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여름 '멋짱'의 비결


덥습니다. 연일 20도를 넘는 낮 기온, 마치 속옷 같은 디자인의 상의와 발가락을 내 놓은 샌들 차림이 벌써부터 ‘여름’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여름이 오기도 전에 눈이 시원한 노출패션이 예상되는데요, 계절을 앞서가는 패션의 이유는 기온 변화가 가장 크지만 두터운 외투를 벗고 속살을 드러내는 젊은이들의 심리는 노출로 인한 ‘타인의 시선잡기’일 것입니다.

기온이 높아지고 한 꺼풀씩 겉옷을 벗어야 요즘, 제일 먼저 걱정스러운 것은 어떻게 하면 멋지게 옷을 입느냐가 아닌 어떻게 하면 겨울동안 불린 ‘살’을 감추느냐 입니다. 소매 없는 상의를 입으면 팔뚝과 겨드랑이, 어깨 살이 드러나고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려고 입는 허리선이 낮은 로 라이즈 팬츠는 뱃살과 옆구리 살을 그대로 노출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타이트한 청바지 뒷모습에 선명하게 사선을 그리는 팬티자국.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노출패션이 유행시킨 것이 겹쳐입기, 레이어드룩입니다. 엉덩이 부분이 자신 없는 여성들은 랩 스커트를, 일자 허리가 걱정스러운 여성들은 원피스를 바지차림 위에 겹쳐 입습니다. 이 눈에 띄는 패션은 단점을 커버해 주기도 하지만 감추면 더 강조되는 위험도 따릅니다. 겹쳐 입는 옷은 얇은 천이고 그래서 울퉁불퉁한 살들이 더 강조되기 때문이죠.

방어책, 있습니다. 차라리 꼭 끼는 뒷모습의 평안(?)을 위해 넉넉한 브래지어와 끈 팬티, T팬티를 입어보세요. 엉덩이를 둘로 쪼개는 T팬티에 대한 무시무시한 체험을 감행한 어느 패션지의 에디터 체험기를 보면 고통이 따르더라도 매끈한 힙라인은 대만족이라는군요. 갑작스럽게 다가온 여름날씨에 ‘몸짱’ 프로젝트를 감행하기 어려운 분들, ‘살’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가 더욱 두려운 분들이라면 더더욱 속옷에 주의를 기울이는 섬세함이 필요한 때입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4-22 21:36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