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죽음에 공포를 느낄 때
[두레우물 육아교실] "엄마도 늙으면 죽는거야?" 아이가 죽음에 공포를 느낄 때
- 죽음, 영원히 사라지는 것에 대한 공포 한 두 살 된 아이 앞에서 “엄마 없다!”를 외치며 이불 뒤집어쓰는 놀이를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이 때 금새 “여기 있지!”하면서 나타나면 아이의 얼굴은 안도하는 밝은 표정이 되지만 조금만 오래 있어도 아이는 불안해 하며 이불을 뒤진다. 아이가 좀더 커서 술래잡기 놀이를 할 때도 아이가 찾을 수 없는 곳에 오래 숨어 있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울며불며 엄마를 부른다. - 눈에 보이던 엄마가 사라진 것에 대한 공포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심각한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사실 죽음은 아이와 마냥 먼 얘기도 아니다. 집에서 키우던 식물이나 애완동물이 죽을 수도 있고, 가까운 가족이 죽을 수도 있다. 언제든 아이가 누군가의 죽음을 직면할 수 있고, 직접 직면하지 않더라도 책이나 TV를 보고서도 죽음의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어른들도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느끼긴 하겠지만 아이들의 공포는 죽음이 금방이라도 닥쳐올 상황인 것처럼 더 절박하다. - 죽음에 공포를 느끼는 나이, 만 5세 아이가 죽음이라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시기는 대개 만 5세 정도. 연세누리 정신과 이호분 원장은 “만 4,5세 경에는 어떤 대상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많은 시기로 죽음 뿐 아니라 어둠, 화장실, 귀신, 괴물 등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는 일이 많다”며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어떤 사물이 가변적이라든지, 되돌아올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위 사례 속의 아이의 경우 죽음에 대한 개념은 명확치 않지만 할머니의 입원으로 인해 집안 분위기나 환경이 달라진 것이 심리적 불안감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증폭시켰을 수 있다. 또 엄마도 아프면 죽어서 내 곁을 떠날 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느끼게 된 것 같다. - 아이를 안심시키는 태도가 중요 이럴 때는 아이가 안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를 꼭 안아주면서 “할머니는 이제 이곳보다 더 좋은 하늘나라로 가시게 될 거구, 할머니가 돌아가시더라도 엄마, 아빠는 오래오래 너를 지켜줄 수 있어”라며 희망적인 말을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죽음을 종교적으로 설명을 해도 좋고, 두레우물 육아교실의 엄마들처럼 “사람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ID : loverkys)간다거나 “나뭇잎이 썩어서 다른 나무의 영양분이 되는 것처럼 돌고 도는 자연과 비교”(ID : danby8)해서 사실 그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해도 좋다. 말의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말하는 태도이다. 부모의 사랑이 아이에게 전달되고, 그로 인해 아이가 안심할 수 있으면 된다. <아이가 죽음을 묻거든 사랑을 답해라> 죽음에 대한 공포는 아이의 인지력이 발달함에 따라 자연히 해결될 문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포감이 오래 지속된다면 부모와의 애착 관계나 환경에서 다른 불안요인이 있는 것이 아닌가 살펴봐야 한다. 예컨대 부모에게서 애정결핍을 느끼는 아이가 키우는 애완동물에게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면, 그 동물이 죽은 뒤 아이는 죽은 동물에 대한 집착과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아이가 죽음을 얘기할 때 부모가 준비해야 할 대답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 인터넷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입력시간 : 2004-03-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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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아 자유기고가 koreapk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