 거머쥘 수 있다. 발명왕 에디슨도 학습장애아였으며, 배우 톰 크루즈도 난독증으로 고생했고, 월트 디즈니와 아인슈타인도 9살까지 글을 읽지 못했다고 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행복한 아이를 자녀교육의 목표로 삼는다면 학습장애는 부모나 아이 모두에게 아주 사소한 장애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도움말 : 한국 아동상담센터(http://www.adongclinic.co.kr) 학습치료실 이영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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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아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03-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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